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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괴물’(감독 민아인)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18)

발행일 : 2017-02-04 14:28:16

민아인 감독의 ‘괴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영화는 “착한 사람을 먹는 괴물이 나타났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시작부터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내레이션과 함께 펼쳐진 흑백 영상은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면서 칼라 영상으로 변화했다. 과거라는 것을 명확히 표현하고, 내레이션이 주는 메시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흑백영 상이 영화 초반에 사용된 것은 인상적이다.

◇ 착한 사람은 많지 않다, 살기 위해 더 나쁜 사람이 돼야 한다

‘괴물’의 이야기가 전개되기 위한 설정은 감독이 바라보는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착한 사람은 많지 않고, 살기 위해 더 나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은, 과정은 다르지만 약육강식의 사회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사람들은 어떤 현상이 발생했을 때 그 현상이 왜 생겼는지에 대한 깊은 고찰보다는 그 현상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수학 공식도 공식이 나오기 전에 그 기본 원리와 공식을 유도하기 위한 가정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런 기본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공식을 외워 적용하고, 공식만이 진리라고 믿는 사회 분위기를 ‘괴물’에 대입해 해석할 수도 있다.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착한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의 정체는? 은유적 표현인가? 괴물의 실체는 무엇인가?

‘괴물’에서의 괴물은 하얗다. 기존 괴물이 가진 이미지와는 다르다. 괴물의 이미지를 새롭게 설정한 것은 역설로 해석할 수도 있고, 반어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감독은 괴물을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게 설정해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열어놨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은 나쁜 괴물에 저항하거나 처단하기보다, 착한 사람들부터 잡아먹는 괴물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사람들 스스로 나쁜 일을 행한다는 것이다. 은태(안지환 분)와 명원(김의태 분)을 통해 감독은 사람들의 내면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괴물이 은유적인 표현인지의 여부보다 괴물 앞에서의 사람들의 태도에 감독은 초점을 맞춘다. 과정에 나쁜 짓을 많이 한 사람과 마지막에 가장 큰 나쁜 짓을 한 사람 중 누가 더 나쁜가에 대한 질문을 영화는 관객에게 던진다.

‘괴물’은 괴물 자체의 공포보다는 응징보다는 개인의 태도와 행동이 괴물을 더 강하게 키우고 괴물 앞에서 더욱 노예가 되는 인간 심리를 담고 있다. 육체를 지배당하는 것 이상으로 감정을 지배당하는 것이 무섭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는데, 내면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영화 시간이 좀 더 늘어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괴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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