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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자유로’(감독 황슬기)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14)

발행일 : 2017-02-03 16:03:46

황슬기 감독의 ‘자유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개인택시 운전으로 번 돈을 중국에 있는 딸에게 보내는 여진(김정영 분)은 택시를 팔고 딸이 있는 중국으로 가려고 한다.

여진의 친구 주희(이지하 분)는 공항에서 택시를 다시 가져오기 위해 여진의 공항행에 동행하는데, 공항 가는 길에 벌어진 사건은 두 사람 간의 갈등을 격발한다. 여진은 중국에 갈 수 있을까?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함

‘자유로’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딸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여진과 애인으로부터 무시당하는 주희는, 친구로서 그간 쌓였던 불만을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한 두 사람은, 그들 사이에서도 사람 무시하고 함부로 대한다고 느낀다. 가까운 사람들이 날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기에 공감하는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존경과 환호를 받는 아티스트들도 가족과 친구로부터는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멀리 있는 것은 좋아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은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슬픈 인지상정일 수도 있다.

◇ 막혔던 마음의 길을 뚷어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자유로를 만들어준 친구

‘자유로’에서 여진과 주희는 자신의 억울함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왜 그렇게 답답하게 사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지 못한다.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스스로 못하는 것을 친구가 대신하는 사이다 같은 시원한 복수는 관객들도 대리만족하게 만들 것이다. 답답한 마음을 오랫동안 가졌던 사람들은 이 영화가 주는 자유로 같은 뻥 뚤림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자유로’는 버틴다는 의미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 택시 탄 손님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감내하고 버티는 택시기사처럼, 우린 어떤 자리에 있든지 버텨야 하는 시간이 있다. 어렸을 때는 전진과 발전만이 중요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버티는 시간도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영화는 들려준다.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한예종 졸업영화제마다 볼 수 있는 반가운 얼굴 김정영

‘자유로’에서 여진 역의 김정영은 작년 제18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세이버’에도 출연했다. 두 영화는 열차와 택시라는 운송수단의 공통점, 심정지와 공항 도착에 여유가 없는 시간에 쫓긴다는 공통점, 여유롭지만은 않은 삶을 산다는 공통점, 윤승아, 이지하와 워맨스의 케미를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연기력이 출중한 기성 배우들이 단편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공정경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기성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작품의 수준은 높아지는 면도 있고, 연출과 시나리오, 촬영, 미술 등이 뛰어나더라도 기성 배우의 힘으로만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자유로’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그렇지만, 한예종 졸업영화제에 기성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은 무척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장편영화와는 다른 단편영화로서의 장르적 정립에도 큰 역할을 하고, 학교와 현장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년 수준을 높여가는 한예종 졸업영화제가 더 많은 기성 배우들이 자유롭게 신인배우들과 어울려 멋진 모습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영역을 나누지 않는 도전과 실천은 시대의 요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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