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7‧르노삼성 SM6, 변속기 불만 급증

기아 K7
기아 K7

최근 국내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기아차 K7과 르노삼성 SM6에서 변속기 불량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K7은 변속 과정에서 충격이 일어난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증상은 올해 초 등장한 올 뉴 K7에 장착된 8단 자동변속기에 집중된다. 이전까지는 전자식 파워스티어링(MDPS) 문제로 핸들링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됐던 반면, 8단 변속기 장착 이후에는 변속 충격이 심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사 차량 중 MDPS가 장착된 일부 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올 뉴 K7을 소유한 이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주행 중 변속 충격과 미션 튕김 현상이다. 특히 차량 정차를 위해 속도를 서서히 줄일 경우, 차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쿵’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시속 30~40㎞에서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충격과 함께 속도가 갑자기 시속 10~20㎞로 줄어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증상으로 수리를 받았던 K7 소유주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자동 중립전환 기능을 8단 변속기에 넣었는데, 이 기능의 오류로 변속 충격이 생긴다고 게 서비스센터의 설명”이라면서 “당장 해결방법이 나오지 않아 자동 중립전환 기능을 삭제했는데, 이 기능을 없애면 연비가 떨어지는 게 문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를 일으키는 8단 자동변속기는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 중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했다고 밝힌 제품으로 현재 울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르노삼성 SM6
르노삼성 SM6

르노삼성 SM6는 언덕길에서 차가 뒤로 밀리는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SM6는 2.0 가솔린과 1.6 가솔린 터보, 1.5 디젤 터보, 2.0 LPe 등 4종류의 엔진을 얹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문제가 되는 모델은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된 2.0 가솔린, 1.6 가솔린 터보, 1.5 디젤 터보 등 3가지다. 2.0 LPe에는 무단변속기(CVT)가 장착돼 있다.

3가지 모델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 문제로 보인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짝수단과 홀수단을 각기 물고 있는 클러치가 운전자의 변속 의도를 알아내고 해당 기어로 변속을 진행하는 변속기로, 자동변속기에 비해 연비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토크 컨버터가 없는 만큼 변속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고, 특히 저속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차가 울컥거리는 구조적인 특성이 있다.

SM6에서 문제가 되는 증상은 주로 약한 언덕길에서 정차 후 재출발 때 일어나고 있다. 이 차에 장착된 오토 스톱/스타트 시스템은 정차 때 엔진이 자동 정지되고 재출발 때 엔진이 다시 활성화되는데, 엔진이 다시 켜져도 구동력이 연결되지 않아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가 밀려나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SM6 1.5 dCi 모델을 시승하는 도중에도 두 번이나 차가 뒤로 밀리는 상황을 경험했다. 문제를 겪었던 SM6 오너들은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을 끄고 다니는 경우도 많은데, 이 기능을 끄면 문제가 적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SM6에는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HSA)가 기본 장착돼 있으나, 완만한 경사에서는 이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은 차가 뒤로 밀려 뒤차와 접촉사고로 이어졌지만 자신의 조작실수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아직 이에 대한 문제를 보고 받지 못했지만 사실을 확인해보고 답변해주겠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의 제품이다.

K7과 SM6는 기아차와 르노삼성의 인기 승용차다. 올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두 회사를 먹여 살리는 ‘효자 차종’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급증하면서 이들 모델의 흥행가도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