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하이브리드, '푸조 뉴 3008'](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9/news-p.v1.20250929.53723ebbaaa64a0aa04b38a4a077db54_P1.jpg)
전기차 시장은 예측이 어렵다. 저렴한 유지비용과 독특한 가속 감각 등의 매력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나, 화재에 관한 불안감과 충전 불편 등이 판매 증가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수년 전, 완전한 전동화 전환을 공표했던 브랜드들도 줄줄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런 틈새를 노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점유율은 2022년 29.3%에서 2024년에 54%까지 높아졌다. 이 통계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인데, 푸조는 이 시장에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일종인 '스마트 하이브리드'로 출사표를 던졌다.
◆새로운 STLA M 플랫폼 적용한 첫 모델
2008년 글로벌 데뷔 이후 푸조의 대표 SUV로 자리 잡은 3008은 2016년 2세대 모델(P84) 기준 누적 140만 대 이상 판매되었으며, 국내에서도 2010년 디젤 모델 출시 이래 푸조 전체 누적 판매의 약 27%를 차지한 핵심 모델이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하이브리드, '푸조 뉴 3008'](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9/news-p.v1.20250929.9f9dafd4a6bb4679afd30706646bf3f5_P1.jpg)
이번 3세대 올 뉴 3008은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STLA 미디엄'이 최초 적용된 모델이다. 이 플랫폼은 휠베이스 조절로 C~D 세그먼트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디자인과 공간, 파워트레인, 기술 전반에서 혁신을 인정받아 출시 6개월 만에 10만 대 이상 계약되며 시장성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신형 3008의 차체는 길이 4545㎜, 너비 1895㎜, 높이 1650㎜이고, 휠베이스는 2730㎜다. 2세대 모델의 경우 각각 4455, 1840, 1630, 2675㎜였는데, 모든 면에서 커졌다. 신형 3008은 길이의 경우 현대 투싼(4640㎜)보다 95㎜ 짧고, 기아 스포티지보다는 140㎜ 짧다. 반면 기아 니로보다는 120㎜ 길다. 그러니까 스포티지와 니로의 중간급 사이즈로 보면 된다.
구형보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만큼, 실내공간에도 여유가 생겼다. 특히 기본 트렁크 공간이 588ℓ나 제공되고,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최대 1663ℓ까지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60:40으로 분할되는 뒷좌석이 40:20:40으로 분할 가능해 좀 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 차의 장점이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하이브리드, '푸조 뉴 3008'](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9/news-p.v1.20250929.78cee0846f0648578045bd1cd029bfee_P1.jpg)
운전석은 푸조 특유의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으로 꾸몄다. 파노라마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그 아래에 작은 지름의 스티어링 휠을 놓는 구성. 작은 스티어링 휠은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줘서 운전의 즐거움도 더해준다. 센터 콘솔은 운전자 오른쪽 다리를 지지하게끔 폐쇄적인 구조를 지니면서 동승석 쪽은 개방된 독특한 디자인이다. 개성은 돋보이지만, 컵홀더 앞쪽 수납공간으로 손을 움직일 때 걸리적거리는 느낌도 있다.
편의장비는 얼루어와 GT가 좀 차이 나는데, GT 트림의 사양이 특히 좋다. GT에는 열선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나파 가죽 시트, 앞좌석 통풍·열선·마사지, 어댑티브 볼스터 기능, 뒷좌석 열선&암레스트 기능 등이 포함된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3기통 1.2ℓ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결합했다. 엔진 최고출력은 136마력, 모터 출력은 15.6마력, 엔진 최대토크는 23.5㎏·m, 모터 토크는 5.2㎏·m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엔진 출력 180마력, 모터 출력 65마력으로 3008과 차이가 좀 난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하이브리드, '푸조 뉴 3008'](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9/news-p.v1.20250929.b00e159555fb4b98a917b809d9509b47_P1.jpg)
3008은 작은 배기량의 엔진을 얹은 대신, 변속기에 통합된 모터가 시동부터 출발, 저속 주행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 연비 효율을 높인다. 또한 모터 주행에서 엔진으로 전환될 때가 부드러워서 주행 감각이 좋다. 푸조 측에 따르면 시내 주행에서는 최대 50%까지 전기모터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승회에서는 체크할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하이브리드 작동 패턴을 보면 그렇게 작동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고속 주행 때는 배기량의 한계가 아무래도 드러난다. 그러나 기술적 특성이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맞춰진 만큼, 이 차는 고속 주행보다는 시내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측면이 크다.
타이어는 얼루어와 GT 모두 225/55 R19 크기이고, 미쉐린 e 프라이머시를 장착했다. 이 타이어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또는 좋은 연비를 우선시하는 자동차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살짝 통통 튀는 3008의 승차감을 무난하게 잘 받쳐주는 느낌이다.
![[시승기] 새로운 차원의 하이브리드, '푸조 뉴 3008'](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9/news-p.v1.20250929.a4af877ce964492e86c278a7531733f0_P1.jpg)
인증 연비는 도심 14.7㎞/ℓ, 고속도로 14.6㎞/ℓ, 복합 14.6㎞/ℓ다. 도심과 고속도로의 연비가 별 차이가 없다는 게 특이하다. CO₂ 배출량 110g/㎞로 국내 2종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 각종 공영주차장 및 혼잡통행료 감면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경쟁차인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2WD의 복합 연비는 15.6~16.3㎞/ℓ인데, 도심 연비(16.2~16.9㎞/ℓ)가 고속도로 연비(14.8~15.5㎞/ℓ)보다 훨씬 좋다.
가격은 얼루어 4490만원, GT 4990만원이며, 2025년 12월 말까지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적용 시 알뤼르는 4425만1000원, GT는 4916만3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경쟁차인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노블레스 트림은 3670만원, 이 모델 풀 옵션 가격은 4601만원으로, 3008 얼루어와 GT의 사이에 자리한다. 스포티지 구매를 고려하는 이라면 3008도 비교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푸조의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3008을 비롯해 408과 308에도 얹힌다. 최근의 하이브리드 열풍에 조금 늦게 가세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향후 푸조의 순수 전기차와 더불어서 친환경 · 전동화 흐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