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엔진의 재미 '한 스푼' 더한 '토요타 프리우스 AWD'](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3/news-p.v1.20250923.4bc3cc14bc93445193d0241ff7793cf7_P1.jpg)
토요타 프리우스는 1997년 첫선을 보인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처음 양산한 시점이 2009년(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인 걸 감안하면 토요타가 얼마나 앞섰는지 알 수 있다.
한국에는 3세대 모델(XW30)부터 수입돼 현재까지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5세대 모델(XW60)의 AWD(상시 사륜구동)가 추가됐다. 사륜구동은 접지력은 높지만 연비에 불리한 시스템인데, 프리우스의 경우는 앞바퀴굴림 모델과 비교해 불과 0.9㎞/ℓ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쯤 되면 한국토요타가 프리우스의 연비가 얼마나 높은지 '연비 대결'을 벌일 법한데, 특이하게도 이번 시승회에서는 공인 연비에 정확히 일치시키는 게 미션이었다. 특정 숫자에 일치시키는 건 어떻게 보면 더 어려운 일이다.
![[시승기] 엔진의 재미 '한 스푼' 더한 '토요타 프리우스 AWD'](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3/news-p.v1.20250923.f3dcf9e493f448899ad5b892202e2884_P1.jpg)
프리우스 AWD는 앞뒤 모터를 따로 굴려 상황에 따라 두 바퀴 굴림 또는 네 바퀴 굴림으로 변신한다. 엔진에서 나온 동력을 트랜스퍼 케이스가 나눠주는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다.
프리우스 AWD는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D-4S)을 얹고 시스템 최고출력 199마력(엔진 152마력+모터 83㎾(113마력)). 엔진 최대토크는 19.2㎏·m를 낸다. 앞서 나온 프리우스 HEV의 196마력보다는 높고, PHEV의 223마력보다는 낮다.
인증 연비는 도심 20.3, 고속도로 19.7㎏·m다. 시승 코스에는 용인 에버랜드 주위를 도는 와인딩 로드도 포함됐는데, 이 코스는 운전 실력이 있는 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속도를 어느 정도 내면서도 차의 롤링과 피칭, 요잉 등 주행 성능을 알아보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시승기] 엔진의 재미 '한 스푼' 더한 '토요타 프리우스 AWD'](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3/news-p.v1.20250923.c37b8a113a634b4a8172226550d0ec28_P1.jpg)
이 코스에서 프리우스 AWD는 기대 이상의 솜씨를 보여준다. 급격한 오르막에서 프리우스 FF 모델은 앞바퀴 접지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질 때가 있는데, AWD는 뒷바퀴의 구동력으로 든든히 극복해낸다. 이렇게 되면 주행 안전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앞 타이어의 과도한 마모도 막을 수 있다.
파워는 크게 부족하지 않지만, 스포티한 주행 때는 PHEV의 파워풀한 성능이 떠오를 때가 있다. 또한 급가속 때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특유의 소음이 있다. EV 주행상태가 워낙 조용해서, 엔진 개입 때 커지는 소음이 더욱 크게 체감된다. 따라서 이런 소음이 싫다면 스포츠 모드로 점진적인 가속을 시도하면 소음 스트레스가 좀 줄어든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타입이다. 동급에서 뒤쪽에 더블 위시본을 쓰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토요타가 이 차의 주행 성능에 꽤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코일 스프링에는 경량화 소재를 사용해 연비 향상에도 기여했다.
![[시승기] 엔진의 재미 '한 스푼' 더한 '토요타 프리우스 AWD'](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3/news-p.v1.20250923.df1d30e29e00453c8e1ecb4c3c03173f_P1.jpg)
프리우스의 콕핏은 레이싱 게임기 앞에 앉은 느낌을 준다. 작은 스티어링 휠 너머로 7인치 TFT LCD 디스플레이가 자리해 고개를 많이 숙이지 않아도 각종 정보를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윈드실드의 경사각이 커서 자연스럽게 시트 포지션을 뒤로 밀고 살짝 눕는 자세로 운전하게 되므로 더욱 이런 느낌이 강하다. 이 자세로 운전하는데 주행 안정성이 더 높아졌으니 운전하는 재미는 더욱 쏠쏠하다.
높은 주행안정성과 함께 낮아진 시트 포지션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토요타는 프리우스의 포지션을 낮추기 위해 배터리 위치를 바꿨다. 4세대는 뒷좌석 아래에 연료탱크가 있었고 배터리는 트렁크 바닥에 있었는데, 신형은 배터리를 뒷좌석 아래로 옮기고 그 뒤에 연료탱크를 두었다. 이는 기존에 쓰던 니켈-메탈 배터리 대신 리튬 이온 배터리를 써 크기를 줄인 덕분이다.
프리우스는 1세대에서 세단 타입을 택했는데, 2세대와 3세대는 해치백 타입으로 바뀌었다. 4세대에서는 다시 세단 타입이 됐고, 지금의 5세대는 해치백 타입으로 돌아왔다. 윈드실드가 뒤쪽으로 많이 누워있어서 상당히 스포티한 인상을 풍기는 게 특징. 이러한 스타일은 공기저항을 낮춰 연비를 향상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개인적으로는 프리우스에는 해치백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시승기] 엔진의 재미 '한 스푼' 더한 '토요타 프리우스 AWD'](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09/23/news-p.v1.20250923.8cce1cade98e4947a85b2d5fdcb826f3_P1.jpg)
시승회에서 열심히 쏘고 다닌 내 시승차의 연비는 19.5㎞/ℓ였다. 최대한 목표 연비를 맞추려고 했으나, 연비가 너무 잘 나오는 탓에 이를 맞추기 쉽지 않다. 시승회에 참석한 어느 기자는 “연비가 28.0㎞/ℓ나 나와서 나중에 일부러 마구 떨어뜨렸다”라고 한탄(?)했다.
2년 전 프리우스 HEV 시승회에서는 스포트 모드 위주의 과격한 테스트를 했음에도 PHEV 모델로 25.8㎞/ℓ의 좋은 연비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6년 전 4세대 PHEV 모델로 겨룬 연비 경연에서 기자는 45.5㎞/ℓ로 이틀간 참가한 기자 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우승했다.
프리우스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일부 경쟁사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엔진오일이 확 줄거나 늘어나는 등의 이상한 문제가 비교적 적다는 점이다. 한때 브레이크가 늦게 작동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토요타 본사가 이를 빠르게 수습하면서 지금은 없던 일이 됐다. 여기에 이 차는 유압식 하이드롤릭 부스터-G 브레이크를 적용해 속도를 좀 더 부드럽게 줄인다.
프리우스 AWD XLE의 가격은 4530만원이고, FF 모델은 XLE 4353만원, LE 모델은 3968만원이다.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2523만~3184만원이고, 풀 옵션을 갖추면 3244만원이 된다. 가격 면에서는 여전히 국산차가 조금 우위에 있다.
아키오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친환경으로 가는 길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프리우스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토요타의 대표 모델이다. 누군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동화로 가는 정거장쯤으로 말했으나, 지금 분위기로는 앞으로도 꽤 오래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