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임현정이 오랜 기다림 끝에 리스너들과 조우했다.
임현정은 지난달 26일 정규 6집 'Extraordinary(엑스트라오디너리)'를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했다. 19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자 6년 만의 신작으로, 이번에도 전곡의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나에게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를 비롯해 'The Butterfly(더 버터플라이)', 'Talking of Eternity(토킹 오브 이터니티)', '청춘 (London Version)(런던 버전)' 등 총 12곡이 수록됐다. 록, 재즈, 클래식, 포크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사운드를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으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맷 던클리(Matt Dunkley), 제프 포스터(Geoff Foster)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의 협업은 앨범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임현정은 이번 앨범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마주했던 감정의 결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자신을 돌아보며 마주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풀어낸 이번 작품은, 어느 때보다 진솔한 울림을 전한다.
반가운 컴백을 알린 임현정이 이번 앨범의 제작 비하인드와 작업 소감을 직접 전했다.
[이하 임현정 일문일답]
Q1. 6년 만의 신곡 발표이자, 19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 'Extraordinary'는 어떤 앨범인가요?
▶ 이번 정규 6집은 2016년부터 작업을 시작해 무려 9년 만에 완성된 앨범입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전곡을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맡았습니다만, 모두 만족스럽거나 사랑스럽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가진 한계의 끝까지 노력을 다해 만들었기 때문에 완성도 면에서는 사랑하는 앨범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앨범을 보자면 사운드 적으로 듣는 재미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록, 재즈, 클래식, 포크 등을 넘나드는 장르와 팝 음악의 만남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가사적인 면에서는 음악 작업을 쉬었던 2008년부터 2024년까지의 개인적인 생각과 삶의 철학이 가사에 담겨 있어서 폭 넓게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2. 전곡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하셨는데요. 곡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가장 많은 고민이 담긴 곡은 무엇인가요?
▶ 2018년부터 런던에서 서서히 작업을 시작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프 포스터, 맷 던클리와 협업했습니다. 편곡 방향은 화상 회의와 이미지 공유 등으로 소통하며 조율했고, 각 곡은 최소 3~8차례 재녹음, 보컬 코칭을 거쳐 완성했어요. 수많은 메일을 주고받으며 인생과 곡에 대한 설명, 작곡과 가사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교감할 수 있었는데 인생에서 뜻깊은 경험을 선물해준 녹음 작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 하나를 꼽기 어려울 만큼 모든 곡에 고르게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Q3. 타이틀곡 '나에게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나요?
▶ 우선 40인조가 넘는 합창단과 75인조가 넘는 오케스트라까지 115인조의 협연이 매우 아름답고 웅장한 감동을 전하는 곡입니다. 타이틀 편곡에 들어가기 전 제프 포스터, 맷 던클리와의 줌 회의 당시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어 빈에 도달했을 때 그의 심리 상태나 기분이 어땠을 것 같은지 상상해보라는 제안을 했었는데요.
인간이 가능하다고 믿지 않았던 것, 내게 가능하다고 믿지 않았던 것에 대해 그와 상관없이 도전하고, 결국 예상치 못한 성공을 해서 환희를 맛보는 순간에 대한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나에게로 가는 길'이란 건 결국 삶이라는 '여정'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여정에 비유한 노래입니다. 그 길이 고난과 시련일지라도 결국 아름다운 환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노래합니다.
Q4. 75인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은 어땠나요? 현장 분위기도 궁금합니다.
▶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팝 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이토록 열려있고 유연할 수 있는지 같이 작업하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소리,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이해도는 제 입장에서 언급할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었다고 할까요. 녹음 현장 분위기는 장엄하면서도 따뜻하고, 유쾌했어요. 그 시간이 종종 그리울 만큼이요.
Q5. 제프 포스터, 맷 던클리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의 작업은 어떤 자극이 되었나요?
▶ 개인적으로 제프 포스터는 최고의 협업자였습니다. 꼭 음악을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는데 그만큼 제 음악에 헌신적이고, 집중하며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어요. 그의 집중력은 제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줬고요.
맷 던클리와의 작업 역시 저도 편곡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저런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대선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잘하고, 못하고로 누군가를 평가하기 보단 제가 제 노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열정을 보이는지에 대해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았어요. 두 사람 모두 실력뿐 아니라 따뜻한 인격으로 진정성 있는 작업을 이끌어주었습니다.
Q6. 신윤철, 정동환 등 국내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눈에 띄는데요.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요?
▶ 기타리스트 신윤철 님은 제가 데뷔할 때부터 가장 사랑하는 한국의 기타리스트 중 한명이었습니다. 제 2집, 3집, 4집 등 다수의 곡에 기타 녹음, 라이브 세션도 해주셨고, 이번 앨범에서도 'The Butterfly'에 백킹 보컬로 참여하셨는데요. 피아니스트 정동환 님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연주자 중 한명입니다. 바쁜 일정에도 런던까지 와주셔서 아주 특별한 피아노가 있는 스튜디오에서 멋진 결과물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Q7. 이번 앨범을 통해 리스너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 자신과 타인을 존재 그 자체로 사랑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 모든 것들이 제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가치들이기예요.
Q8. 앞으로의 음악적 계획이나 활동이 있나요?
▶ 7월 중순부터 런던으로 돌아가 '너에게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 가스펠 버전 녹음을 준비 중입니다. CD와 LP 발매도 예정되어 있어요. 그리고 한동안은 재충전을 위해 음악 작업 없이 조용한 시간을 보낸 뒤, 앞으로 리스너분들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차분히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강미경 기자 (mkk94@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