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유럽시장 구원투수로 나선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유럽을 직접 찾아 해법 모색에 나선다.

정몽구 회장은 2일부터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에 있는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상황을 점검한다.

유럽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시장(승용/RV 및 소상)은 지난해 1598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9.5%나 증가했다. 중국(8.2%), 인도(8.5%)보다 높은 수치다.

하지만 올해는 성장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년 대비 5%대 증가한 약 1679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독일 등 주요국들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수요를 회복했고 금융 불안, 실업률 증가 등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중동, 브라질, 러시아의 수요 감소세가 심화되고 미국 성장도 둔화된 가운데 중국, 유럽 자동차 시장은 인도와 함께 올해 가장 중요한 격전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49만1000여대를 판매, 12.3% 성장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 9.1%보다 3.2% 포인트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유럽에서 89만1000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럽에서 선전을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이어 “유럽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메이커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SUV를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할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은 “결국은 품질이다. 제품의 품질, 고객만족의 품질 등 생산은 물론, 판매와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지향의 품질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3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공장에 이어 유럽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는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현대차 체코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 투입된 투싼, 스포티지 등 신차들의 양산품질 확보를 강조한다.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현지 임직원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32만4701대를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했다. 하지만 러시아 전체 시장이 35.7% 감소함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크게 확대됐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