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하며 서고 걷고 뛰는 동작을 돕는 신체기관인 발은,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하고 외부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발의 기능은 같을지라도 발 모양은 개인마다 제각각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정상적인 아치의 형태가 무너지고 좌우가 불균형해진 못생긴 발은 심미적인 이유로 많이 원하지 않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 몸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하이힐 등 굽이 높고 꽉끼는 신발을 신는 여성에게 흔한 엄지발가락 외반증(무지외반증)이 최근 들어 남성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무지외반증 진료인원은 2009년 4만1657명에서 2013년 5만5931명으로 연평균 7.6%씩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2013년 기준 여성이 전체 진료인원의 84.7%를 차지해 남성보다 5.5배 더 많았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 61.9%, 여성 27.8%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남성의 증가율이 여성보다 높았는데 특히 70대는 최근 5년 새 80% 이상 증가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80대까지도 지속됐다.
또한 10대 청소년을 비롯해 20~50대 청•장년층 남성의 증가도 계속됐다. 반면 여성은 30~40대 중년층에서 환자가 감소하거나 증가율은 크게 줄었다.
‘무지외반증’이란은 엄지발가락 하단의 관절이 변형되면서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유전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가족력이 있는 경우 무지외반증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볼이 좁은 꽉끼는 신발을 신거나 외상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지외반증이 나타났는데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장기간 방치할 경우 휘어진 엄지발가락의 영향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까지 영향이 미쳐 보행이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아울러 습관이 장기화될 경우 엉거주춤해진 보행자세로 인해 한쪽 다리에 하중이 쏠려 퇴행성 관절염을 초래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허리디스크까지 연결될 수 있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림 척편한병원 이기현 원장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초기에는 발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하거나, 보형물을 사용해 교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치료는 극심한 무지외반증 환자들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증상이 어느 정도 이상이라면 수술 치료를 진행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무지외반증 치료 시 돌출된 뼈를 절제하여 드러내는 절제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절골술과 박리술과 같은 수술로 발의 각도를 교정할 수 있어 뼈를 본래의 위치로 교정하여 발 기능과 모양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치료가 가능하다. 이는 이 원장의 말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치료하는 것으로 정상에 가까운 발 모양으로 회복하는 동시에,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물론, 무지외반증은 수술 후에도 기존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습성을 보이는 일이 잦아, 수술 후에도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 수술을 진행한 이후에도 꾸준히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보행 시에는 특수 신발을 착용하거나 발 볼이 넓고 밑바닥 쿠션감이 좋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또한 질환이 발생하기 전 발가락 변형이 느껴지거나 나타났다면, 앞이 뾰족하고 발 볼이 좁은 신발이나 굽이 높은 하이힐과 같은 신발은 피하고 자신에게 딱 맞는 사이즈보다는 여유롭게 신는 것이 좋다. 이에 더해 외출 후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할 때에는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해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발바닥, 종아리 등에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해주어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박형준 기자 (phj@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