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츠와 나오유키 감독의 <안기고 싶은 남자 1위에게 협박당하고 있습니다>의 성우 타카하시 히로키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KINTEX 제2전시장 9홀에서 열리는 Anime X Game Festival 2018(AGF 2018)에 3일 게스트로 참여한다.
연예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배우들의 금단 스캔들을 감각적으로 그린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BL 애니메이션이다. 등장인물은 동경과 거부의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디테일한 스토리텔링과 그때의 감정을 궁금하게 만들어 관객을 몰입하게 한다.

◇ 판타지와 공포를 동시에 주는 제목! 양가감정을 가지고 접하게 되는 애니메이션!
“‘안기고 싶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과 다르다. 몸과 마음을 바쳐도 좋다는 최상의 찬사다.”라는 표현을 통해 제목이 가진 의미를 애니메이션 초반에 관객에게 알려준다. 그런데 ‘협박’이라는 단어가 제목 안에 이어진다. <안기고 싶은 남자 1위에게 협박당하고 있습니다>는 제목만으로도 관객이 양가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양가감정은 두 가지 상호 대립되거나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미워하면서도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거나, 적으로 대하면서도 같은 편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대표적인 예이다.

작품의 제목이 관객에게 전달하는 양가감정 못지않게, 5년 연속 안기고 싶은 남자 1위였던 베테랑 배우 사이죠 타카토가 자리를 빼앗은 신인배우인 아즈마야 쥰타에 대해 가지는 양가감정은 이 작품의 핵심 정서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영광을 빼앗은 아즈마야를 미워하면서도 타카토는 그에게 끌리는 이중적인 양가감정을 느낀다. 등장인물의 양가감정은, 어떤 마음이 더 작용할지에 대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긴장을 유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만약 양가감정이 아니라 선명한 호감이나 선명한 미움이었으면 너무 쉽게 스토리텔링이 예상됐을 수도 있다. 양가감정이 주된 정서이기 때문에 설령 스토리텔링이 예상되더라도 그때그때 어떤 감정의 디테일을 가질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관객은 계속 재미를 느끼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 노출 장면, 애정 장면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지는 않은 BL 애니메이션
<안기고 싶은 남자 1위에게 협박당하고 있습니다>는 BL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다. 관객의 성향에 따라서 매우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관람하면 설정 자체는 발칙하지만 노출 장면, 애정 장면이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표현되지는 않는다.
너무 진지하게 진행되지 않고 코믹한 음악과 함께 펼쳐져 강약 조절을 하고 있고, 같은 장소에서 너무 길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BL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바라보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고 보기에는 수위가 약하다고 느끼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 행동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
<안기고 싶은 남자 1위에게 협박당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높은 평점을 주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타카토와 이즈마야의 행동보다는 마음을 더 많이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명한 영상과 빠른 진행, 속도감 있는 대사 또한 작품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인정할 수 없는 마음을 다루면서 호흡이 길어졌으면 집중력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3D 효과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2D 애니메이션인 것이 또한 관객이 심리적인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유이다.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영상으로 표현됐으면, 관객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마음의 거리를 더 뒀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