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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The World That Won't Die’(감독 이현주)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7)

발행일 : 2017-02-02 10:37:30

이현주 감독의 ‘The World That Won't Die’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죽지 않는 세계의 존재에 대한 입양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처음부터 관객의 호기심과 관심을 집중시킨다.

‘The World That Won't Die’는 드라큘라의 행동이 아닌 일상생활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삶이 어떤지를 되돌이켜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에서 말하는 사랑의 헌혈은 수술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헌혈이 아니라, 드라큘라의 생존을 위한 헌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드라큘라를 입양한다? 처음부터 집중된 호기심과 관심

명호(안재현 분)와 수하(김민주 분)는 1400년대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드라큘라 은주(오시원 분)를 입양한다. 아주 어린아이도 아닌, 그냥 성인도 아닌, 조상의 조상 뻘인 대상을, 그냥 인간도 아닌 드라큘라를 입양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랜만에 깨어난 은주는 바뀐 세상도 혼란스러운데, 입양까지 겪게 된다. 드라큘라 은주가 편식을 한다는 점도 재미있다. 혈액형에 따라 피맛이 달라진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기존의 드라큘라는 혐오스럽고 무서운 존재였고, 판타지적으로 발전한 뱀파이어는 동경의 대상으로까지 높아졌는데, ‘The World That Won't Die’는 드라큘라는 인간과 동등한 시야에서 바라본다는 점이 주목된다.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드라큘라를 입양하는 것은, 마치 야생동물을 애완견으로 키우겠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야생동물을 애완견으로 키우겠다는 아이디어 또한 충분한 에피소드와 감동을 만들 수 있는 영화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데, 뱀파이어를 포용해 입양한다는 것은 그 이상의 활용가치를 가진 아이디어로 여겨진다.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당연히 여겼던 삶의 요소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

‘The World That Won't Die’에서 사이버 공간 같이 비어있는 부엌의 냉장고에는 피만 들어 있다. 영화는 먹고사는 문제에 따라 삶에서 필요한 도구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은주는 밝고 사람 많은 곳에서는 먹지 않는다는 말하며, 아침에 일어나라고 깨우는 것이 아니라 저녁이 됐다고 은주를 깨우는 모습 또한 눈에 띈다. 드라큘라뿐만 아니라 밤낮이 바뀐 채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피식 웃게 만드는 시간이다.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World That Won't Die’는 당연히 여기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이다. 입양한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장편영화 시나리오로 개발해도 괜찮겠지만, 미니시리즈 또는 시트콤으로 발전해도 인기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소재의 독특함에 머물지 않고 ‘The World That Won't Die’처럼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비교해 생각하도록 만든다면 쏠쏠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여기는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것, 이런 시도는 영화의 소재를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도 있다.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World That Won't Die’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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