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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The Road’(감독 난디아)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2)

발행일 : 2017-02-01 11:21:30

난디아 감독의 ‘The Road’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영화는 부모 자식의 관계는 어느 나라이든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같이 사는 사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 함께 사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The Road’의 바타(JANARBYEK Oljaagali 분)의 외모나 행동을 보면 외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는다. 정서 또한 우리나라 사람과 비슷한데, 몽골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오래 산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정서가 묻어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미국 교포나 유학생을 보면 한국인이지만 미국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받아들인다. 같은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이 한국적인 행동과 정서를 갖는다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인데, 우리는 그런 면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The Road’에도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나오는데, 배타적인 자국 중심주의가 자국 이기주의가 돼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지금, 이 영화는 함께 사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부모 자식의 관계는 어느 나라이든 비슷하다

아저씨(박영 분)의 미국으로 간 아들은 자신의 죽음을 아버지에게 알리지 말라고 여자친구에게 부탁하고, 바타의 부모는 아버지가 몽골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사실을 바타에게 알리지 않는다.

타국에 있을 때 서로 걱정하지 말라고 나쁜 소식을 알리지 않는 것은 어느 나라이든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을 ‘The Road’는 보여준다. 이런 소식을 전하는 것이 맞는지 전하지 않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관객의 성향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글자를 모르는 아저씨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바타는 국경을 넘어선, 실제 가족을 넘어선 부모와 자식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수연(백유림 분)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자연스러워진다는 점은 흥미롭다.

◇ 난디아 감독이 전하는 긍정의 메시지

작년 한예종 졸업영화제에는 난디아 감독의 작품 ‘하루’가 상영됐다.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할 때마다 자신에게 나쁜 일이 생긴 주인공에게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이야기였다. 영화를 본 후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만든 작품이었다.

감독은 ‘The Road’에서도 착하게 살고 싶은 희망을 영화에 담았다. 술집에서 싸움이 일어나 바타의 친구들이 도망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한 명은 남아서 술값을 계산한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인지했다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The Road’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감독이 전하는 긍정의 메시지가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 영화가 가진 많은 기능과 역할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준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난디아 감독이 항상 착한 영화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항상 꿈을 꿀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를 바란다.

‘The Road’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시간에도 영화의 영상이 이어진다. 여운을 이어가면서, 엔딩크레딧까지 남아있는 관객들을 배려한 훌륭한 선택이다. 우리도 다른 나라에 가면 바타가 될 수 있다. 바타의 뒷모습을 보며 든 마지막 생각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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