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틀리 컨티넨탈 GT 아주르, 품격을 말하다](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11/18/news-p.v1.20251118.d688be111eb84ced8f9033e63a423c7b_P1.jpg)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수입차는 대략 18~19%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 수입차가 8~9%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과 큰 차이다.
수입차 시장은 초창기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는데, 2000년대 중반 렉서스가 1위를 차지하면서 일본차의 존재감이 도드라졌다. 2010년대 이후로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1, 2위를 다투는 구도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BMW와 벤츠가 많이 팔리면서 럭셔리 브랜드로서 희소성이 약해지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포르쉐, 벤틀리 등의 하이퍼 럭셔리 브랜드의 판매가 급상승 중이다. 포르쉐와 벤틀리의 공통점은, 오너 드라이버에게 어울리는 최상급의 브랜드라는 점이다. 롤스로이스 브랜드는 앞좌석보다는 뒷좌석이 어울리는 차이므로 결이 완전히 다르게 분류된다.
벤틀리는 브랜드의 격에 맞게 시승회도 특별하다. 특히 해외 시승회는 문턱이 높은데, 벤틀리 관계자는 “과거 벤틀리 시승회에 온 적이 있어야 가능하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맨 처음에는 어떤 식으로 갔을지가 궁금해진다.
국내 시승회도 매우 소수로 진행된다. 이번엔 웬일인지 기자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시승회의 주인공은 컨티넨탈 GT 아주르다.
◆컨티넨탈 R의 후속으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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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벤틀리의 코치빌딩 부서인 뮬리너를 통해 탄생한 쿠페 모델, 벤틀리 R-타입 컨티넨탈(R-Type Continental)은 당시 193㎞/h의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 차로, 고속의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명성을 얻었다.
R-타입 컨티넨탈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컨티넨탈 GT는 200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폭스바겐 페이톤과 공유하는 강력한 섀시를 바탕으로,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 영역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세단형인 플라잉스퍼가 2년 후 더해졌다.
개인적으로는 2009년 나온 컨티넨탈 GT 슈퍼스포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사라진 W12 6.0ℓ 트윈 터보 엔진에 최고출력은 630마력을 자랑했다. 당시에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를 제외하고 이 정도 출력을 가진 차는 드물었다. 12기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웅장한 사운드와 강력한 출력의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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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모델은 2011년부터 시판됐다. 외부 디자인은 1세대의 흐름을 계승했고,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W12 6.0ℓ 엔진을 물려받으면서 6단 자동변속기 대신 8단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여기에 아우디에서 가져온 V8 4.0ℓ 트윈 터보가 추가돼 선택지를 넓혔다. 이 엔진도 훌륭하긴 했으나, 앞서 언급한 슈퍼스포츠의 감동을 뛰어넘긴 힘들었다. 그래도 이 차의 활약에 힘입어 2012년에는 전년 대비 32.4% 성장한 135대를 한국에서 판매했다.
3세대 컨티넨탈 GT는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데뷔했다. 1세대와 비슷했던 2세대 디자인과 달리, 3세대는 트윈 헤드램프 중 가운데 쪽의 크기를 키웠다. 이는 현재 현대차에서 호흡을 맞추는 루크 동커볼케와 이상엽이 디자인한 'EXP 10 스피드 6' 콘셉트카에서 따온 것이다. 엔진은 W12 6.0ℓ, V8 4.0ℓ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변속기를 ZF의 8단 듀얼 클러치로 교체했다. 빠른 변속과 높은 효율을 위한 선택이다. 컨티넨탈 GT 최초로 8기통 중 4기통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기술도 도입했다.
V8 모델은 2020년 초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됐다. 그동안 한국 시장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또한 2012년 한국 출시 이후 V8 모델이 65%의 비중을 차지한 점을 고려해 V8을 먼저 출시했다. 2021년 1월에는 컨티넨탈 GT의 글로벌 누적 판매가 8만 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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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더 뉴 컨티넨탈 GT·GTC, 더 뉴 플라잉스퍼 등 그랜드 투어러 라인업은 올해 4월 상하이 모터쇼에 등장했다. 신형 컨티넨탈 GT의 차체 크기는 길이 4895㎜, 너비 1966㎜, 높이 1397㎜, 휠베이스 2851㎜다. 3세대 모델에 비해 45㎜ 길어졌고, 1㎜ 넓어졌고, 8㎜ 낮아졌으며, 휠베이스는 그대로다. 좀 더 길어지고 낮아지면서 스타일이 한결 날렵해졌다.
외관에서 가장 큰 특징은 바칼라와 바투르에서 영감을 받은 '트윈 싱글' 헤드램프다. 이전까지 두 개의 원형 램프를 나란히 배치하던 방식에서 탈피한 새로운 벤틀리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크리스털 컷 다이아몬드 패턴의 가로형 일루미네티드 라이트는 디지털 방식으로 제어되는 120개의 LED 소자를 통해 하향등과 상향등 역할을 분담한다. 외장 색상 선택지는 무려 80가지가 마련된다.
![[시승기] 벤틀리 컨티넨탈 GT 아주르, 품격을 말하다](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11/18/news-p.v1.20251118.e0be0adefe3f43d795b7be6ad586f73a_P1.jpg)
대시보드는 3세대 모델의 스타일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센터 콘솔의 디테일을 바꾸고, 내장재를 더욱 고급화했다. 실내는 기본 제공되는 오픈 포어 크라운 컷 월넛(Open Pore Crown Cut Walnut) 베니어를 비롯한 다채로운 베니어를 선택할 수 있고, 가죽 컬러는 무려 15가지 중에 고를 수 있다. 특히 일루미네이티드 아주르 레터링 트레드 플레이트와 3D 하모니 다이아몬드 퀼팅 패턴은 그 어떤 차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V8 4.0ℓ 엔진과 강력한 전기모터의 결합으로 고성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시스템 최고출력 680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94.8㎏·m를 발휘한다. 컨티넨탈 GT 스피드의 782마력보다는 낮지만, 3세대 모델의 W12를 뛰어넘는 파워다.
![[시승기] 벤틀리 컨티넨탈 GT 아주르, 품격을 말하다](https://img.rpm9.com/news/article/2025/11/18/news-p.v1.20251118.1eef12e3d06b4997b52fffaaede4eaae_P1.jpg)
출발과 저속 구동 시에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이 돋보인다.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는 WLTP 기준으로 85㎞. 가속 때는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아 0→시속 100㎞ 가속을 3.7초에 끝낸다. 이날 제로백을 테스트해보진 않았으나 강력한 파워는 시승 내내 온몸으로 느껴졌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트, 커스텀별로 뚜렷하게 차별화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스포트 모드에서는 탄탄하고 믿음직하게 바뀐다.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타입에 48V 액티브 롤 컨트롤 시스템이 조합된 것으로, 오너 드라이버에게 어울리는 데일리카 중에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셋업이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뒷받침하는 브레이크는 앞 10 피스톤, 뒤 4 피스톤 타입이다.
컨티넨탈 GT는 아주르 외에도 더욱 강력한 성능을 지닌 '스피드',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선택이 가능한 '뮬리너'가 마련된다. 시승차인 컨티넨탈 GT 아주르는 3억9380만원, 컨티넨탈 GT 3억3660만원부터 시작된다. 과거 2억원 중반대에서 시작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대신 다른 차와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높은 희소성은 여전히 이 차의 큰 매력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