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청라 화재 사고 주민들 대규모 시위… “10원 한 장 못 받았다”

벤츠 청라 화재 사고 주민들 대규모 시위… “10원 한 장 못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본 주민들이 올라 칼레니우스(Ola Kallenius) 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의 방한에 맞춰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사건은 2024년 8월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 주차돼 있던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차량에서 화재가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즉시 진압이 어려운 전기차 화재 사고의 특성상 화재 진압은 8시간여 만에 간신히 이뤄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 아파트 480세대가 독성 연기와 분진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았고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 대표는 전기차 화재 사고 해결에 대해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며, 피해를 본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 복귀를 위해 지원하고자 주민과 대화하고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벤츠 청라 화재 사고 주민들 대규모 시위… “10원 한 장 못 받았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한 주민은 “벤츠가 피해 주민을 위해 45억원을 내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우리는 10원 한 장 못 받았다. 재단으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우리는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라고 답했다.

또 한 주민은 “벤츠로 인해 큰 피해를 봤는데, 벤츠코리아 측은 전혀 대화하지 않고 있다. 불이 난 아파트라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피해도 막심한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는 45억원에 대해 “인도적 지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벤츠는 “배터리 구획화는 안전 기준이나 법적 규제가 없다”며 재판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니까 인도적 지원과는 별개로 손해 배상 재판에서 법적 책임이 없음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재가 일어난 EQE 전기차는 올해 1~10월에 11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85대가 판매된 바 있다. EQE는 특히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단 7대 판매에 그쳤다.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한편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벤츠는 배터리 공급사가 어디든 동일한 기준으로 엄격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CATL도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벤츠는 EQE와 EQE SUV에 중국 파라시스(Farasis) 또는 CATL 배터리를 적용해왔다. 지난해 화재가 난 EQE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 벤츠는 지난 2020년 파라시스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