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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여주인공 페스티벌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죽고 싶어서 죽고 싶은 게 아니다! 살기 너무 힘드니까,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으니까

발행일 : 2019-10-24 13:09:05

제1회 여주인공 페스티벌 참가작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이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소극장 공유에서 공연 중이다. 극단 행복한 사람들 주최, 백지영 극본, 최원종 연출, 추태영 협력연출, 원종철 프로듀서가 함께 한 작품으로, 황윤희, 최은경, 김윤태, 마두영, 문태수, 안영아 배우와 기타리스트 이경훈이 출연한다.
 
죽고 싶어서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기 너무 힘드니까,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으니까 그런 마음과 선택을 한다는 것이 느껴지면 매우 슬프고 아파진다. 힘든 역할과 힘든 상황에 감정이입해 절절한 연기로 감동과 카타르시르를 선사한 배우들에게, 이제는 관객이 위로로 답할 차례이다.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 기타 라이브 연주로 시작한 공연! 서정성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불편할 수 있는 장면을 완충하기도 하는 연극 무대에서의 음악적 시도!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은 공연 시작 전부터 기타 라이브 연주가 관객들을 맞이한다. OST를 라이브로 연주하는 느낌을 주는데, 연주자가 무대에 계속 있기 때문에 연극 무대에 음악이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인식된다. 일반적으로 배경음악은 신경 써서 듣지 않으면 음악이 있는지 없는지 특별히 인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기타 라이브 연주는 서정성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불편할 수 있는 장면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연극 공연에서, 전자 악기가 아닌 언플러그드 음악으로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 생의 마지막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인기 여행 작가 서영(황윤희 분)과 젊은 날부터 함께 여행을 다니며 우정을 쌓아온 정혜(최은경 분)가 떠나는 마지막 여행을 담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 정말 친했던 친구에게 생의 마지막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는 관객에게 서영의 선택과 정혜의 선택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감정이입한 관객은 마음의 갈등에서 시작해 공감하면서 더욱 마음이 아파질 수 있다. 매우 불편해질 수도 있고, 북받쳐오는 감정을 순간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을 지나치게 오래 끌지 않고, 완급 조절을 하면서 화제 전환을 하는 스토리텔링의 힘과 배우들의 표현력이 돋보인다.
 
◇ 죽고 싶어서 죽고 싶은 게 아니다! 살기가 너무 힘들고,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죽고 싶어지는 것이다!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을 보면 죽고 싶어서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차라리 죽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죽고 싶은 이유는, 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점이 느껴지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이라는 제목은 반어법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다. 제3자의 눈으로 볼 때 특별한 것도 당사자에게는 그냥 당연하고 평범한 것일 수 있고, 제3자의 눈으로 볼 때 별로 특별한 것 없는 것도 당사자에게는 크리티컬한 사항일 수도 있다는 점이 떠오른다.
 
◇ 분노에 찬 연기를 펼친 황윤희! 연습하고 연기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에서 황윤희는 몸이 아프지만 마음은 밝은 연기를 하기도 하고, 악에 받쳐 분노에 찬 연기를 펼치기도 한다. 연기가 아닌 실제처럼 느껴지는 황윤희의 절절함과 억울함은,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거나, 실제 자신의 내면이 건드려진다는 것을 경험한 관객도 꽤 있을 것이다.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내 생애 가장 평범한 여행’ 공연사진. 사진=권애진 사진작가 제공>

황윤희가 표현하는 서영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눈물이 나는데, 황윤희는 연습하고 연기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연습기간, 공연시간 동안 힘든 역할과 상황에 감정이입해 우리에게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는데, 연극 속 서영만 위로하는데 그치지 말고 서영이 된 황윤희 또한 위로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배우가 관객에게 준 선물에 대한 보답을, 이제 관객이 할 차례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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