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니스트 치하루 아이자와 내한 독주회 ‘Moonlight’가 오는 2월 11일(토) 저녁 7시 올림푸스홀에서 열린다. 치하루 아이자와는 베토벤, 드뷔시, 포레의 월광을 담은 EP앨범을 리사이틀에 앞서 1월 2일 발매했다.
치하루는 2001년 이탈리아 발 티도네 국제 콩쿠르 (Val Tidone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 우승했으며, 러시아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으로부터 “가장 뛰어난 제자 중 한 명으로 세계의 어느 유명 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퀄리티와 감동을 선사한다”라는 극찬으로 주목받았다.
치하루는 남편인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함께 결성한 ‘듀오 비비드(Duo Vivid)’로 수년간 국내에서 활발하게 공연 및 음반 활동으로 호평 받고 있다. 공연일은 정월 대보름으로, 대보름에 듣는 월광은 어떨지 기대된다.

이하 치하루 아이자와 일문일답
- 이번 공연의 제목과 콘셉트는?
이번 공연의 제목은 ‘월광’이다. Beethoven과 Debussy의 ‘달빛’이 포함되고, 음력 정월 대보름날 열리는 독주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Quasi Una Fantasia(하나의 환상과도 같은)’가 테마로 자리 잡고 있다. 달빛 아래에서의 환상...
- 달빛 아래에서의 환상을 좀 더 자세히 알려주면?
Beethoven의 잘 알려진 소나타 중 하나 Op.27-2, 통칭 Moonlight의 정식 부제는 ‘Sonata Quasi Una Fantasia’이다. 그리고 같은 작품 번호를 가졌지만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Op.27-1 역시 ‘Sonata Quasi Una Fantasia’이다.
엄격한 형식을 가진 Sonata이면서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는 Fantasia 처럼... 거의 상반 된다고 말해도 좋은 Sonata와 Fantasia 두 개념, 이것은 작곡가로 부터의 매우 난해하고 애매 모호한 지시이다.
-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느끼는 점은?
나는 다른 많은 피아니스트들처럼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음악 대학에서 배웠다. 그 후 유학하고 정식으로 연주 활동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과정이다. 또한 유년기부터 청춘기를 거쳐 어른이 되고 이제 중년으로 불리는 세대가 됐다. 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틀 안에서 성장하고 노화를 맞이한다. 한편, 지금까지의 인생의 긴 시간을 어느 한 쪽에 치우친 특수한 환경에서 지내 왔다고 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로서 오늘까지 계속 해온 다양한 일들, 그에 따른 다양한 감정들, 살아 오면서 쌓은 경험과 감수성을 반복하고 섞어내며 여러 번 반추하고, 어딘가로 승화 시키려고 몸부림치는 일상, 항상 그런 혼돈 속에 살아야 하면서도, 문득 내려다보니 내 자신이 무언가 아름다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꿈을 꾸기도 한다.
- 이번 연주의 콘셉트를 삶에 비유한다면?
Sonata Quasi Una Fantasia(환상곡 같은 소나타)를 Life Quasi Una Fantasia(환상과 같은 일생)로 바꾸어 생각해 보면 그것은 난해할 것도 애매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는 지금 있는 테두리 안에서 발맞춰 성장하고, 노화를 향해 가며 각각 다른 이미지들을 보며 혼란을 겪고, 제각기 유일무이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을 기다리는 마음은?
이번 공연은 지극히 개인적인 수필을 대중의 시선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될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