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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양자물리학’ 승부수라고 던졌는데 무리수였다? 서예지에 대한 박해수의 감정 변화는?

발행일 : 2019-09-13 22:20:59

이성태 감독의 <양자물리학(By Quantum Physics: A Nightlife Venture)>에서 승부수라고 던졌는데 무리수였던 상황과 선택을 보면서, 현실에서 우리 각자도 그런 선택과 행동을 하지 않을까 뒤돌아보게 된다. 성은영(서예지 분)에 대한 이찬우(박해수 분)의 감정 변화는 영화의 스토리텔링 및 반전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 가볍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가? 반전에 반전이 왜 이뤄졌는지 디테일을 따지며 봐야 하는 영화인가?
 
<양자물리학>의 제목만 보면, ‘생각이 현실을 바꾼다’라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모토로 삼은 찬우의 가치관을 보여주며 정말 어렵게 펼쳐질 수 있겠구나 상상할 수 있는데, 직접 관람하면 크게 에너지를 쓰지 않고도 편하게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영화 초반에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가벼움만으로 채우지는 않는 영화로, 점점 가벼움과 무거움이 섞여 있는 영화라고 느껴진다. 영화 후반부에 가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어떤 연결고리와 디테일로 이뤄진 건지 따지기 시작하면 다시 쉽지 않은 영화로 느껴진다.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은 관객의 성향에 따라 쉽게 볼 수도 어렵게 볼 수도 있고, 가치와 신념에 초점을 맞춰 볼 수도 있고 그냥 스토리텔링을 즐기면서 볼 수도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양자물리학’을 제목으로 선정했고, 이찬우를 유흥계의 ‘화타’라고 표현하는 등의 무리수를 던졌는데, 담백하게 접근했으면 관객들은 불필요한 선입견과 어긋난 기대감에 방해받지 않고 더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찬우가 은영에 대해 가지는 마음의 변화! 마지막에 결국 처음의 마음으로?
 
<양자물리학>에서 찬우가 은영에 대해 가지는 마음의 변화는 영화의 스토리텔링 및 반전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생각이 현실이 된다’라는 말에 처음에 가슴이 뛰었다는 찬우는 핫한 유흥업소의 대표이지만, 손님이 남긴 술을 먹는 등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황금인맥을 자랑하는 업계 퀸 은영에 대해 찬우가 처음 가진 마음은 호감과 존중이었다. 처음에는 설렘과 경외감을 동시에 가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은영의 선택과 행동으로 인해 분노가 생겼을 때 어쩌면 은영에 대한 분노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분노해야 한다는 자신에 대한 분노가 더 컸을 수도 있다.
 
은영이 왜 그랬는지를 이해하면서 분노는 동정으로 바뀌고 그 동정은 다시 초심의 마음과 연결돼 믿음과 협조로 이어진다. 은영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이해하는 찬우의 모습은 인상적인데, 그 사건만 이해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은영의 삶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의 관객은 찬우 마음의 변화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고, 현실적으로 저렇게 하기는 어렵다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낼 수도 있다. 박해수의 연기력은 관객이 어느 쪽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도 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양자물리학>을 계기로 박해수는 주연으로서의 존재감과 매력을 더욱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 승부수라고 던졌는데 무리수였다?
 
<양자물리학>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이찬우, 성은영뿐만 아니라 범죄정보과 계장 박기헌(김상호 분), 조폭 정갑택(김응수 분), 배후의 검은 손 백영감(변희봉 분)은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수를 던지는데, 승부수가 아닌 무리수인 경우가 발생한다.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실제로 현실에서도 승부수라고 던지는 상황이 누가 봐도 무리수인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 대부분 무리수로 판명될 때가 많다. <양자물리학>에서 자신은 스스로 신념을 가지고 승부수라고 생각하면서 무리수를 띄우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각자가 확신했던 승부수가 애초부터 무리수였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양자물리학>은 “모세의 지팡이가 권능이 있는 게 아니라, 지팡이를 든 모세가 권능이 있다.”라는 대사를 던지는데, 멋진 말이 분명하지만 영화 속 상황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발휘하기에는 뭔가 생략돼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 스틸사진.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자물리학>는 톱A급 배우가 출연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배우가 뛰어난 연기력과 케미를 발휘하는데, 철학적인 가치관을 대사를 통해 너무 전면에 내세우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토리텔링에 녹아들어가게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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