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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국지엠 쉐보레 `아베오 터보 삼총사`

발행일 : 2014-11-13 23:45:00
(사진제공=한국지엠)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은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 ‘터보’ 모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다. 지난해 쉐보레 트랙스, 크루즈 터보에 이어 아베오 RS(Rally Sports)를 출시했고, 최근엔 아베오 터보까지 내놓으며 터보 라인업을 늘려가는 중이다. 이 회사는 얼마 전, 터보 라인업 중 아베오를 앞세워 ‘트랙데이’를 열었다. 일반적으로 레이싱 서킷에서 시승행사를 연다면 고성능 차종들이 트랙을 내달리는 장면이 쉽게 떠오른다. 그런데 아베오는 소형차다. 그것도 제아무리 ‘터보’ 모델이라지만, 결국 배기량 1.4리터급에 불과한 소형차다. 그럼에도 서킷을 빌려 마음껏 타보게 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사진제공=한국지엠)>

요즘 자동차 업계 화두 중 하나가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다. 말 그대로 ‘소형화’ 라는 의미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는 일련의 행위를 종합해 표현하는 말이지만, 엔진 크기를 줄인다는 의미가 강하다. 배기량을 낮추되, 성능은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다운사이징을 언급하려면 ‘터보’라는 단어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터보차저(Turbocharger)’가 맞다. 이를 통해 ‘작지만 강한’ 엔진이 가능해졌다. 원래는 항공기 엔진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었지만, 요샌 주로 자동차 엔진에 쓰이는 기술로 불린다.

터보차저가 달린 차종은 ‘과급기’ 차종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써왔던, 엔진이 필요한 만큼 알아서 들이마시는 ‘자연흡기’ 방식과 달리 엔진에 억지로 공기를 불어넣어 폭발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내연기관은 구조적으로 배출가스를 내뿜을 수밖에 없고,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압력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 발생하는 배기압력을 이용해 터빈을 돌리고, 이 회전력을 통해 공기를 압축해 엔진에 밀어 넣는다. 연료를 실린더 내에서 폭발시킬 때 필요한 산소를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다. 물론 공기를 압축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고(터보랙이라 부른다), 이 과정에서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빠르게 식혀주는 인터쿨러 등 부가적인 장치가 더 필요해져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터보 기술은 그동안 디젤 차종에 주로 써왔지만, 요즘은 가솔린 차종에도 적극 적용 중이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준비한 아베오 터보 모델은 세 가지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형태인 ‘세단’, 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해치백’과 이를 튜닝한 ‘RS’ 등이다. 세 차종은 모두 배기량 1362cc의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40마력(6000rpm), 최대토크는 20.4kg·m(3000~4500rpm)의 성능을 낸다. 10년쯤 전에 출시된 배기량 2000cc급 중형차 성능과 맞먹는다. 변속기는 세단과 해치백에 6단 수동이 있고, 이날 시승한 건 6단 자동이다.

가장 먼저 탄 건 아베오 세단이다.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코너에 진입할 때 강한 브레이킹 상황에서도 자세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급한 코너를 빠져나갈 땐 차의 좌우 흔들림(롤링)에 주의하며 컨트롤해야 했다. 움직임이 불안했다기 보다 차의 특성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도 포함됐다. 어디까지나 레이싱카가 아니라 세단이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사진제공=한국지엠)>

아베오 해치백은 아베오 세단과 RS 모델의 중간 성격이다. 약한 내리막 직선 구간에서 이어지는 급코너를 공략하기 위해선 부드러운 브레이킹이 필수다. 최대 가속 상황에서 급히 속도를 줄여야 한다. 마음만 앞선 참가자들이 급히 브레이크를 조작한 탓에 차 뒷부분이 꿈틀댄다. 무게중심이 앞에 있는 차를 몰면서 브레이크를 서둘러 조작하다 보니 무게중심이 앞으로 더 쏠린 상황이다. 전반적인 핸들링 느낌은 세단과 큰 차이가 없지만, 코너링 시 차 뒷부분 움직임이 다르다. 뒷좌석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한층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아베오 RS는 엔진 성능이 같지만 하체가 훨씬 안정적이다. 서스펜션은 댐퍼 튜닝을 통해 10㎜ 낮췄고, 이 때문에 무게중심이 낮아져 한층 코너를 공략하기 수월하다. 리어 브레이크도 다르다. 세단과 해치백은 드럼 브레이크지만, RS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쓴다. 타이어는 205/50R17규격(한국타이어 옵티모 H428)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사진제공=한국지엠)>

전반적으로 다운사이징의 묘미를 체험할 수 있었던 행사였다. 모두 1.4리터급 터보엔진으로 성능은 같지만, 형태와 튜닝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코너를 재빨리 탈출하는 상황에서 한 박자 늦은 ‘터보랙’은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터빈이 한 개밖에 없는 싱글 터보차저의 단점이다.

용인=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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