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5일, 스페인 타라고나의 타라고 아레나에 한국 기자단 40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기아가 진행한 '2025 기아 EV 데이'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은 대부분 “왜 스페인을 택했을까?”라는 궁금증을 나타냈다. 이날 공식 행사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이 질문이 나왔다. 기아 송호성 사장의 대답은 간명했다.
“내가 스페인을 좋아합니다.”
물론 이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자 한 말이었고, 진짜 이유는 그다음에 나왔다. 송 사장은 “유럽이 중국을 제외하고 전기차에서 가장 앞서 있다. 고객들이 환경에 관심 많아서 전동화가 빨리 이뤄질 수 있다”라며 “EV4 해치백은 유럽에서 중요하고, PB 시리즈는 유럽이 가장 큰 시장이며, 스페인이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 답했다.

기아는 이날 무대에 무려 여덟 대의 신차를 올렸다. 기아 최초의 전기 세단 EV4를 비롯해 유럽 시판형 EV4 해치백, 소형 전기차 EV2 콘셉트,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V5 패신저(승객용), 카고(화물용), WAV(장애우용) 등이 그 주인공이다. 송호성 사장은 “해외 모터쇼나 CES였다면 이렇게 많은 신차를 한꺼번에 선보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아가 온전히 이날의 주인공임을 강조했다.
이날 승용 라인업 못지않게 관심을 끈 또 하나의 차종은 PBV 라인업이다. 송호성 사장은 ▲PBV 전용 플랫폼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 개발명 eS)'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조 부문 등 3가지 혁신이 담긴 PBV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하며 기아의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PBV가 고객의 일상과 비즈니스의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자신했다.
기아는 이번 EV 데이에서 고객 관점에서 개발한 차량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통합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PBV의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의 PBV 비즈니스 전략은 ▲차량 상품성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조 부문 등 크게 세 가지 혁신 요소에 기반해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기아는 PBV에 PBV 전용 플랫폼 E-GMP.S를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했다.
E-GMP.S는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제 PBV 고객의 수요를 철저하게 반영해 탄생했다.

E-GMP.S는 편평한 형태의 플랫폼 위에 다양한 어퍼 보디를 적용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콘셉트로 개발돼 향후 소형부터 대형 PBV까지 폭넓은 제품 라인업 대응이 가능하다.
기아는 다양한 산업군에 종사하는 PBV 고객의 요구사항을 설계에 반영해 PE(Power Electric)룸 구조를 최적화함으로써 넓은 실내 및 화물 공간을 확보했다.
또 2·3열에 편평한 플랫 플로어(flat floor) 구조를 적용하고 차체 바닥을 낮게 설계해 탑승객 승하차 및 화물 상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르포] 기아 송호성 사장, 스페인으로 달려간 이유는?](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4/news-p.v1.20250304.078970030af643b49083697aa667bd01_P1.jpg)
기아는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를 통한 차량 이용 경험 혁신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기아 PBV는 AAOS(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앱 마켓(App market)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특화 앱을 지원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
또 기아는 PBV에 차량 주요 기능을 최신화할 수 있는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차량의 커넥티드 데이터를 통해 플릿 운영관리 효율을 향상하는 플릿 관리시스템 등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조 방식도 기아 PBV의 특징이다.

기아 PBV 전용 공장인 '화성 EVO Plant'는 컨베이어 및 셀 제조 방식을 결합해 다품종소량생산이 가능한 유연하고 효율적인 제조공정을 갖췄다. 송호성 사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20개까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기아는 PBV 기본 모델에 특장 사양을 더한 컨버전 모델까지 직접 제공함으로써 고객 맞춤형 생산을 극대화한다.
이를 위해 컨버전 파트너와 함께 '컨버전센터'를 마련하고, 고객의 시간과 비용은 물론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고품질의 컨버전 차량을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 내 다양한 비즈니스 고객의 의견을 바탕으로 ▲브라운어빌리티(BraunAbility) 등 글로벌 주요 컨버전 파트너와 ▲포티투닷(42dot), 삼성전자 등 소프트웨어 파트너와 협업해 PBV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지속해서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르포] 기아 송호성 사장, 스페인으로 달려간 이유는?](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4/news-p.v1.20250304.e32c381bf66e46c7b9e611d7e1fba76b_P1.jpg)
그 예로 기아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를 PBV로 확장해 비즈니스 고객에게 차량과 사업장의 사물 IoT 생태계가 연결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아의 PBV 전략이 담긴 첫 전용 PBV PV5는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PBV 전용 플랫폼 E-GMP.S에 기반한 맞춤형 차량 구조와 다양한 첨단 신기술을 적용한 중형 PBV다.
송호성 사장은 PBV가 포함된 LCV(경상용차) 시장에 갑자기 뛰어든 이유에 대해 “유럽에서 15년 이상 살았는데, 항상 LCV 시장에 뛰어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라면서 “기존의 플레이어(완성차업체)들은 양산차를 컨버전(개조)해서 만드는 구식 형태여서 추가 비용이 들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동화 차량이 성장하는 지금이 시장에 뛰어들기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게 송 사장의 설명이다.
기아는 다양한 고객의 주행 환경을 고려해 PV5를 71.2kWh 및 51.5kWh 용량의 NCM 배터리를 탑재해 운영한다. 유럽 지역에서는 43.3kWh 용량의 LFP 배터리를 적용한 카고 모델을 추가로 운영한다.
특히 PV5는 배터리팩 내부에 모듈 없이 셀을 탑재한 '셀투팩(Cell-to-Pack)'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71.2kWh 용량의 배터리가 적용된 PV5 패신저는 최고 출력 120㎾, 최대 토크 250Nm(25.5㎏·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1회 충전으로 최대 400㎞(유럽 WLTP 및 자체 측정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충전 시간은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약 30분(자체 측정 기준)이 소요된다.
기아는 차량 운행 시간이 긴 고객을 고려해 시스템별 부품 모듈화로 신속하게 차량을 정비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등 운전자의 안전한 주행을 도와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다양하게 적용했다.
PV5는 16:9 비율의 12.9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 기반 전용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비즈니스 목적의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앱 마켓이 적용됐으며, ▲주요 제어기 무선(OTA) 업데이트 ▲디지털 키 2 ▲V2L 등 첨단 사양으로 고객에게 혁신적인 사용성을 제공한다.
아울러 기아는 PV5의 루프, 도어, 테일 게이트 등에 해당하는 보디 부품을 모듈화한 '플렉시블 보디 시스템(Flexible Body System)'을 적용해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보디 사양을 최적 생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PV5는 ▲패신저 ▲카고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섀시 캡 등의 기본 모델과 ▲레저와 휴식에 최적화된 '라이트 캠퍼' ▲패신저 고급화 모델 '프라임' ▲오픈베드 ▲내장/냉동탑차 및 ▲유럽 전용 '크루' 등 컨버전 모델로 제공된다.
PV5의 디자인은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 강인한 이미지와 함께 다양한 보디 타입을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함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전면부는 깨끗한 이미지의 상단부와 견고한 느낌의 하단부를 대비시켜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A 필러의 연장선에서 이어지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으로 기아의 디자인 정체성을 접목했다.
![[르포] 기아 송호성 사장, 스페인으로 달려간 이유는?](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4/news-p.v1.20250304.825ea6cea1c0431c8f973c461db51227_P1.jpg)
기아는 PV5를 ▲소프트 민트 ▲레이크하우스 그레이 ▲프로스트 블루 등 외장 색상과 ▲딥 네이비 ▲도브 그레이 ▲에스프레소 브라운 등의 내장 색상으로 운영한다.
PV5의 실내는 '열린 상자'를 주제로 간결한 디자인을 통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모듈 방식의 맞춤형 사양으로 구성됐다.
특히 기아는 PV5에 맞춤형 가구처럼 고객이 원하는 용품을 실내에 추가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 개념을 처음 도입해 유연성과 확장성을 확보했다.
◆PV5 패신저
![[르포] 기아 송호성 사장, 스페인으로 달려간 이유는?](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4/news-p.v1.20250304.e56eb94f12024ec4a35c6adda7ac6b96_P1.jpg)
PV5 패신저의 운전 공간은 수직과 수평의 조형을 통한 안정감과 낮은 벨트라인이 연출하는 탁 트인 개방감을 갖췄으며, 크래시 패드에 적용된 다양한 수납공간으로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승객 공간은 USB 충전 단자, 시트 열선 스위치 등으로 탑승객을 배려했고, 2열 리클라이닝 & 폴딩 시트를 적용해 활용도를 높였다.
PV5 패신저는 운전석 왼쪽 측면부, 플로어 콘솔 상단부 등에 마련된 '체결 플랫폼'에 스마트폰 거치대나 카드 리더기와 같이 모듈화된 사양을 고객 필요에 맞게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기아는 PV5 패신저의 1/2/3열 시트 배열을 탑승 규모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해 고객 맞춤형 실내 구성을 제공한다.
◆PV5 카고
![[르포] 기아 송호성 사장, 스페인으로 달려간 이유는?](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4/news-p.v1.20250304.30459b9d4e6a47dbb18360d93e3ea231_P1.png)
PV5 카고는 PV5 패신저의 운전 공간을 기본으로 하고 사용 목적에 따라 적재 용량을 달리한 ▲콤팩트 ▲롱 ▲하이 루프로 운영된다.
PV5 하이 루프는 동승석 '폴드 & 다이브' 기능 및 1열에서 화물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워크 스루' 기능을 선택할 수 있으며 최대 5165ℓ(VDA 기준)의 적재 용량을 제공한다.
기아는 화물 공간에 조명/그물망/고정장치 등 사양을 체결할 수 있게 해주는 'L-트랙 마운팅'을 적용하고, 전원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V2L 기능을 추가하는 등 고객의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사양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기아는 플릿 고객에게 차량의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별도의 단말기 없이도 차량을 효율적으로 운영 및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PV5 WAV
![[르포] 기아 송호성 사장, 스페인으로 달려간 이유는?](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04/news-p.v1.20250304.5e82a22bef524a2795928fa67feec32b_P1.jpg)
PV5 WAV는 더 나은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아의 의지가 반영된 차량이다.
기아는 휠체어 탑승자가 인도에서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차량 측면 승하차 방식을 적용했다. 또 편리하고 범용적인 휠체어 벨트 체결 구조 및 2열 탑승을 통해 일반 승객과 동일한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공하고, 보호자가 동승해 휠체어 탑승자를 옆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3열 팁업 시트를 적용하는 등 탑승객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아울러 기아는 PV5에 적용한 AAOS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카드 결제기 등 택시 운전자에게 필수적인 단말기와 호환되는 '올인원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기본 모델 외에도 직접 생산하고 보증하는 컨버전 비즈니스 체계를 통해 다양한 PV5 라인업을 제공한다.
유럽 전용 크루 모델은 패신저와 카고의 특성을 결합해 2열 공간을 필요에 따라 적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L-트랙 마운팅과 카고룸 내부 V2L을 추가해 업무에 이용할 수 있다.
기아는 하반기 국내와 유럽에서 PV5 기본 모델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컨버전 모델을 포함한 PV5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오는 4월 개막하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최초로 PV5를 선보이고 올해 상반기 중 국내와 유럽에서 계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 전략형 SUV 콘셉트 EV2

콘셉트 EV2는 기아가 고객의 EV 경험 확장을 위해 개발한 해외 전략형 소형(글로벌 B 세그먼트) SUV EV2의 콘셉트 모델이다.
콘셉트 EV2는 도심 운전에 최적화된 컴팩트한 크기임에도 프런트 트렁크, 2열 폴딩 & 리클라이닝 시트를 통한 공간 확장을 지원한다.
콘셉트 EV2의 전면부는 분리된 수직 형상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며 당당한 모습의 자세와 위로 곧게 뻗은 이미지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부는 넓은 실내 공간을 연상시키는 여유로운 승객실의 볼륨감이 상위 차급의 이미지와 사용자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후면부는 기술적인 조형의 코너 디자인으로 개성을 더했으며 정교하게 다듬은 면 처리를 통해 신선하고 기억에 남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콘셉트 EV2의 실내는 2열 시트를 접고 1열 시트를 최대한 뒤로 이동시킬 수 있어 1열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정차 시 1열 도어를 열고 벤치형 1열 시트를 좌우로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콤팩트 모빌리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거주성과 활용성을 보여준다.

기아는 오는 2026년 유럽에서 콘셉트 EV2의 양산형 모델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V2 양산형 모델은 프런트 트렁크를 탑재하고 V2L,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상위 차급에 적용한 기능을 갖춰 고객에게 최적화된 전동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아 CEO 송호성 사장은 “기아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서, 고객 관점에서 개발한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며 EV 대중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라며 “PBV 시장을 선도하는 기아는 고객 최우선 가치에 기반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조 분야의 혁신으로 맞춤형 모빌리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라고나=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