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여름철이 오면 여드름이 심해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높은 온도와 열기로 인해 피부가 예민해지는 것은 물론 피지의 분비량이 높아지고 땀과 노폐물이 쌓이면서 상대적으로 여드름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염증을 동반한 화농성여드름이 심해지면서 자국이나 흉터가 남을 수 있어 피부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만 한다.
화농성여드름은 염증성여드름이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여드름에 염증이 더해진 형태를 말한다. 초기의 좁쌀여드름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이를 방치하거나 잘못 관리할 경우 피지선 내에 여드름균이 번식하면서 발생하게 된다.
P.acne(피.아크네)라고 불리는 이 여드름균은 모공 속에 뭉쳐져 있는 피지를 분해해 유리지방산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리지방산이 피부 주변의 모낭벽이나 진피 등을 자극하면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 여드름의 색이 빨갛게 변하고 통증을 수반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솔한의원 부산점 김남석 원장은 “색도 붉고 만지면 약간 아픈 상태가 지속되어 많은 사람이 이 시기에 여드름을 짜내고 싶어하는 강한 충동을 느끼지만 섣불리 건드릴 경우 제대로 짜내지도 못하고 상태만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염증을 동반하고 있는 화농성여드름의 경우에는 함부로 짜내거나 손을 대면 염증이 더 심해질 수 있음은 물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여드름자국이나 흉터 등의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높아 절대 스스로 짜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화농성여드름은 크게 구진과 농포, 결절과 낭포 4가지 종류로 구별할 수 있다. 구진의 경우 염증성여드름의 초기상태로 붉은색에 단단한 형태를 띄고 있다. 이때는 짜도 고름이 없어 피만 나오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염증 부위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구진의 경우, 무리하게 압출하는 것보다 최대한 만지지 말고 우선은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구진이 심해져 고름이 잡힌 것을 농포라고 하는데 이 때 생긴 노란 고름은 여드름균과 염증을 치료해주는 면역세포들이 싸운 결과로 발생한 부산물이다. 이 때가 화농성여드름 중에서도 압출을 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지만 함부로 짜냈다가는 여드름자국이나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손이나 압출기로 짜내는 것은 금물이다.
피부 속 깊숙한 곳까지 염증이 퍼진 결절과 거대한 고름주머니인 낭종의 경우 주변 피부조직의 손상이 깊어 여드름자국 또는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 원장은 “화농성여드름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피부 속에 염증이 심하게 번져있을 수 있어 그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우선이다”며 “상태에 따른 적확한 치료만이 여드름자국이나 흉터를 최소화하면서도 깨끗한 피부를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화농성여드름이 생겼다면 섣불리 압출하거나 건드리는 등의 행위는 삼가고 더 이상 여드름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손을 쓰는 것이 최선이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기자 (phj@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