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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 야수파 걸작전(1) 키스 반 동겐

발행일 : 2019-06-24 15:32:22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 야수파 걸작전>(이하 <야수파 걸작전>)이 6월 13일부터 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20세기 초 현대미술의 첫 출발이 된 야수파(野獸派, Fauvism, 포비슴)와 입체파(立體派, Cubism, 큐비즘)의 작품과 시대 배경 및 정신세계를 향유할 수 있다. 본지는 키스 반 동겐, 조르주 브라크,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샤를 뒤프렌의 작품에 대한 리뷰를 2회에 걸쳐 공유한다.
 
◇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물랭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Le Moulin de la Galette ou La Mattchiche), vers 1905-1906,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65× 54cm’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의 ‘물랭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Le Moulin de la Galette ou La Mattchiche), vers 1905-1906,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65× 54cm’는 르누아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ET-ENT 갤러리]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 야수파 걸작전(1) 키스 반 동겐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물랭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Le Moulin de la Galette ou La Mattchiche), vers 1905-1906,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65×54cm’ © Laurent Lecat / Troyes, musée d’Art moderne, collections nationales Pierre et Denise Lévy>

르누와르의 작품이 정제되고 절제된 무도회의 품격을 표현하고 있다면, 키스 반 동겐의 작품에서는 자유분방하게 무도회 자체에 흠뻑 취해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림 속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의 손의 위치는 민망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색의 변화와 변형으로 형태를 분리한 것 같이 표현돼 있기에 감정을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하면서도 거부감과 민망함이 줄어든다는 점이 흥미롭다.
 
춤을 추는 사람의 동작도 인상적이지만 얼굴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한 얼굴 표정을 정지한 채로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가면을 쓰지 않고도 가면무도회처럼 용감하고 솔직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을 수도 있다.
 
◇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파티 참석자들(Les Fêtards), vers 1903,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33×41cm’
 
키스 반 동겐의 ‘파티 참석자들(Les Fêtards), vers 1903,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33×41cm’은 지금의 시야로 보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상징적으로 전체적인 색과 얼굴의 색과 표정을 표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ET-ENT 갤러리]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 야수파 걸작전(1) 키스 반 동겐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파티 참석자들(Les Fêtards), vers 1903,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33×41cm’ © Ville de Troyes, Daniel Le Nevé / Troyes, musée d’Art moderne, collections nationales Pierre et Denise Lévy>

그림 제목을 모르고 보면 납치를 하려는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하고, 제목을 알고 보면 파티는 괴물들의 파티, 몬스터 파티이거나 파티에 괴물이 참석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내면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것 아닌가 상상할 수 있는데, 색채와 형태를 바꾸지 않고 사실적으로 표현했으면 관객은 상상력을 발휘하기보다는 단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파티 참석자들’을 보면 야수파가 선택한 색채의 혁명이 현대의 애니메이션에 영향을 미쳤다고 느껴진다.
 
◇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클로딘 보와롤 부인의 초상(Portrait de madame Claudine Voirol), 1911,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키스 반 동겐의 ‘클로딘 보와롤 부인의 초상(Portrait de madame Claudine Voirol), 1911,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보면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자연스러운 작품으로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피부색에 초록색을 과감하게 넣어 표현한 것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ET-ENT 갤러리]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 야수파 걸작전(1) 키스 반 동겐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클로딘 보와롤 부인의 초상(Portrait de madame Claudine Voirol), 1911, 캔버스 오일(Huile sur toile)’ © Laurent Lecat / Troyes, musée d’Art moderne, collections nationales Pierre et Denise Lévy>

SF 영화에서의 외계인과 특이한 피부 질병에 대해 익숙한 현대인들이 ‘클로딘 보와롤 부인의 초상’을 보면 얼굴색이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것이다. 앞서 나아간 혁명적인 도전과 시도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현재에 이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키스 반 동겐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느낄까?
 
얼굴을 전체적으로 볼 때와 부분을 나눠서 볼 때 다가오는 디테일한 느낌이 다르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눈은 평범해 보일 수도 슬프게 보일 수도 있는데, 코는 강직하고 솔직한 느낌을 준다. 눈에선 눈물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고 보이지만, 입은 무언가 다른 즐거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은 다른 정서를 내뿜는다. 턱 선의 날렵함으로 부인의 성격을 추정하게 만드는 것도 초록색의 정서이다.
 
만약 눈, 코, 입의 주변에 공통적인 초록색이 없었더라면 각각이 표현하려고 하는 감정이 더 드러났을 수도 있는데, 초록색의 영향으로 인해 이 모든 게 한 사람의 감정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 가슴에 있는 액세서리로 보이는 물체의 초록색은 색의 균형, 초록색의 균형을 만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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