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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대학오케스트라축제’(3)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강석희)

발행일 : 2018-11-02 15:08:59

‘젊음, 클래식을 물들이다’라는 부제로 열리는 <2018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의 일환으로, 경희대학교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Kyung Hee Philharmonic Orchestra)>가 11월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강석희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임효선이 협연했다.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Op.84, 베토벤을 밝은 에너지로 소화한 풋풋함이 느껴지는 연주!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곡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Op.84(이하 <에그몬트>)이었다. 지휘자는 모범적이고 정직한 지휘를 보여줬고, 단원들과 함께 베토벤을 밝은 에너지로 소화해 풋풋함이 느껴지는 연주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베토벤이 괴테의 연극 ‘에그몬트’를 관람하고 받은 영감으로, 이 연극을 음악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우 어둡게 해석될 수도 있는 곡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번 연주에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Eb 장조 Op.73 “황제”>, 다양한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 임효선!
 
인어공주를 연상하게 만드는 의상을 입고 등장한 임효선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Eb 장조 Op.73 “황제”>(이하 <황제>)를 협연했다. 임효선은 시원시원하게 피아노를 치면서도 본인이 피아노를 치지 않는 시간에는 지휘자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유와 자신감이 넘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되는데, 최소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자기조절 능력이 뛰어나다고 여겨진다. 피아노를 치는 손은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기도 하고, 힘을 실어 건반을 누르기도 했다.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온몸으로 피아노를 치는 열정적인 연주자로 시각적인 몰입감도 선사했다. 피아노에 거의 엎드리듯 건반을 누르기도 하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시선은 정면이나 더 위쪽을 향한 채 빠르고 강렬하게 연주하기도 했다.
 
임효선은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그때의 감성에 따라 다양한 적용을 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느껴진다. 피아노를 치기 위해 몸이 움직이는 것인데, 피아노 소리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 e단조 Op.27>, 무대를 가득 채운 연주자들의 에너지!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 피아노곡 작곡가로 유명한데, 관현악곡을 작곡했고 위대한 작곡가로 인정받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과 관현악곡은 느낌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연주를 할 때 끊고 머물러 강조하며 가기보다는 감정선을 끊지 않고 정서를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는 공통점 또한 찾을 수 있다.
 
피아노는 악기의 특성상 음이 선명하게 분리되기 때문에 정서를 끊지 않고 이어가기 위해서는 바로 전의 음이 사라지기 전에 더 빨리 연주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은 연주자가 실력을 뽐내며 연주할 수 있고, 연주 실력이 부족하면 소화하기 힘들다.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교향곡 제2번 e단조 Op.27>을 비롯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은 파도가 치듯 리듬이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완급 조절보다는 감정선의 연결에 더 초점을 두고 작곡됐다고 볼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을 들은 관객은 성향에 따라 무척 편하고 감동적일 수도 있고, 쉴 틈, 완급 조절의 시간을 많이 주지 않기 때문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고 느낄 수도 있다.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경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사진.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이는 연주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베토벤을 연주했을 때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했을 때 감성은 다를 것인데,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교향곡 제2번 e단조 Op.27> 연주에는 콘서트홀 무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연주자가 함께 했는데, 학업과 병행하는 대학오케스트라의 특성상 대규모 인원이 모여 연습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노력한 만큼의 성과, 인정과 보상이 오케스트라와 각 단원들에게 모두 부여되기를 기원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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