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일 ‘탄핵안 발의’, 국민의당 “현실적으로 가능성 떨어져” 반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충돌해 탄핵정국에 혼란이 더욱 커졌다.
2일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을 위해 발의에 나섰으나 국민의당이 9일 표결을 주장하면서 반대에 나서 충돌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에는 탄핵안 가결이 어렵다”며 사실상 ‘벼랑 끝 전술’로 발의를 강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를 쥔 새누리당 비주류의 동참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2일가결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었다.
특히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회동한 것에 대해 국민의당이 문제를 제기하며 양당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갔다.
이에 탄핵정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미묘한 갈등을 보이던 야권의 공조체제에 균열이 커지며 탄핵 동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소장의 임기 완료 전 탄핵심판을 끝내기 위해 2일 의결해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로부터 9일에도 탄핵안 표결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해 오늘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에 정확히 탄핵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현한다면 연기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기 위해서 국회 재적 의원 과반(151명)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121석)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에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민의당은 가결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거부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추 대표와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가결을 보장하지 않은 발의는 무의미하기 때문에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며 “비박계의 태도를 더 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탄핵안은 가결이 가능할 때 발의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측이 요구하는 박 대통령의 4월 퇴진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유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새누리당과 국회 원로들이 제기한 4월 퇴진론과 관련해 향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박 비대위원장은 원내대책회의에 “기본입장은 탄핵이나 대화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국민의당을 최대한 설득할 생각이다. 9일에 비박계가 탄핵에 동참한다는 보장이 없으며 오히려 그 사이 설득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9일 표결하겠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좀 더 분명하게 밝혀야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민의당은 추 대표와 김 전 대표가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제가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을 함께 만나자고 제안하면 추 대표는 탄핵의 대상이고 해체의 대상을 못 만난다고 말하면서, 왜 자기는 혼자 이러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이런 게 잘 못 보이면 야권의 균열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탄핵을 발의하자고 그렇게 주장하던 추 대표가 이제 내년 1월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도대체 왜 더불어민주당과 추 대표가 이렇게 나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비판했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은 추 대표가 전날 야3당 대표 회담에서 3일 촛불집회에서 야3당 합동 보고대회를 갖자고 제안 했는데 이를 거부했다는 내용을 전달하며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하고 촛불을 활용하려는 것은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촛불의 힘에 입어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계산도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민심의 불안을 조성해 집권해야 한다는 생각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날 안철수 전 대표도 추 대표가 김무성 전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사퇴는 늦어도 1월 말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어떤 권리로 그렇게 일방적으로 의논을 할 수 있느냐”며 비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이 탄핵안 발의에 동참하지 않으면 사실상 발의는 무산될 것으로 보여 이로 인해 탄핵 동력의 상실 문제를 놓고 야권 내 충돌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리환 rpm9_life@etnews.com
더불어민주당 2일 ‘탄핵안 발의’, 국민의당 “현실적으로 가능성 떨어져” 반대
발행일 : 2016-12-01 13: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