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C,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8년만에 감산 합의 ‘국내 정유·화학업계 긴장’
OPEC 회원국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현지시각 11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하루 석유 최대 생산량을 3360만 배럴에서 3250만 배럴로 120만 배럴 줄이는 것에 합의했다.
OPEC 국가는 아니지만 3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하루 산유량을 3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으며 OPEC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산유량을 48만6000배럴 줄여 1005만8000배럴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OPEC 총회 의장 모하메드 빈 살레 알 사다는 “우리는 생산량 감축을 통해 시장 안정과 유가 재조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합의로 인해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등하며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했으며, 전문가들은 배럴당 원유가격이 낮게는 55달러부터 높게는 7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OPEC 감산 회의 결과에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국제유가 상승추이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OPEC 감산 회의 결과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바라보면 유가 상승은 재고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정유·화학 업체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유가 불안정과 정제마진 하락이 예상돼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셰일유 생산량이 늘어 오히려 유가가 하락하는 불안정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또한 정유사의 실적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이에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려면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야 하는데, OPEC 감산 합의처럼 수요와 관계없이 공급 축소에 의해 원유 가격이 오르는 경우 석유 제품 수요가 그만큼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어서 높은 정제마진을 유지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박리환 rpm9_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