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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애드 아스트라(Ad Astra)’ 저 멀리 우주에 다녀와서 느낀, 가까운 사람들과 의지하며 사는 삶의 가치

발행일 : 2019-09-11 00:05:00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애드 아스트라(Ad Astra)>는 브레드 피트가 주연 및 제작한 작품으로 이목을 끈다. SF 우주영화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성, 가까운 사람들과 의지하며 사는 삶의 가치를 소중하게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집안에서 풀지 못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우주 저 멀리에서 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을 풀지 못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이 공감할 수도 있다.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 믿고 있는 모든 것이 흔들린다? 고정관념을 흔들면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판타지를 제시한다
 
<애드 아스트라>에서 ‘믿고 있는 모든 것이 흔들린다’라는 문구는 영화의 많은 것을 알려준다. 우주에 지적 생명체가 있는가? 아버지는 살아 있는가?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 알고 있었던 것, 믿고 있었던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애정을 가지고 그 의문에 다가간다.
 
우주 외곽 유인 탐사 프로젝트인 리마 프로젝트를 비롯한 영화 속 상황과 사건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만들면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판타지를 제시한다, <애드 아스트라>는 그냥 상상력의 발현에 멈추는 이야기가 아닌, 미래를 예측하고 예언하는 이야기일 수 있다.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 로이를 통해 전달하는 안전과 공포! 편안한 안정감과 불안감!
 
<애드 아스트라>에서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는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 아버지를 영웅이라고 믿으며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운 로이 맥브라이드(브레드 피트 분)는 인류의 미래를 알고 싶었다. 늘 남의 눈으로 세상을 봤고, 우주에 있으면 편안했다. 로이는 우주가 자신의 공간이라고 느낀 것인데, 우주는 로이에게 안정감, 안전함을 주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꼈던 공간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때의 긴박한 공포와 혼란은, 개인의 차원에서 시작해 지구 전체로 확대된다. 개인의 안전성, 안정성으로 시작한 영화는 지구 전체의 안전성, 안정성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로이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우주가 역할을 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애드 아스트라>에서 로이는 자체로 작은 우주라고 볼 수도 있고, 우주가 로이에게는 자기 자신이라고 볼 수도 있다.
 
◇ 저 멀리 우주에 가서 느낀 아버지! 찾고 싶은 존재인가, 벗어나고 싶은 존재인가?
 
<애드 아스트라>에서 로이는 저 멀리 우주에 가서 아버지를 느낀다. <애드 아스트라>는 아버지를 찾고 싶은 마음과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의 상반된 양가감정을, 집에서 확인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 멀리 우주에 나가서 확인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애드 아스트라>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을 이야기했다고 볼 수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와 닮아있다고 생각된다.
 
우주에 가서 느낀 아버지의 존재라는 공통점, 쿠퍼(매튜 맥커너히 분)가 머문 장소 등 공간의 변화 또한 공통적이다. 아버지의 공간은 집이 아닌, 저 멀리 우주처럼 집에서 멀지만 크고 넓은 곳으로 느껴지게 만든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에서 아들인 로이는 전설적인 우주비행사인 아버지 클리포드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 분)의 분노를 이해하고 공감한다. 자신에게도 분노가 있다고 자기개방을 하기도 한다. 우주 한복판에 가서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로이의 아버지는 목적 지향적 인물, 업무 지향적 인물인데, 로이는 목적 지향적, 업무 지향적일 수도 있고, 관계 지향적, 감정 지향적일 수도 있는 경계에 걸쳐 있다고 볼 수 있다.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는 아버지의 죄는 결국 아들의 고통으로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풀리지 않은 것을 풀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한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집안에서 풀지 못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우주 저 멀리에서 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을 풀지 못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이 공감할 수도 있다.
 
아버지 클리포드는 지구의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의미가 없다고 느낀 곳으로는 돌아가지 않으려는 아버지가, 우주에서 자신의 신념과 목표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애드 아스트라’ 스틸사진.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우주에서의 엄청난 이야기로 시작한 <애드 아스트라>는 가족의 관계성에 점점 더 많은 초점을 기울인다. 둘 중 한 사람만 끈을 잡고 있어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데, 다른 한 사람이 강하게 벗어나려고 하면 그 끈은 끊길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아버지와 같은 기질을 가졌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면 아버지처럼 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애드 아스트라>는 알려주는데, 실제로 로이와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은 영화를 보면서 더 깊게 느낄 수도 있다.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가까운 사람들과 의지하며 사는 삶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려면, 우리도 우주에 한 번 다녀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평범한 일상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로이가 대신 우주에 다녀온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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