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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애니메이션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어린 관객들이 좋아할 이유는?

발행일 : 2019-02-25 20:36:07

아르나드 부롱, 안톤 크링스 감독의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Droles de petites betes, Tall Tales)> 사라진 꿀벌 여왕 마가렛을 찾아 왕국의 평화를 지키려는 귀뚜라미 마술사 아폴로와 친구들의 모험을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귀여운 곤충 캐릭터, 동글동글한 그림, 지속적인 움직임과 소리는 어린 관객들이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에 몰입하게 만든다. 악당이 지나치게 무섭지는 않고 결투 장면 또한 너무 섬뜩하지 않다는 점은, 어린 관객의 동심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귀여운 곤충 캐릭터! 어린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움직임과 소리!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의 영상은 그림이 동글동글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포근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가능한 단순하게 표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렇지만 꿀벌, 귀뚜라미 등 곤충들의 눈은 디테일하게 보여줬는데, 사람처럼 느끼게 해 자연스럽게 감정이입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을 좋아할 이유는 따로 있다. 꿀벌과 귀뚜라미를 비롯한 곤충들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관객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공연에서 어른 관객과 어린 관객의 반응 차이를 예로 들 수 있다. 어른들은 대사를 통해 스토리텔링이 진행되는 장면에 몰입하고, 대사가 없는 장면은 그냥 흘려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아이들은 대사가 조금만이라도 많아지면 금세 지루해하고, 작더라도 지속적인 움직임과 소리의 변화가 있을 때 몰입한다. 음악, 음향효과가 있는 무언극이나 인형극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하는 반면, 어른들은 상대적으로 지겨워하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에서 꿀벌을 비롯한 곤충들은 크게 움직이지 않는 장면에서도 지속적으로 계속 움직인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이 계속 움직인다. 꿀벌들이 쉬지 않고 일한다.
 
어른들이 볼 때는 저렇게 계속 일하면 피곤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이들은 멈추지 않은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더욱 큰 재미를 느낄 것이다.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지속적으로 자극 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배경음악이 흐르기도 하지만, 음향 효과가 계속 나온다는 점 또한 어린 관객들이 집중해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다.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애니메이션 초반에는 대사가 나오지 않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스토리텔링, 특히 대사를 통한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여기는 어른 관객들에게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은 밋밋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어린 관객들은 무척 몰입해 관람할 수 있다. 이야기 구조도 단순해, 어린 관객들이 스토리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소리와 움직임에 몰입할 수 있다. 어린 관객들이 감정이입하기에는 무척 좋은데, 어른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다만 일반적으로 영화관이 어둡기 때문에 그 어둠 때문에 무섭게 느끼기에 동심이 다소 위축될 수는 있다. 게다가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은 어두운 장면이 많다. 좀 더 밝게 표현할 수 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 동심을 해칠 정도로 지나치게 무섭지는 않은 악당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에서 흡혈귀, 해충, 말벌 웬디 등은 악당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동심을 해칠 정도로 지나치게 무섭지는 않다. 외모와 행동 모두 그러하다. 진짜 악당이 누구인지가 스토리텔링과 반전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이 작품에 대한 반응을 통해, 관객이 아직 동심에 머물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어른스럽게 대접받기를 원하는지 대략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하나의 반응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일반화해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이다.
 
결투 장면이 너무 섬뜩하게 만들지는 않은 점도 동심의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이고, 한국어 제목을 선정하면서 서정성을 살렸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어른들에게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 스틸사진.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자유를 누리고 싶은 꿀벌 여왕
 
<숲속왕국의 꿀벌 여왕>에서 꿀벌 여왕 마가렛은 다른 사람이 정해준 것,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한다. 단 한 시간만이라도 자유를 누리고 싶은데, 꿀벌 여왕이 원하는 자유는 일탈이라기보다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만끽하는 것이다.
 
성과와 업적 달성을 강요받는 시대에 마가렛의 바람, 마가렛의 마음을 공유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애니메이션 속에서도 마가렛처럼 되고 싶은 이들이 많은데, 정작 마가렛은 다른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에 대해 애니메이션이 끝난 후에도 여운처럼 생각하게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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