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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보이스’(12) 진짜 한 대 치고 싶은 마음은 장혁의 마음이 아닌 시청자의 마음

발행일 : 2017-02-27 00:38:52

OCN 토일드라마 ‘보이스’ 제12회의 제목은 ‘지옥으로부터 온 전화’이다. 낙원복지원의 무서운 실체가 인질극의 주역인 백진구(홍성덕 분)의 전화기로부터 들려오면서 사건에 다가갔고, 드라마 말미에는 무진혁(장혁 분)이 남상태(김뢰하 분)으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강권주(이하나 분)은 모태구(김재욱 분)에게 만나자는 문자를 받았다.

제11회부터 19금 방송이 된 ‘보이스’는 제12회 방송에서 불법 임상실험과 불법 장기매매가 이뤄지는 낙원 복지원의 끔찍한 상황을 보여줬다. 잔인한 장면보다는 어린아이까지도 피해자가 되는 모습에, 진혁과 권주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을 것이다.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진짜 한 대 치고 싶은 마음

‘보이스’는 드라마 초반에도 무진혁이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범죄자를 직접 응징하려 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저러다가 무진혁이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 있으니, 범죄자가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시청자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제12회에서 어린아이까지 범죄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전혀 양심의 가책도 없는 낙원복지원 원장 변상완(여무영 분)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무진혁 못지않게 한 대 치고 싶은 마음이 강했을 것이다.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무진혁의 표현대로 피해자는 보통의 부부이거나,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누군가의 부모였기 때문에 남 이야기처럼 듣지 않았을 시청자들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을 것이다.

시청자들의 마음은 슬픔일 수도 있고 분노일 수도 있는데, 슬픔과 분노는 같은 원인에서 시작해 다르게 표현된 것이라고 보면, 마음이 아프면서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

‘보이스’는 생명존중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다는 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누구든 골든타임 내에 구조를 요청할 수 있고, 또한 구조 받아야만 한다는 생각과 행동은 ‘보이스’가 전달하는 메시지들 중에서도 무척 중요하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는 악을 응징한다는 이유로 상해와 살상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또 그로 인해 악이 아닌 선의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상해와 살상을 당하는 것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잔인한 장면이 여타 드라마보다 노골적으로 표현되는 ‘보이스’가 휴머니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드라마가 가진 정신세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힘없고 억울한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들어준다면, 그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고 그와 주변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보이스’ 제12회 방송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백진구씨를 보며 은별(한보배 분)이 끌려갔을 때 생각이 났다고 박은수(손은서 분)은 말하는데, ‘보이스’를 보면서 과거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피해자 역할을 리얼하게 소화한 연기자들도 크고 작은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도 있다.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의 남은 네 번의 방송이 트라우마를 겪은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19금 방송으로 오히려 표현력에 자유를 얻었을 수 있는 ‘보이스’가 처음 기대했던 것 이상의 희망의 메시지를 던질지, 벌써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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