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 기부 활동 소식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는 연말이 다가왔다. 각기 다른 목표를 갖고 진행되는 이러한 활동들은 독특한 것도 있지만, 김장김치 나누기나 연탄 기부처럼 조금은 ‘흔한’ 것들도 많다. 물론 흔하다고 해서 가벼이 여길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다른 활동이 눈길을 끄는 면이 크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가 10년 동안 진행해온 ‘드림그림’ 장학사업이 바로 그 좋은 예다.

한성자동차 드림그림은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예술적 재능과 꿈이 있는 중고교 학생들을 선발해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예술적,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40명의 드림그림 장학생은 40명의 미술 전공 대학생 멘토, 40명의 한성자동차 임직원으로 구성된 ‘드림그림 엠버서더’와 1:1로 매칭되어 총 12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행사는 문화예술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한성자동차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의 발상에서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올해는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 2층에서 ‘A dream of 10 years(부제: 미래의 예술가 드림그림과 함께한 14명의 아티스트)’라는 제목으로 이달 19일까지 약 10일 동안 진행된다.

한성자동차 관계자는 “올해는 10주년이라 그동안의 전시회보다 크게 마련됐다”라면서 “14명 작가의 작품 비중이 커져서 전문 전시회 같은 규모가 갖춰졌다”라고 설명했다.

전시회장 입구에 들어서면 아티스트 멘토링을 진행했던 국내 유명 작가 14명(김은아, 김홍식, 노준, 배준성, 서수, 석윤이, 설동주, 성립, 손진형, 알타임죠, 용세라, 진기종, 한경우, 홍지희)이 전하는 메시지부터 만난다.

전시회는 매년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아트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공공미술, KIAF(Korea International Art Fair) 및 각종 유명 아트페어에서 선보였던 드림그림의 작품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술작품을 모른다고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 회화부터 미디어아트, 그래피티, 판화, 일러스트레이션, 렌티큘러 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장르가 쉴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입구에 마련된 대형 설치 미술 작품인 ‘슬리부와 프렌즈’는 장학생들이 참여한 ‘재능 기부 프로젝트’로 탄생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쉼과 휴식, 힐링을 전하는 동물 친구들을 표현한 이 작품은 이안나(6기), 조은(8기), 기다냐(6기), 장예진(10기) 장학생이 참여했는데, 노준 작가가 참여해 실감 나는 전시물로 탄생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엽고 예쁜 캐릭터들인데, 아쉽게도 굿즈로 판매될 계획은 없단다. 대신, 이 작품들은 축소된 조각품으로 만들어져서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전시관을 따라 이동하면 누구나 알기 쉽게 제작된 미디어아트 작품이 마련돼 있고, 그 맞은 편에는 ‘한성 드림 레이스’라는 게임도 준비돼 있다. 2020년에 게임 스튜디오 ‘레이어 랩’과 함께 장학생들이 만든 모바일 게임인데, 여기에 등장하는 벤츠 차량 3종(EQS, AMG GT, AMG G63)에 총 75가지의 차량 래핑 스킨은 드림그림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 하였으며,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게임 내 차량을 커스텀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 게임을 통해, 사용자는 가상의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기업의 홍보활동과 함께 얼마나 잘 어우러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예술가 타입을 찾아볼 수 있는 MBTI 유형분석 프로그램, 메르세데스-벤츠 EQA 차량과 함께 캠핑장을 연상시키는 포토존도 꾸며져 소소한 재미도 안겨준다. 전시된 작가의 작품 중 일부 작품들은 구매가 가능하다. 독특한 예술작품을 만나면서 기부도 할 수 있는 전시회를 원한다면 이달 1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