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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KBS 웹소설 작가 양성 과정 -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

발행일 : 2021-10-20 11:13:39

2019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 매출 규모는 최근 6년간 50배 이상 성장했다. 2020년 기준 국내 웹소설 시장은 약 6000억 원 규모이다. 그뿐만 아니라 웹소설은 웹툰, 드라마, 영화 등 분야를 넘어서 전체 문화를 이끄는 우수 IP(지적재산)로 대접받기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웹소설은 신작이 인기를 끌면 구작도 인기몰이가 가능한 매력 있는 분야”라며, “앞으로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웹소설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기 웹소설 작가이자, ‘KBS 웹소설 작가 양성과정’(KBS스포츠예술과학원, 나인스펙트럼 공동주관)의 강사이기도 한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하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와의 일문일답.

Q1.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님,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웹소설 작가 디버스 대도서관입니다. 웹소설 쓰기를 전혀 모른 채 꿈만 갖고 덤빈 게 6년 전인데요. 업계를 잘 모르는 만큼 맨땅에 삽질하는 지망생 시절 2년을 거쳤어요. 그래도 성실히 쓰다 보니 함께 힘을 북돋울 수 있는 좋은 동료 작가님들을 만났고요. 겨우 데뷔한 후에는 웹소설 작가의 바른 성장을 이끌어주시는 멘토도 만나 1년 만에 전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프로 작가 4년 차가 되어 기자님을 뵙고 있습니다. 승승장구하시는 작가님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저한테도 이런 좋은 날이 오는군요.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의 웹소설 ‘전남편이 재결합을 요구합니다’, ‘네임드 엘라이드 : 황제의 그녀’, ‘100번의 환생’. 사진=디버스 대도서관 제공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의 웹소설 ‘전남편이 재결합을 요구합니다’, ‘네임드 엘라이드 : 황제의 그녀’, ‘100번의 환생’. 사진=디버스 대도서관 제공>

Q2. 필명이 무척 특이하신데요.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고등학교 때 친구 몇이랑 <디버스계>라는 공유 세계관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버려진 세계관이 되었지요. 하지만 그 세계는 제게 맞게 재구축이 되었고요. 그 안에 <대도서관>이라는 기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필명을 지을 때 고심하다 세계관과 기관명을 합쳤죠. 방대한 이야기를 보유한 작가가 되고 싶었거든요.

Q3. 최근 론칭하신 ‘전남편이 재결합을 요구합니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네이버 시리즈에서 ‘매일열시무료’라는 최상위 프로모션을 받고, 이후 네이버 웹소설 정식 연재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2018년에 발표한 ‘네임드 엘라이스 : 황제의 그녀’까지 실시간 랭킹 상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작가님께선 이 작품들의 성공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남편이 재결합을 요구합니다’를 처음 쓸 때, 동료 작가님들에게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네이버 시리즈로 가면 100만 뷰(view)라고. 사실 화이팅으로 외친 김칫국이었죠.

그런데 진짜로 런칭 2주 만에 100만 뷰를 달성해서 정말 놀랐습니다. 더불어 ‘네임드 엘라이스 : 황제의 그녀’가 재조명을 받아 신작과 구작이 동시 100만 뷰라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시상식은 아니지만, 지면의 기회를 얻어 독자님들을 향해 사랑을 외칩니다! 작품을 아껴주시는 독자님들과 네이버와 출판사 관계자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된 요인은 <독자님들이 좋아할 만한,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릴만한, 웹소설에 적합한 이야기를 쓰겠다>는 생각의 변화 같습니다.

제가 처음에 웹소설을 쓸 때는 창작자의 입장으로만,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데 집중했었습니다. 작가는 자기 철학을 작품에 녹여내어 쓰는 사람, 독자는 읽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웹소설 작가이자 편집자, 전문 강사이기도 하신 나인스펙트럼의 박현 대표님께 웹소설 피드백을 본격적으로 받게 되면서 생각의 프레임이 깨졌습니다(박현 님은 당시 제 담당자셨습니다).

이에 더해 선의를 가진 여러 동료 작가님들, 업계 최전방에서 달리시는 관계자분들과 경험과 생각을 소통하면서, 저는 <웹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창작 활동이며,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면서 완성해가는 대중 예술>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를 고스란히 인정한 후부터는 독자들이 웹소설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재미 요소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 웹소설 랭킹에 동시에 등극한,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의 웹소설 ‘네임드 엘라이드 : 황제의 그녀’와 ‘전남편이 재결합을 요구합니다’. 사진=디버스 대도서관 제공 <네이버 웹소설 랭킹에 동시에 등극한,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의 웹소설 ‘네임드 엘라이드 : 황제의 그녀’와 ‘전남편이 재결합을 요구합니다’. 사진=디버스 대도서관 제공>

Q4. 차기작 공개는 언제인지,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으신 지도 들려주세요.

여러 형태의 사랑 이야기나 주인공의 성장과 성공을 다룬 이야기 등등, 사실 쓰고 싶은 게 아직 많습니다. 그래서 계속 기획하며 쓰고 있습니다. <파혼에 성공한들>이라는 로판 차기작이 네이버 시리즈에서 독자님을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준비를 하고 있고요(예기치 못하게 많아진 일정으로 마감에 쫓기는 건 안 비밀입니다).

아주 멀리 있는 작품의 상황은 아직 무제여서인지 현재 저만 보입니다. 미래의 저는 더 성장한 작가의 역량으로 묵묵히 ‘혼자 쓰기’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을 거고요.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되어 전 세계의 독자와 함께 있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기존의 초대박작들이 부럽지 않을 만큼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저는 또 김칫국을 벤티샷으로 마십니다.

Q5. 작가님께서는 한국출판 마케팅 연구소에서 발행한 ‘기획회의 540호’(2021)에 ‘차세대의 글쓰기’라는 글을 기고하셨습니다. 웹소설뿐만 아니라 비주얼 노벨, 채팅형 소설 등, 다양한 소설 형식을 탐색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신 게 눈에 띄었는데요. 작가님은 앞으로 웹소설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웹소설과 가장 흡사한 IP를 꼽자면 십몇 년 전엔 ‘인소’라 불리던 인터넷 소설이었고, 더 전에는 장르 소설이었습니다. 이걸 한 단어로 규정하면 이야기, 스토리텔링이라고 불러요. 많이 거슬러 올라가 스토리텔링의 구조와 본질을 생각해봤었어요. 그랬더니 신데렐라가 로맨스 판타지고 반지의 제왕이 정통 판타지더라고요? 춘향전은 그 시절의 현대 로맨스고 홍길동 역시 그 시절의 현대 판타지고요. 스토리텔링은 시대에 맞춰 변화해 왔던 거예요.

지금은 더욱 다양한 스토리텔링 방법이 시도되고 있죠. 변화가 엄청 빠른 시대에요. 그런 만큼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겠죠. 교집합이 있으면 살펴볼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렇대도 그건 가능성일 뿐, 현재의 시장을 주도하는 건 웹소설입니다.

웹소설은 혼자서도 쓸 수 있고 가장 빠르게 반응을 얻어 낼 수 있습니다. 투자한 비용과 시간 대비 검증 효과가 엄청나요. 성공한 원천 IP는 안정성을 가지고 더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어요.

당연히 전망은 아주 밝고 창창하다고 생각해요. 진입이 쉬운 만큼 도전자도 많다 보니 일각에서는 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 웹소설은 이제 시작이에요.

당장 개개인의 느낌이야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스토리텔링 시장은 형태의 변형이 있었어도 업계에서 포화 상태였던 적은 없었습니다. 옛날부터 쭉 있었고, 계속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요. 국내 시장이 먼저 성장하고 있기에 복작거리는 느낌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시간문제예요. 먼저 글로벌로 나간 대형 IP들은 웹소설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겁니다. 웹소설의 시장은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이에요.

즉, 더 많은 사람이 이보다 훨씬 큰 글로벌 시장을 보고 웹소설에 도전할 겁니다. 평범한 저도 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 매력을 못 볼 리가 없어요. 당장 넷플릭스와 디즈니도 한국발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는 것만 봐도 답이 나오지 않나요?

Q6. 현재 온라인상에는 웹소설을 무료로 연재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많습니다. 쉽게 웹소설을 쓰고 공개할 수 있는 환경이지요. 하지만 누구나 프로 작가로 데뷔하는 것은 아니고, 또 데뷔했다 해도 전업 작가를 할 정도로 수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웹소설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웹소설은 쓰고자 하는 내용을 글로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다면 노력만으로도 성과를 어느 정도 낼 수 있습니다. 억대 연봉의 작가님들이 속속 등장하기에 많은 분이 <나도 웹소설을 써 볼까?> 라며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환영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접근만 쉬웠을 뿐, 실제로 글밥을 먹고 살게 되기까지의 여정은 마냥 쉽진 않았습니다. 하나의 직업에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은 최소 5년 정도 된다더군요. 그 이야기는 제게도 어김없이 적용되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웹소설 작가 역시 하나의 직업이니까요. 그만한 노력과 여러 가지의 지적 기반이 필요했습니다.

그럼 웹소설을 쓰는 게 마냥 어렵나? 생각하면 그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일 거 같아요. 하나의 직업을 갖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하고자 하는 사람은 해내는 법이니까요.

사실 우리는 이미 방법도 다 알고 있습니다. 독학으로 준비하거나, 현장에서 직접 구르고 체득하거나. 어느 쪽이든 노력 여하에 따라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제일 빠른 방법은 프로 작가의 강좌나 피드백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배워가며 실전과 병행하는 방식 같습니다. 웹소설 역시 다른 분야처럼 배워서 할 수 있습니다. 웹소설과 업계를 잘 아는 프로가 정확한 가이드를 한다면 아무래도 혼자 했을 때보다 정보나 속도 면에서 빠를 수밖에 없겠지요.

실제로도 강의하면서 지켜본 결과, 여러 수료생 예비 작가님들이 홀로 도전하는 분들에 비해 웹소설 작가로 자리 잡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계셨습니다.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의 웹소설 ‘폭군의 냥냥이’, ‘당신이 빠질 때까지’, ‘내 사랑 스토터’, ‘아 루아 이니마타’. 사진=디버스 대도서관 제공 <디버스 대도서관 작가의 웹소설 ‘폭군의 냥냥이’, ‘당신이 빠질 때까지’, ‘내 사랑 스토터’, ‘아 루아 이니마타’. 사진=디버스 대도서관 제공>

Q7. 작가님께서는 ‘KBS 웹소설 작가 양성과정’의 메인 강사이기도 하신데요. 강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KBS 웹소설 작가 양성 과정’에 웹소설과 업계에 오래 몸담으신 박현 대표님과 함께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기는 하겠지만, 함께 가면 글로벌 시장까지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는 박현 대표님의 여러 초대에 감사히 응했습니다.

이 강좌는 웹소설의 중요 기반이 되는 필수 과정과 본격적인 1:1 피드백이 계속되는 심화· 마스터 과정을 거쳐 예비 작가님이 프로 작가님으로 고속 성장할 수 있도록 가이드합니다.
또 수료생들의 선의가 뭉친 전용 커뮤니티를 구축하여 작가 간의 경쟁 구도가 아닌 동반 성장 구도로 프레임을 전환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하고 바른 업계 문화 정립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이 아닌 동반 성장을 주 방향으로 잡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점유하려면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 개의 강력한 원천 IP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국내외의 여러 플랫폼, 다양한 협력업체들과 이 초대형 문화의 흐름에 동승하고자 합니다.

감사하게도 필수 과정 1기 모집이 성공적이어서 다음 단계인 심화 과정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필수 과정 2기생을 10월 18일부터 11월 8일까지 모집 중입니다. 점점 커지는 웹소설의 판에서 상호 간 선의를 가지고 함께 성장하실 예비 작가님들을 기다립니다.

Q8. 마지막으로 웹소설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멋진 수입도 좋지만, 무엇보다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는 연 1억 이상의 인세를, 누군가는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50만 원의 인세를 바라며 웹소설 작가가 되기를 꿈꿉니다.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개개인의 달성 시기는 다 다르겠지만,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웹소설 분야는 어느 정도까지는 배워서 되는 업계니까요. 다만 상업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길은 정직하고 성실하며 상식적인 것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원하시는 성공을 위해 선의로 움직이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본인을 위한 선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몸과 정신을 건강히 하시고, 독자를 위한 선의로 함께 즐기고 호흡하는 스토리텔링을 하는 거죠. 웹소설 작가는 독자의,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글을 쓰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업계를 위한 선의로 서로를 응원하셨으면 합니다. 내가 보낸 선의가 바로 내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장담컨대, 작가님들이 걷는 길에 쌓은 선의가 작가님을 행복한 웹소설 작가로 만들어 줄 겁니다.

Q9.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행복한 집필 생활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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