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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보이스4’(13) 이규형의 범죄는 다른 인격의 무의식이 한 일이 아닌, 본 인격의 의식이 한 일인가?

발행일 : 2021-07-31 01:31:35

마진원, 김정현 극본, 신용휘, 윤라영 연출, tvN 금토드라마 <보이스4: 심판의 시간>(이하 <보이스4>) 제13화는 ‘심판의 시간’이다. 동방민(이규형 분)의 다른 인격은 도저히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무의식이 만든 새로운 인격이 아니라, 의식이 명확한 의미와 목표를 가지고 만든 인격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동방민이 다른 인격에 지배당하고 있던 게 아니라 다른 인격을 지배하고 있던 것이라면, 동방민에게 측은지심과 분노의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던 시청자는 이제 동방민을 본격적인 공포의 대상으로 느끼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무의식이 만든 새로운 인격이 아닌, 의식이 명확한 의지와 목표를 가지고 만든 인격인가?
 
<보이스4> 제13화는 영화 같은 속도감을 내며 빠른 진행을 했다. 속도감 속에 이뤄진, 개념을 바꾸는 반전은 시즌4 전체의 스토리텔링과 메시지를 배가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이스4>는 동방민의 다인성 망상장애를 줄곧 다뤘는데, 제13화는 내부의 방향을 바꿔 캐릭터 자체를 뒤흔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동방민 내부의 다른 인격들은 무의식이 만든 인격이 아닌, 의식이 명확한 의지와 목표를 가지고 만든 인격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동방민의 본 인격 자체가 가지고 있던 인격 장애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의식이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무의식이 다른 인격을 만든 것이라면 동방민 자체의 본 인격은 빌런과는 반대 방향에 있어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본 인격 자체의 인격 장애는 이전 시즌의 빌런들이 가졌던 특징과의 공통점이다. 시즌4의 빌런이 새로운 형태의 빌런이면서도 동시에 이전의 빌런들이 가졌던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인데, 시즌제 드라마에서 이런 변화 속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점에 감탄하게 된다.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다른 인격에 지배당하고 있던 게 아니라, 다른 인격을 지배하고 있던 것이었나?
 
<보이스4> 제13화에서 동방민의 성격 변화는 동방민이 다른 인격에 지배당하고 있던 게 아니라, 다른 인격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추정을 하게 만든다. 이는 시즌4의 마지막에 반전을 선사함과 동시에 시즌5의 빌런이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질주하게 될지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의식적으로 심리적 면죄부를 확보하며 죄책감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면에 세 가지 인격을 만들었다면, 여느 다인성 망상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동방민은 훨씬 더 무서운 인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시즌4의 빌런이 상처를 가진 빌런이었다면, 시즌5의 빌런은 악마 그 자체일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시즌4의 빌런과 시즌5의 빌런이 외견상으로는 동방민이라는 같은 사람이지만, 시즌4 마지막화와 시즌5에서는 지금까지의 빌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폭주할 수 있다고 예상된다.
 
동방민이 지금까지 다른 인격인 척하며 사람들을 죽였다면, 실제 본인이 의식적으로 한 살인이 된다. <보이스4>의 시청자는 동방민에 대한 분노와 측은지심의 양가감정을 동시에 가졌을 수도 있는데, 이제는 공포의 정서가 집중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양가감정은 두 가지 상호 대립되거나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전 방송에서 데릭조(송승헌 분)는 동방민에게 다른 인격이 한 범죄도 동방민이 한 거라고 직면하게 만들었는데, <보이스4> 제13화는 이전 화차에서의 데릭조의 말이 강력한 암시였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
 
<보이스4> 제14화에서 동방민이 과거 자신과 어린 강권주 사이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강권주(이하나 분)의 감정에 혼란과 갈등이 증폭되며 시즌4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4’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시즌4에서 강권주는 이전 시즌과는 달리 현장에 자주 출동했고, 그것도 데릭조와 함께 팀워크를 발휘함으로써 차별화를 만들었다. <보이스5>의 강권주 캐릭터의 방향은 어쩌면 <보이스4> 마지막화의 동방민의 입에 달려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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