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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여성가족부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권수영 이사장! 사각지대를 찾아가며

발행일 : 2021-06-08 15:46:02

여성가족부가 주최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은 전국 방방곡곡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프로그램이다. 일반 국민 대상 성폭력·가정폭력·성희롱·성매매·디지털 성범죄 등 예방교육을 무료 지원하는 사업으로, 교육을 받은 시민이 ‘나’의 행복을 지키는 것 뿐 아니라 주변에 관심을 갖고 지역 안전파수꾼으로서 예방을 실천하여 성폭력·가정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을 수행한다.
 
이 사업의 전국단위에 대한 중앙기관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맡고 있으며, 서울권역의 경우 서울특별시가 공동 사업주최 기관으로 참여한다. 전국 18개 지역기관 중 서울기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개년 동안 사단법인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담당한다.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는 지난 2018년 9월, 서울시민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설립됐다.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수행하는 상담전문가의 전문역량 강화에 힘쓰며 특히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원활동, 학술연구 수행을 목적으로 한다. 다양한 상담분야에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권수영 이사장을 만나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대중 강연하는 권수영 교수. 사진=세바시 제공 <대중 강연하는 권수영 교수. 사진=세바시 제공>

이하 권수영 이사장(연세대학교 교수)와의 일문일답.
 
Q1. 권수영 이사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사장 권수영입니다. 사단법인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의 창립 멤버이자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로 상담학자와 상담전문가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2. 이사장님께서는 상담학 전문가로서 교수이자 강연자 그리고 상담사로 정말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고 TV에도 자주 뵙고 있습니다.
 
상담이라는 분야가 상담실 안에 혹은 연구실이나 학교 안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분야와 장소에서 사용되고 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웰빙, 힐링에 이어 안전과 정의가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상담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더욱 건강해지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 역시 많은 활동을 통해 상담의 중요성 그리고 필요성을 알리고 좀 더 가깝고 삶에 밀착되어 만날 수 있는 상담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3. 말씀하신 것처럼 상담이 상담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필요하고 또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여러 국가적 재난을 겪으면서 이전에는 신체적 치료, 물리적 회복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심리적 치유와 회복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위해 내담자가 상담실을 찾아야만 상담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장소에 직접 전문상담인이 가서 상담이 필요한 분들을 만나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웃리치라는 개념은 교회에서 사용되던 용어인데요, 지금은 찾아가는 서비스 개념이 복지 분야를 비롯하여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상담역시 찾아가는 상담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저희 법인은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심리상담을 수행하고자 하는 전문상담서비스 지원 단체입니다.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사진=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KCSN) 제공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사진=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KCSN) 제공>

그러다보니 법인과 함께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찾아가는 상담서비스에 익숙하며,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는 분들입니다. 2019년에 법인에서 처음 맡은 사업이 서울시에서 위탁받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의 핵심은 디지털성범죄로 고통을 받는 피해생존자들이 상담실에 올 수 없을 만큼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고 상처와 좌절로 고통 받고 있을 때 좀 더 쉽고 안전하게 상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상담을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찾아간다고 해서 집에 간다는 것이 아니라, 피해생존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지역을 함께 협의해서 그곳에서 상담을 수행했고, 전문상담사들이 먼 거리도 마다않고 출장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찾아가는 상담 방식은 이후 서울시 성평등기금에서 후원하는 ‘함께해요, 우리’ 사업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젠더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상담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4. 찾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상담에서 적용될 수 있고 또 현장에서 중요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상담을 통해 치유뿐만 아니라 삶을 건강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씀에 대해서도 더 듣고 싶습니다.
 
상담은 어떻게 보면 문제가 생기고 나서 이루어지는 사후 개입의 측면이 강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담이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 전체를 건강하게 하는데, 행복하게 하는데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상담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삶을 이해할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상담을 통한 어떤 문제의 예방적 측면을 강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폭력을 예로 들까요. 우리 모두는 다양한 범죄나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해를 받을 수도 있고 가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피해나 가해에 대한 예방적 개입으로 폭력예방교육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만 봐도 MZ세대라고 해서 다른 세대와는 폭력 민감성이 다릅니다. 강한 물리적 폭력만이 아니라 언어, 행동, 분위기 등 다양한 장면에서 폭력을 당하거나 가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력에 대한 기존관념과 다른 접근이 필요한데요, 이전에는 인성교육이라고 하면 옳고 그름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윤리, 도덕 등을 강조했습니다.

EBS ‘부모’에 출연 중인 권수영 교수. 사진=EBS 제공 <EBS ‘부모’에 출연 중인 권수영 교수. 사진=EBS 제공>

이제는 관계를 증진하고 자기를 성찰하는 등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 즉 나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형성하느냐가 폭력예방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금지하기 때문에 폭력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와 통찰, 깊은 관계 형성으로 폭력을 스스로 멈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교육은 기존의 제도권에서 이루어지는 딱딱한 방식으로는 제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이 역시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이 되어야 하며, 맞춤형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앞에서 강사가 이야기해도 졸고 있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교육이 제공되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을 통해 보다 깊은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저희 법인에서는 올해부터 서울시와 여성가족부에 위탁을 받아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인데, 저희는 서울지역을 맡았습니다. 누구나 일반시민으로 교육을 신청하면 이미 많은 훈련과 경력이 있는 전문강사님들이 말 그대로 어디든 찾아가서 교육을 진행합니다. 만족도도 높아서 한번 신청했던 곳들은 재수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저희가 수행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또한 사업을 잘 수행하면서 상담의 예방적 측면으로서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이 잘 진행되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신청도 부탁드립니다.
 
찾아감과 상담의 절묘한 만남이 우리 삶을 건강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사단법인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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