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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구토인간’ 김다솜! 울림이 있으면서도 뛰어난 대사전달력으로 감정과 정서를 공유하다

발행일 : 2021-04-13 15:50:37

정형석 작/연출, 드림시어터컴퍼니 제작, 연극 <구토인간(구십분 토론 인간)>이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소극장 혜화당에서 공연됐다. <2021년 제6회 SF연극제 - 낭독극전>의 일환 공연된 작품으로, ‘토론’이라는 형식을 통해 무대극과 낭독극의 간극을 메우려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여권자 역의 김다솜은 울림이 있으면서도 명확한 발성을 통해 빠른 대사, 격정적인 고음의 대사에서도 뛰어난 대사전달력으로 감정과 정서를 구체적으로 공유한다. 극 후반부 멀티 역으로의 변신을 통해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줘 전막 무대극에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구토인간(구십분 토론 인간)’ 공연사진. 사진=드림시어터컴퍼니 제공 <‘구토인간(구십분 토론 인간)’ 공연사진. 사진=드림시어터컴퍼니 제공>

◇ 무대극과 낭독극의 간극을 메워, 격렬한 토론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다
 
<구토인간>은 ‘슈퍼베이비의 탄생, 축복인가 재앙인가’라는 부제를 가진 토론 형식의 낭독공연이다. 공정희(송다원 분)의 사회로 김권충(이성원 분), 조신해(이선영 분), 이상만(신정만 분), 여권자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토론의 형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실제 무대공연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생략된 낭독극이기 때문에, 낭독극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무대극에서의 몰입을 최대한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을 발휘한 작품이다.

‘구토인간(구십분 토론 인간)’ 공연사진. 사진=드림시어터컴퍼니 제공 <‘구토인간(구십분 토론 인간)’ 공연사진. 사진=드림시어터컴퍼니 제공>

지문(오희석 분)을 읽어주는 배우가 형식을 전달한다면, 멀티(서진혁, 장운식, 신나라, 김다솜 분) 역을 맡은 배우들은 변화와 다양성을 줘 관객이 쉬어갈 수 있도록 강약을 조절한다. 토론 후반부에 여권자에서 박보건(신나라 분)으로 토론자가 바뀌는 것은 정적인 무대 장치를 배우의 역할 변경을 통해 동적인 공간으로 보완하려는 시도였을 수 있다.
 
◇ 울림이 있으면서도 명확한 발성! 빠른 대사, 격정적인 고음의 대사에서도 뛰어난 대사전달력으로 감정과 정서를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김다솜!
 
<구토인간>에서 김다솜은 선명한 목소리, 울림이 있으면서도 명확한 발성으로 무대의 균형을 잡는다. 대사가 무척 많은 공연에서 분명한 대사전달력은 돋보이는데, 빠른 대사, 격정적인 고음의 대사에서도 대사전달력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극을 일관성 있게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 이는 앞으로 쭉 뻗어나가는 발성을 표출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구토인간(구십분 토론 인간)’ 공연사진. 사진=드림시어터컴퍼니 제공 <‘구토인간(구십분 토론 인간)’ 공연사진. 사진=드림시어터컴퍼니 제공>

선명한 전달을 하기 때문에 관객은 김다솜의 대사를 있는 그 자리에서 몰입해 받아들일 수 있는데, 내용 전달뿐만 아니라 감정과 정서의 전달이 구체적이라는 점 또한 관객의 감정이입을 돕는다.
 
김다솜의 표정 연기 또한 주목된다. 대사 특히 격정적인 대사를 할 때뿐만 아니라, 가만히 앉아있을 때도 순간순간 여권자 캐릭터가 느끼는 불편함을 얼굴 표정의 디테일한 변화로 표현하는데, 여권자가 아닌 김다솜이 느끼는 불편함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실감 났다.

김다솜. 사진=김다솜 제공 <김다솜. 사진=김다솜 제공>

김다솜은 여권자 역을 맡았을 때 일관성 있게 질주하는 연기를 펼쳤다면, 멀티 역에서 디테일한 설정 변화를 통해 다양한 역할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변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멀티 역을 소화할 때는 부드러움과 귀여움, 상냥하면서도 당참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한 것이다.
 
여권자 역을 할 때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연기적 설정인가, 개인의 성향인가 궁금했을 수도 있는 관객은 멀티 역을 소화하는 김다솜을 보며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낭독극이 아닌 전막 무대극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다솜. 사진=김다솜 제공 <김다솜. 사진=김다솜 제공>

극 후반부 역할 변화에 따른 김다솜의 변신은, 어쩌면 변신이라기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지만 아직 보여주지 않은 게 김다솜이라는 배우 안에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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