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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전남도립국악단 제7대 예술감독 류형선! 예술은 ‘동시대의 가치가 오감으로 작동하는 방식’

발행일 : 2020-03-09 10:44:16

예술은 ‘동시대의 가치가 오감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전남도립국악단 제7대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류형선 작곡가는 한국 전통음악으로 아름다운 감수성이 지배하는, 사람 사는 맛 나는 세상을 꿈꾼다.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으로서의 계획과 추구하는 음악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이성진 작가 제공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이성진 작가 제공>

이하 전남도립국악단 제7대 예술감독 류형선 작곡가와의 일문일답
 
Q1. 류형선 작곡가님! 전남도립국악단 제7대 예술감독 위촉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라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입니다. 지금까지는 작곡가, 음반프로듀서로 평생 살아 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경기예술창작소 수석마스터, 숨 엔터테인먼트 예술감독, 그리고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으로 살아 온 궤적이 있고, KBS국악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음악인들의 국악시대, 음악의 건강한 생태계... 이런 화두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Q2. 탁월한 음악적 감각과 창작 능력을 가지신 아트스트로 존경받고 있으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 활동을 하셨는지 알려주세요.
 
국악를 바탕으로 동시대의 다양한 감수성과 소통 할 수 있는 작품쓰기에 주력 해 왔어요. 그간 400여 작품을 발표 해 왔는데, 뮤지컬, 국악극, 관현악곡, 실내악, 칸타타, 오라트리오, 영화음악, 시노래, 동요, 합창, 기독교 음악 등 작품 활동의 보폭이 상당히 넓었습니다.
 
음반 프로듀서로서 국악 관련 음반을 대략 50종정도 제작해서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제작한 음반들이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제법 폭넓게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영화 ‘귀향’의 주제가 <가시리>, 안은경의 피리독주곡 <나무가 있는 언덕>, 국악동요 <내똥꼬>, <모두 다 꽃이야>, 전래자장가 <자미잠이>, 강은일의 해금독주곡 <오래된 미래>, <비에 젖은 해금>... 대략 이런 작품의 작곡가로, 일반 대중들과 나의 접촉창구가 개설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음악이 가장 뜨겁게 달구어져 있는 권역은 삶에 대한 통찰력을 담지하고 있는 시적 언어를 음악의 언어로 빚어내는 ‘시노래’ 작품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령 문익환 목사 헌정음반 <뜨거운 마음> 같은 음반이 대표적인 경우가 되겠지요. 이 음반 때문에 ‘블랙리스트’ 대접을 받기도 했습니다.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이성진 작가 제공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이성진 작가 제공>

Q3. 전남도립국악단은 어떤 예술단인가요?
 
전라남도청 소속 국악예술단입니다. 무용부·사물부·창악부·기악부로 구성된 총 80명의 예술단원이구요. 도청소재지인 무안의 남도소리울림터에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뭐든 해 볼 수 있는 조건과 능력을 갖춘 예술단입니다.
 
Q4. 예술감독이 되셨으니 전남도립국악단과 더불어 어떤 미래를 만드실 예정이신지 말씀해주세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내게 주어진 예술감독의 업무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첫째, 남도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 나오는 현대적 감각의 악가무타(樂歌舞打) 콘텐츠로 전남도립국악단의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실현 가능한 계획이 내 머리와 가슴 어딘가에 꿈틀거리고 있지만, 일단은 우리 단원 한 분 한 분을 만나 봐야겠어요. 우리가 어디까지 함께 내 달려 갈 수 있을지, 몹시 궁금합니다.
 
둘째는 전라남도립국악단의 악가무타(樂歌舞打) 온라인 콘텐츠로 도민과 국민, 더 나아가 글로벌 콘텐츠로 기능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은 현재 전남도립국악단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나의 중점사업입니다.
 
경쟁력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제게 있다는 것은 기존의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과 컴퓨터로 ‘소비하고 싶은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의 전남도립국악단의 온라인 콘텐츠가 촘촘하게 집적되어 있어야, 보다 안정감 있는 관객개발이 또한 가능할 것입니다.

셋째, 전남도립국악단이 국악의 공공적 이슈와 가치를 선점해 내는 사업을 하렵니다. 국악이 가야 할 미래의 가치, 현존하는 국악이 내딛어야 할 다음 단계의 이슈, 전남도립국악단이 애써 성취한 것을 모든 국악인들이 함께 나누어 갖는, 그런 공공적 가치와 예술적 이슈를 선점하는 사업은 전라남도청 소속 예술단이라면 당연히 품어야 할 몫의 과제입니다.
 
구체적인 여러 사업안이 준비되어 있지만 아직 세세한 말씀은 못 드립니다. 다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예술의 공공적 가치의 선점과 음악적 의제설정을 통해 전라남도립국악단의 음악적 위상을 끌어 올리는 것입니다. 전남도립국악단이 ‘미래가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예술적 사건’을 만드는 곳이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예술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단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실현 가능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겠지요. 내내 함께 꿈을 꾸면서, 가슴 뛰는 나날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알맹이 탄탄하게 채우고 싶습니다. 실현 가능하지 않은 일에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습니다.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Q5. 류형선 예술감독님이 꿈꾸시는 음악 세상이 궁금합니다.
 
판소리를 설명하는 허다한 수식 중에 ‘이면을 그리는 예술’이라는 명제가 있는데, 나는 이 명제를 참 좋아합니다. 음악의 뿌리인 삶, 그 삶의 깊은 저변을 건드리는 수준의 감동! 그것을 자신의 음악철학으로 거머쥔 것이 판소리이고 산조입니다. 거절할 수 없는 유혹과도 같은 감각으로 음악을 빚어내야겠지만, 더 중요하게는 그 결실이 삶의 뿌리를 건드리는 수준의 감동이어야 합니다.
 
바로 이 대목이 한국전통음악의 핵심가치라고 생각해요. 일테면 뭔가 감동이 번져 오는데, 내 삶의 뿌리를 건드리는 수준의 감동이다, 그런 음악을 성취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뭔가를 붙들고 애 써온 이들의 성취가 역사적으로 집적되어 공짜로 물려받은 것, 그것이 내 음악인생이 거점으로 삼아 온 우리의 전통음악의 실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예술은 ‘동시대의 가치가 오감으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한국 전통음악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저변을 뜨겁게 달구어서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감수성이 지배하는, 사람 사는 맛 나는 세상이길 바랍니다. 그런 음악이 생성될 수 있는 자격을 음악인들이 갖추어야겠지요. 나부터, 늘 성찰하면서 살겠습니다.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류형선 예술감독.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Q6. 마지막으로 하시고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들려주세요.
 
고유성이라는 단어를 양적 개념으로 환원하면 지역성입니다. 현 시기 글로벌 예술 콘텐츠의 공통된 특성은 지역적 고유성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맥락에서 국악의 가치와 비전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전라남도립국악단의 지역적 고유성이 현대적 오감을 입게 되었을 때 실현 가능한 아름다운 상상을 하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 상상이 실체로 구현될 수 있도록, 전라남도립국악단의 예술감독의 포지션에서 결정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신나는 도전을 단원들과 더불어 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도민과 국민, 그리고 지구촌 사람들 모두에게 유익한 것으로 헌정하고 싶습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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