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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모네에서 세잔까지’(3) 카미유 피사로! 전체와 부분을 모두 살리는, 미친 디테일

발행일 : 2020-01-22 10:58:09

1월 17일부터 4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제5전시실, 제6전시실에서, 예술의전당,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컬쳐앤아이리더스 주최 <모네에서 세잔까지: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展>(이하 <모네에서 세잔까지>)이 전시 중이다.
 
본지는 <모네에서 세잔까지>의 전시 작품 중에서 막시밀리앙 뤼스, 폴 고갱의 작품에 이어, 카미유 피사로의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와 ‘잔느의 초상화’에 대한 리뷰를 공유한다.
 
◇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Morning, Sunlight Effect, Eragny),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1899’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의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Morning, Sunlight Effect, Eragny),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1899’는 무척 입체적인 그림이다. 하나의 화폭에 모든 걸 담은 게 아니라, 원근에 따라 여러 개의 그림을 그린 후 합친 것 같은 원근감과 입체감이 느껴지는데, 멀리 있는 것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Morning, Sunlight Effect, Eragny),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1899’.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제공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Morning, Sunlight Effect, Eragny),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1899’.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제공>

나뭇잎, 잔디, 수풀 등은 사진이나 실사 영화로 표현할 때는 장소와 시간을 잘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지만, 그림이나 3D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의 전체적인 조화와 함께 각각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피사로가 얼마나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겼는지가 느껴지는데, 피사로는 전체적인 이미지와 정서뿐만 아니라 개별 대상과 부분의 인상까지도 무척 강렬하게 느꼈고 그 모든 걸 그림 속에 담으려고 했을 것이다.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는 그림의 부분 부분만 캡처해도 여러 개의 훌륭한 작품으로 보인다는 점이 놀랍다. 작가가 얼마나 섬세하고 감각적이며 집요했는지 상상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고 느껴진다. 피사로가 요즘 태어나 3D 애니메이션이나 CG를 만들었다면, 정말 미친 디테일을 발휘해 또 새로운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잔느의 초상화(Portrait of Jeanne),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ca. 1893’
 
카미유 피사로의 ‘잔느의 초상화(Portrait of Jeanne),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ca. 1893’를 보면 작가가 잔느에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섬세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느껴진다.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잔느의 초상화(Portrait of Jeanne),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ca. 1893’.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제공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잔느의 초상화(Portrait of Jeanne),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ca. 1893’. 사진=컬쳐앤아이리더스 제공>

피사로의 풍경화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가 보이는 것에 대한 미친 디테일을 발휘한다면, 피사로의 인물화 ‘잔느의 초상화’는 상대방의 비언어적 표현 속에 어떤 내면이 담겨있는지를 애정으로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속 잔느는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잔느의 표정은 도도하게 보이기도 하고, 긴장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얼굴을 빼고 상체만 보면 당당하고 화사한 느낌이 전달되는데, 신체의 각 부분을 다른 정서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피사로가 잔느의 내면에 다양함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잔느의 초상화’에서 피사로는 붓터치의 방향을 통해 흐름을 표현하려고 했을 수 있다. 쓰다듬는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잔느의 머리카락을 집중해 보면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피사로는 잔느의 머리카락을 그리면서 실제로 쓰다듬는 것처럼 그렸을 수 있다. 실제로 그림 속 잔느의 머리카락 웨이브를 따라가면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딘가를 쳐다보는 잔느의 눈동자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무언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잔느 왼 볼의 빨간색처럼 관람객도 상기될 수 있다. ‘잔느의 초상화’는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화사함과 불안함의 상반되는 감정을 야기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인물화에 인물의 내면을 담았기 때문에, 인물화를 보는 관람객에게 인물의 내면이 전달되는 것은 무척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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