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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 내 인생 다시, 봄날! 강원도 탄광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

발행일 : 2019-09-30 13:15:05

박상미 연출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가 9월 18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앞에서 상영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주최한 토크 콘서트 ‘한국 현대사를 만나다’는 한국 현대사를 경험한 분들을 모시고 관람객들과 함께 그분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보는 자리이다. 더공감 마음학교 대표이자 영화의 총감독인 박상미의 대담에 이규현, 박시은이 구술자로 참여했고, 해금 연주자 황재인이 강원도의 소리를 전해줬다.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는 책을 만드는 과정과 동시에,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그냥 평범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지만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배려를 내포한 질문을 던지면서 공감해주고 반영해주는 박상미 감독과 꼴두마을 어르신들이 만든 이야기에는, 감동 못지않게 웃음 포인트도 살아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 포스터. 사진=더공감 마음학교 제공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 포스터. 사진=더공감 마음학교 제공>

◇ 책을 만드는 과정과 동시에,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에 담다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는 강원도 탄광마을인 상동 꼴두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 마을의 이야기를 동명의 책으로 만들었고, 그 과정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는 동명의 책을 만드는 과정과 동시에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의 내레이션은 박상미 감독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았다. 1960년대 한국에서 명동 다음으로 번화했었다는 내레이션을 통해 사실을 알려준 후, 쇠락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상처였다는 감정을 공유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영화는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 그냥 평범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지만,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배려를 내포한 질문을 던지면서 공감해주고 반영해주는 박상미 감독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에서 박상미 감독은 관조하는데 머물지 않고 적정한 선을 유지하면서 꼴두마을 어르신들이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냥 평범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지만,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내포한 질문은 등장인물과 관객 모두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속에 있는 진짜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디테일한 질문법은 인상적인데, 그냥 툭툭 던지는 것 같은 칭찬에도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정서를 핵심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박상미 감독은 대놓고 어르신들을 칭찬하기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사이를 파고들어 칭찬으로 채운다. 칭찬을 해주는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니라, 칭찬을 받는 사람이 원래부터 칭찬받을 존재였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무척 감동적이다. 심리학자가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의 매력이자 감동이라고 느껴진다.
 
◇ 지역, 사건, 역사보다 사람에게 더욱 집중한 다큐멘터리! 감동 못지않게 웃음 포인트도 살아있는 영화!
 
<내 인생, 책 한권을 낳았네>는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은 영화이다. 마을의 이야기 못지않게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무척 재미있게 진행되는데, 웃음을 주기 위해 촘촘히 준비된 대본을 뛰어난 배우가 정말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재미가 있다. 감동 못지않게 웃음 포인트도 살아있다는 점은 일반 관객들도 편하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박상미 감독은 책을 만들면서 꼴두마을 어르신들에게 각각 ‘작가’라는 이름과 의미를 부여했다. 책을 같이 만든 작가들의 표정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긍정적이고 즐겁게 풀어낸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고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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