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제6회는 ‘좋알람 배지 클럽’의 의미와 존재에 대해 알려줬는데, 자랑할 만한 명예일 수도 있지만 인싸에 들어가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애정결핍을 반증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좋알람 방패’는 마음을 보호해주는 좋은 것이라고 얼핏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마음을 숨기고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좋알람 방패’가 ‘좋알람 감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좋알람 배지 클럽’ 자랑할 만한 명예인가? 인싸에 들어가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애정결핍의 대명사인가?
<좋아하면 울리는> 제6회에서는 ‘좋알람 배지 클럽’의 개념과 존재를 알려줬다. 자신의 좋알람이 많이 울려 공식 기록을 받은 사람들이 ‘명예의 전당’과 같은 의미를 부여받은 것이다.
좋알람 배지 클럽은 자랑할 만한 명예로 볼 수도 있지만, 인싸에 들어가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애정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기를 과시하기 위해 집착하는 모습의 대명사라고 볼 수도 있다.
좋알람 배지 클럽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든다. 특별함이라는 특권의식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자아가 약하기에 좋알람 배지 클럽이라는, 인싸 중의 인싸인 핵인싸에 들어가야 안전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아웃사이더(outsider)와는 다르게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들을 뜻한다. 아웃사이더의 줄임말은 아싸이고, 인싸 중에서도 핵심적인 인싸를 핵인싸라고 부른다.
연예인이나 재력가 등 유명인일지라도 인싸라는 타이틀을 가지지 못하면, 그들의 무리에 끼지 못하면, 자기 자신의 존재감만으로는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정도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좋아하면 울리는> 제6회는 반증한다.
◇ 이제 당신의 마음은 보호됩니다 ‘좋알람 방패’
<좋아하면 울리는> 제6회의 부제는 ‘이제 당신의 마음은 보호됩니다’이다. 여기에서 마음이 보호된다는 것은, 내 마음을 마음대로 표출해도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하고 행동해도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을 숨길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천덕구(이재응 분)는 김조조(김소현 분)에게 더 이상 상처받지 말라고 ‘좋알람 방패’를 선물한다. 좋알람 방패는 내가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도 내 마음이 다치지 않게 막아주는 방패가 아니라,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는 방패이다.
숨기는 것이 보호라면,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게 위험하다는 가정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좋알람 개발자로 추정되는 천덕구의 경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데, 숨길 수 있는 게 보호라고 억지로 믿어야만 하는 것을 보며 매우 마음이 아프다.
좋알람 방패 또한 좋알람 앱을 깔고 있을 때 유용한 것이다. 좋알람 방패는 마음을 숨기는 기능을 할 뿐, 좋알람 자체로부터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근본적인 판을 흔들어 본질로부터 조조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감정의 표현과 전달을 차단하는 것일 뿐이다. 좋알람 방패는 방패처럼 보이지만, 좋은 방패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 마음을 여는 것도 닫는 것도 자율의지대로 할 수 없는 세상
<좋아하면 울리는> 제6회는 마음을 여는 것도 닫는 것도 자신의 자율의지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을 보여준다. 마음을 열었다 다시 닫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무척 공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을 열 때 좋알람이라는 앱을 이용했기에, 마음을 닫을 때도 방패(!) 앱을 이용해야 하는 <좋아하면 울리는> 속 현실은 매우 씁쓸하다. 인간의 의지뿐만 아니라 무의식도 앱에 지배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서관 자리 잡아주고, 캔 커피 건네주는 등 이혜영(정가람 분)의 옛날식 사랑법이 <좋아하면 울리는>에서는 오히려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조조에 대한 혜영의 옛날식 어필법을 보면서 낭만적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고, 지루하고 답답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마음을 표현하는 어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면 울리는>은, 어플이 없을 때 사람들이 인간 본성, 본능으로 표현하던 방식이 더 좋은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좋알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만들면서도, 좋알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것 또한 놓치지 않는다. 서로 반대되는 의견이 공존하게 만든 스토리텔링이, 많은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좋아하면 울리는>의 영향력 안에 어쩌면 심리적인 10미터의 영향력 원 안에 머물게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