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애니메이션 제작, 딜런 브라운 감독의 <원더랜드(Wonder Park)>는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에서의 동심과 상상력, 아이의 천재성에 대한 수용과 인정, 부모에 대한 믿음을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본지는 일반 관객으로서의 리뷰와 심리학 이론을 적용한 리뷰를 총 7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 상상의 세계 속 원더랜드와 현실의 세계 속 원더랜드! 현실 세계 속 원더랜드의 두 가지 판타지!
<원더랜드>에는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공존하며 교차한다. 상상의 세계 속 원더랜드와 현실의 세계 속 원더랜드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데, 꿈과 이상, 꿈과 현실이 분리돼 있지 않고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원더랜드>의 세계관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교차, 중첩, 연결된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에 대한 표현은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더욱 개연성 있게 표현된다. <원더랜드>에는 두 개의 테마파크가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세 개의 테마파크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제일 먼저 만들어진 테마파크는 준이 자신의 집 안에 모형으로 만든 테마파크인 원더랜드이다. 집안의 원더랜드를 토대로 준의 상상 속에는 두 번째 테마파크인 상상의 원더랜드가 존재한다.
어느 날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준은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원더랜드를 실제로 발견하게 되는데, 세 번째 원더랜드는 정말 꿈에 그리던 원더랜드였지만 눈에 보이기에 오히려 믿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현실의 세계 속 원더랜드도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더랜드에는 어린이를 비롯해 사람이 방문객으로 찾아오는데, 테마파크/놀이동산인 원더랜드를 운영하는 것은 동물들이다.
동물 탈, 인형 탈을 쓴 사람이 아니라 진짜 동물이 놀이동산 운영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상상하는 대로 현실이 되는 세계가 펼쳐진다는 판타지 외에 또 하나의 판타지는 동물 탈이 아닌 진짜 동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원더랜드의 동물들은 실사 영화가 다 담지 못하는 애니적 정서를 만든다. 현실적이지 않으면서도 의인화돼 있기에 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실사 영화에서 CG로 표현한 동물이 아닌 애니메이션에서의 동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과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원더랜드>에서는 뛰어난 3D 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을 통해, 애니적 정서 또한 만들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 반짝반짝 빛나라고 말하는 엄마 vs. 그림자 효과
<원더랜드>에서 엄마는 딸인 준에게 반짝반짝 빛나라고 말하면서, 딸을 ‘원더랜드의 미친 존재감’이라고 표현한다. <원더랜드> 초반의 밝은 색감은 동심과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인데, 엄마가 병원으로 간 후 모든 대상에 그림자가 생겨 확연한 변화와 차이를 보여준다.
그림자 효과와 명암 표현은 <원더랜드>의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사 영화에서도 반투명 혹은 간접조명을 이용해 어둡지만 형체를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명암을 조절할 때 멋진 영상이 나오는데, <원더랜드>에는 밝지만 전체적인 그림자 효과로 인해 우울하거나 다운된 정서를 실감 나게 표현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 딸의 천재성에 대한 수용과 인정! 부모에 대한 믿음!
<원더랜드>에서 준은 남다른 행동을 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천재적인 재능이라고 볼 수도 있고, 성적과 무관한 놀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처음부터 못하게 했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는 놀아주다가 그 이상은 하지 못하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원더랜드>에서 준의 엄마와 아빠는 준의 행동을 수용하고 인정한다. 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준을 인정하고 수용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딸인 준은 부모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엄마에 대한 믿음이 강한데, 부모 자체를 믿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부모이기에 더욱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 아이가 나를 믿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원더랜드>의 엄마와 아빠, 딸의 관계에서 추론할 수도 있다. 내가 믿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거나 혹은 내가 아이를 먼저 수용하고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딸에 대한 수용과 인정, 부모에 대한 믿음은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