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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놋-N.O.T’ 정혜진 예술감독의 서울시무용단이 어떤 색깔을 펼칠지 예측할 수 있었던 무대

발행일 : 2019-05-24 18:58:34

서울시무용단 창작무용극 <놋-N.O.T>(이하 놋>)이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예술감독 및 안무 정혜진, 극작 김성란, 연출 오경택이 만들었는데, 정혜진 신임 단장의 색을 입힌 서울시무용단의 2019년 첫 정기공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명확하게 던져진 화두와 메시지는 <놋>을 무용 공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스토리텔링과 주제의식이 강화된 무용극으로 승화시킨다. 연극의 시간과 무용의 시간의 조화, 대규모 인원의 거대한 시각적 움직임과 소수 인원의 진한 내면 표현을 모두 담았다는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명확하게 담긴 메시지! 무용 공연에 머물지 않고, 스토리텔링과 주제의식이 강화된 무용극으로 펼치다
 
<놋>은 ‘거기 아무도 없어요(N.O.T-No One There)?’의 약자로, 치매에 걸린 80살의 할머니가 10살 소녀가 되어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놋’은 한국적 제목을 연상하게 만들지만, 내면의 간절한 외침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중의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된다. <놋>은 어린아이의 정서로 바라보면서, 인간의 감정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안무로 펼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어른의 삶을 살았던 할머니가 어린 소녀가 돼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는데, 소통하지 못하고 단절된 시대의 다양한 갈등이 펼쳐진다. 세대, 남녀, 노사, 이념, 가족 간에 풀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시대와 사람들에 대한 ‘거기 아무도 없어요?’라는 외침을 한국적 춤사위로 풀어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놋>은 명확하게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단순히 무용 공연에 머물지 않고 스토리텔링과 주제의식이 강화된 무용극으로 펼친다는 점이 주목된다. 움직임 자체보다는 움직임이 가진 의미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더욱 감동적인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다.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연극의 시간과 무용의 시간의 조화! 대규모 인원의 거대한 시각적 움직임과 소수 인원의 진한 내면 표현을 모두 담았다
 
<놋>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그 사이 열세 개의 장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거대한 무용극으로 연극의 시간과 무용의 시간이 조화를 이루는데, 무용수들은 안무와 함께 움직임을 통한 연기도 소화해야 한다.
 
대규모 인원의 거대한 시각적 움직임과 소수 인원의 진한 내면 표현을 모두 작품 속에 담고 있는데, 소녀의 시야로 진행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분주하고 바쁨, 급박함, 여유 없음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추스를 여유가 없는 모습을 안무로 표현되는데, 좀비처럼 움직이기도 하고 무척 빠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기도 한다. <놋>은 안무 동작이 크고 시원시원한 시간이 많다. 세종대극장의 큰 무대를 대규모 인원이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넓은 무대 벽면 전체를 활용한 영상도 인상적이다. 영상은 무대 전체를 깊숙이 사용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용수들은 다양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등장해, 다양한 스타일의 안무를 소화한다. 소통이 되지 않고 단절된 시대, 우리 사이에 그어진 경계를 넘는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표현할 때, 각각의 무용수들은 일인 다역을 안무로 소화한다.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놋-N.O.T’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놋>은 명확한 화두와 메시지를 가진 작품으로 다양한 춤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작품이다. 정혜진 감독의 서울시무용단이 어떤 색깔을 가지게 될 것인지, 어떤 무대를 펼칠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느껴진다. 한국의 춤사위와 현대적 움직임을 자유롭게 교차해 안무하고 연출하기 때문에, 관객은 더욱 다양하고 감동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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