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방송,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공동기획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이 5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세종대왕 탄신일 기념 공연이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제340회 정기공연으로, 방송과 공연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세종대왕을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방송과 공연의 컬래버레이션! 국악 연주(기악, 성악, 합창), 연기, 무용, 영상, 해설, 역사로 이뤄진 복합 공연!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은 방송과 공연이 한자리에서 같이 펼쳐지는 방송 음악회라는 점이 주목된다. 관객은 방송의 청중이자 공연의 관객의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되는데, ‘세종대왕이 2019년 오늘날에 살아 있다면’이라는 화두가 판타지로 작용해 공연장을 더욱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용적인 면에서 볼 때도 다양함이 펼쳐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악 연주는 기악, 성악과 함께 서울시합창단이 함께 한 합창이 펼쳐졌고, 짧은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연기와 영상과 함께 무용 공연도 함께 했고, 해설과 역사와 음악 이야기도 연주곡 사이에 이어졌다.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은 복합적인 장르와 사람들이 하나의 초점을 맞춘 공연이자 방송이었는데,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제를 향해 명확하게 집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 작곡가로서, 절대음감의 소유자로서, 악기 개발 주도자로서의 세종의 재발견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은 세종대왕이 작곡가로서, 절대음감의 소유자로서, 악기 개발의 주도자로서 뛰어난 아티스트였다는 것을 알려준 시간이었다. 세종대왕의 업적이 음악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서 음악을 들으니, 더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첫 곡인 ‘치화평(治和平)’은 조선 개국의 서사시인 ‘용비어천가’에 곡을 붙여 세종대왕이 작곡한 곡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평화롭고 서정적인 정서를 전달했다. 두 번째 곡인 ‘대왕, 세종을 위한 서곡 - 율화(律和)’는 세종대왕의 부드러우면서도 강건함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데, 국악관현악을 통해 웅장함 속 치열한 내면을 전달하고 있다.
‘여민락(與民樂)’은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라는 뜻을 가진 곡으로 세종대왕의 정신세계와 철학이 반영된 대표곡인데, 당시의 사람들은 이 곡을 들으며 어떤 감동을 받았을지 궁금해진다.
‘대왕(大王), 민(民)에게 오시다’는 곡 연주전부터 창가비의 안무가 어떤 뉘앙스를 만드는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정재연구회가 안무를 보여줬는데, 빠르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춤을 본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감성에 감탄하게 된다.
‘신(新) 용비어천가’와 ‘여민동락(與民同樂)하라!!’는 국악관현악과 합창이 웅장한 감동을 선사했다. 세종대왕이 세종대극장 같은 실내 전문공연장에서 이 곡들을 듣는다면 어떤 감동과 영감을 받게 될지, 새로운 음악 활동을 어떻게 더 펼쳤을지 상상하면서 들으면, 관람이 아닌 체험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음군주’라 일컬어졌던 세종대왕은 편종, 편경 등 기본음을 내는 악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세종대왕은 작곡가이기도 했지만 음악감독, 예술감독의 역할과 악기 개발자의 역할 또한 수행했다고 볼 수 있는데, <세종음악기행 작곡가 세종>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로서의 세종대왕을 조명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