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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안무가 황태인의 ‘무무’, 안무가 박기량의 ‘printemps(봄)’

발행일 : 2019-04-26 14:24:45

국립무용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넥스트 스텝 Ⅱ>가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안무가 박기량의 ‘printemps(봄)’과 안무가 황태인의 ‘무무’가 펼쳐지는데, 우리 춤의 전통성과 예술성을 젊은 안무가 특유의 모던한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무’의 황태인은 점, 선, 면에서 의미를 찾고 있을 수도 있고, 점, 선, 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 수도 있다. 박기량의 ‘printemps(봄)’에서 무용수들은 동서양의 무속과 신앙 속 인물로 등장하는데, 육체의 아름다움을 잘 활용했다고 볼 수도 있고 관능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무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무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황태인의 ‘무무’ 점, 선, 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고, 점, 선, 면에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넥스트 스텝 Ⅱ>에서 안무가 황태인의 ‘무무’는 박우재의 거문고 라이브 연주로 진행된다. 거문고 술대가 만드는 소리가 긴장감을 유발하고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하는데, 거문고를 첼로처럼 연주한다고 느껴지는 시간도 있다.
 
안무가 황태인을 비롯해 김미애, 조용진, 조승렬 등 4명의 무용수는 검은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다. 공연이 시작할 때 네 명은 모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직사각형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로 보이기도 하고 같이 있지만 따로 있는 사람들로 보이기도 한다.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무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무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무무’에서 안무가는 점, 선, 면에서 의미를 찾는다고 볼 수도 있고, 점, 선, 면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볼 수도 있다. 직사각형의 경계를 따라 빛이 이동한다. 사각의 경계를 따라 마치 뱀처럼 회전하는 빛은 무용수들의 영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달리 있는 무용수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무’에서 빛은 춤을 추는 공간과 영역, 혹은 무대 위 무대라고 볼 수 있다. ‘무무’에서 빛은 공간을 밝히고 열어주는 역할과 함께, 한정하는 역할도 해 중의적인 정서를 가진다.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무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무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움직이다가 멈추는 동작인 브레이크 동작을 잘 활용한 안무도 인상적이다. 안무가 순간 멈출 때 관객은 덩달아 움찔하게 되는데, 관객은 자연스러운 흐름에 그냥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잠시 멈추는 순간도 같이 해야 한다. ‘무무’에서 오브제의 사용은 뉘앙스를 상징적으로 구체화하기도 하고,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 박기량의 ‘printemps(봄)’ 무용수들은 동서양의 무속과 신앙 속 인물로 등장한다
 
‘printemps(봄)’에서 무대의 불이 켜지면, ‘우아~’하는 감탄으로 시작한다. 소리 내지 않고 소리 지르는 여자가 어떤 내면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안무 초반부터 호기심이 생긴다.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printemps(봄)’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printemps(봄)’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안무가 박기량이 ‘씻김굿’을 소재로 만든 작품으로, 김은영, 문지애, 김은이, 박미영, 이민영, 조현주, 이의영이 무용수로 참여하는데, 동서양의 무속과 신앙 속 인물로 등장한다.
 
좀비를 연상하게 만드는 움직임도 인상적이다. 육체의 아름다운을 잘 활용한 작품으로 볼 수도 있고, 의상을 통한 착시효과가 부각되기 때문에 관능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printemps(봄)’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printemps(봄)’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음악에 따라서 분위기, 춤의 성격이 바뀌는데, 각각의 이야기를 관객이 이해하지 못해도 충분히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printemps(봄)’의 장점이다. 여러 가지 춤을 추는 과정을 거치면서 정서와 분위기의 전환해 어느새 굿을 하는 장면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관객을 웃게 만드는데, 그 순간을 놓친 관객은 다른 관객들이 왜 웃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printemps(봄)’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를 한다면 의견과 느낌을 말하는 관객보다는, 어떤 의미였는지 어떤 것을 표현하려고 의도했던 것인지 묻는 관객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printemps(봄)’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Ⅱ’ 중 ‘printemps(봄)’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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