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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그림책NOW’展(1) 만화, 동화의 삽화, 애니메이션의 정서가 교차한다

발행일 : 2019-04-24 15:34:02

세계책나라축제위원회 주최, 남이섬교육문화그룹 주관, <그림책NOW-세계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나다>(이하 <그림책NOW>展)가 4월 12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더 서울라이티움 5관에서 전시 중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을 한데 모은 전시로, 직접 관람하면 만화, 동화의 삽화, 애니메이션의 정서가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가지 장르 중 어떤 시야로도 관람 가능하다. 기존의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리뷰를 공유한다.
 
◇ 이고르 올레니코프(Igor Oleynikov, 러시아) ‘달려라, 마오마오(The Unstoppable Trek)’
 
이고르 올레니코프(Igor Oleynikov, 러시아)의 ‘달려라, 마오마오(The Unstoppable Trek)’는 2018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수상자이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고르 올레니코프(Igor Oleynikov, 러시아) ‘달려라, 마오마오(The Unstoppable Trek)’.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이고르 올레니코프(Igor Oleynikov, 러시아) ‘달려라, 마오마오(The Unstoppable Trek)’.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달려라, 마오마오’는 순간을 표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시간의 경과를 하나의 화폭에 담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10마리의 개가 줄을 이뤄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 마리의 개가 이동한 동선을 모두 표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무 또한 다른 형태의 나무가 연이어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나의 나무가 여러 계절을 겪으며 지내온 시간을 동시에 표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무 뒤에 떠 있는 해(또는 달)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달려라, 마오마오’는 만화의 한 장면이나 동화의 삽화처럼 보이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중첩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람객은 그림을 전체적으로 볼 때와 부분에 집중해 볼 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의 그림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데, 관람객을 건드려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달려라, 마오마오’가 더욱 매혹적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 아냐 데스니츠카야(Anya Desnitskaya, 러시아) ‘아파트: 러시아 100년 이야기(The Apartment: A Century of Russian History)’
 
아냐 데스니츠카야(Anya Desnitskaya, 러시아)의 ‘아파트: 러시아 100년 이야기(The Apartment: A Century of Russian History)’는 2017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황금사과상을 받은 작품이다.

아냐 데스니츠카야(Anya Desnitskaya, 러시아) ‘아파트: 러시아 100년 이야기(The Apartment: A Century of Russian History)’(1).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아냐 데스니츠카야(Anya Desnitskaya, 러시아) ‘아파트: 러시아 100년 이야기(The Apartment: A Century of Russian History)’(1).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아냐 데스니츠카야(Anya Desnitskaya, 러시아) ‘아파트: 러시아 100년 이야기(The Apartment: A Century of Russian History)’(2).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아냐 데스니츠카야(Anya Desnitskaya, 러시아) ‘아파트: 러시아 100년 이야기(The Apartment: A Century of Russian History)’(2).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만화적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인데, 움직임의 디테일, 그림자의 표현 등은 단순화와 세밀화를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나의 그림 안에서도 공간이 두 개 혹은 세 개로 나뉘는데, 나뉜 공간은 서로 다른 뉘앙스로 바라볼 수도 있고 공통적인 정서 하에 바라볼 수도 있다.
 
그림 속에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러시아 100년 이야기’를 보여줄 때 사람들에게 많이 주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을 군집, 단체로 보기보다는 개별적인 존재로 보려고 한다는 것이 드러나는데, 창출된 각각의 캐릭터를 겹치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실제로 작가가 각각의 사람들에 대한 개별성을 존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을 가지고 색칠공부를 한다면, 단순화돼 표현된 것들에 얼마나 많은 디테일이 숨어 있는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물이나 풍경을 바라볼 때도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들을 우리가 얼마나 그냥 지나치고 있는지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디테일은 관람객을 그림 깊숙이 데려갈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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