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규, 윤현기 연출, 임희철 극본, tvN 토일드라마 <자백> 제7회는 허재만(윤경호 분)이 신분세탁한 조기탁이 아닐까 의심하게 만들었다. 김선희(심민 분)가 설희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김선희를 죽인 범인이 누구일지 왜 그랬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커졌다. 용의자가 너무 많고 가능성 또한 다양하게 열려있는데, 엉성하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촘촘하게 암시와 복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 허재만은 조기탁이 신분세탁한 인물인가? 용의자가 너무 많다!
<자백> 제7회가 시청자들에게 던진 가장 큰 화두는 ‘허재만이 조기탁인가?’이다. 조기탁이 조경선 간호사(송유현 분)의 오빠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렇다면, 조기탁이 신분세탁해 허재만이 된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든다.
허재만은 최도현(이준호 분)에게 조경선의 변호를 부탁했었다. 그때 가족 같은 사이라고 말했었는데, 가족 같은 사이가 아니라 가족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자백> 제7회를 통해 더욱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제7회에서 한종구(류경수 분)는 천하의 ‘나쁜 놈’이라는 이미지에서 약간 탈피해 억울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는 동정론을 불러일으키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까지 상황으로 볼 때는 온전히 억울한 피해자라고 볼 수는 없다. 조기탁과 한종구의 관계가 더 자세하게 밝혀지면, 진실은 더욱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백>은 다양한 가능성을 촘촘하게 펼치고 있다. 누구든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설정 속에 암시와 복선이 상당하다.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드라마이고, 누군가에게는 무척 자극 추구를 하게 만드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중간에 시청을 하게 된 후 호기심이 생긴 시청자는 다시 제1회부터 찾아볼 수밖에 없을 것인데, 본방사수한 시청자들보다, 모르고 볼 때보다 암시와 복선이 더 많이 보일 수도 있다.
◇ 양인범 부장검사에게 결정적인 정보를 흘린 건 진여사의 실수인가? 아니면 고도의 두뇌싸움인가?
양인범 부장검사(김중기 분)에게 결정적인 정보를 흘린 것은 진여사(남기애 분)의 실수일까, 아니면 고도의 두뇌싸움일까? <자백> 제6회까지 진여사는 절대 실수하지 않는 완벽함을 보여줬기에 더욱 궁금증이 커진다.
진여사가 모르고 정보를 줬을 수도 있지만, 모르고 준 게 아닐 수도 있다. 양인범을 움직이게 만든 것인데, 변수를 투여해 사건을 알아내려는 고도의 전략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진여사의 아들이 노선후 검사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최도현 변호사가 노선후 검사의 심장을 이식받았다는 추정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최도현, 진여사, 하유리(신현빈 분)가 더욱 협력을 하게 될지 아니면 의심과 경계를 키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김선희가 설희였다! 노선후와 설희의 관계는? 김선희를 죽인 진짜 범인과 그 이유는?
“설희...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면?”이라는 진여사의 독백에 공감한 시청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자백> 제7회 초반에는 설희가 본명이 아닌 가명일 수도 있고, 어쩌면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무기 구입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어서 할 수 있었다.
설희는 ‘화예’에서 일하던 여자라는 것을 한종구가 기억해냈다. <자백> 제7회 후반에는 설희가 김선희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렇다면 김선희는 살인 사건의 목격자였기 때문에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조기탁이 김선희를 죽이고 한종구에게 뒤집어씌운 것 아닌가 추측할 수도 있다.
진여사가 복원한 아들 노선후의 전화기에서 설희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김선희는 노선후의 정보원이거나 특수 업무를 맡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백>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한 사건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이 전체 퍼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기춘호(유재명 분)가 단지 총격 사건을 처음 접한 형사인 것인지, 아니면 기춘호 또한 사건에 얽혀있는 것은 아닐지 궁금해진다.
‘휴대폰 통화내역 복원’, ‘국군기무사령부’, ‘방산비리’ 등 <자백>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이 단지 드라마 속 상황이 아닌 뉴스를 보는 것처럼 현실적이라는 점은,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시청자들이 끝내 진실을 알고 싶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