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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왓칭’ 어떻게 탈출할까 공포로 시작한 영우와 관객의 감정은, 분노와 불쾌감으로 바뀔 수 있다

발행일 : 2019-04-12 13:25:40

김성기 감독의 <왓칭(Watching)>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여자 영우(강예원 분)가 자신을 조이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 영화이다. 탈출할 수 있을까 두려웠던 마음은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알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는데, 공포로 시작한 영우와 관객의 감정은 분노와 불쾌감으로 바뀔 수 있다. 무섭게 생기지 않아서 더욱 무서운 준호 역 이학주의 섬뜩한 악역 연기는 현실공포를 더욱 강하게 전달한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 어떻게 탈출할까 두려웠던 마음은,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알고 싶은 분노와 불쾌감으로 바뀐다
 
<왓칭>에서 영우에게 감정이입한 관객은 영화 초반에 어떻게 탈출할까 두려웠던 마음에 매우 무서웠다가, 점차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알고 싶은 마음에 분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영우와 관객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이다.
 
궁금함의 초점이 바뀌는데, 긴장감이 떨어지는 대신에 불편함과 불쾌감이 커지는 것이다. 관객은 허탈해질 수도, 더 무서워질 수도 있는데, 특별한 위험에서 현실공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단지 영화적 소재, 영화적 상상만은 아닐 것이라는 현실공포는 생명 경시 풍조, 인간의 존엄성 무시와 융합해 공포와 불쾌함, 분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왓칭>에서 영우를 건드리고 위험에 빠지게 만드는 상대들에게서 점점 강도가 세지는 점층법을 발견할 수 있다. 성추행범, 스토커, 사이코패스로 이어지는데, 영우를 지켜보는 시선이 그들만의 은밀하고 위험한 게임이라는 점은 관객을 더 무섭고, 더 불쾌하고, 더 분노하게 만들 수 있다.
 
◇ 현실공포! 밤늦은 시간에 혼자 야근하고 지하주차장에 갈 수 있을까?
 
<왓칭>은 현실적이기 때문에 무서운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밤늦은 시간에 혼자 야근하기, 지하 주차장 가기가 겁나는 관객들도 많을 것이다. 사무실이라는 일상의 공간이 혼자 야근할 때 얼마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 지하주차장이라는 공공의 공간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공포의 공간이 될 수 있는지 영화를 통해 간접경험한 관객은 밤늦게 야근할 때, 인적이 드문 밤늦은 시간이나 주말에 지하주차장에 갈 때 더 무섭게 느낄 수도 있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현실공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왓칭>의 조명은 인상적이다. 영우는 야근할 때 사무실 불은 거의 켜지 않고 본인 책상의 스탠드만 켠 채 일을 한다. 사무실 또한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후 영화는 지하주차장으로 가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어두운 곳임을 표현하면서도 카메라에 아무것도 찍히지 않을 정도로 어둡게 설정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이런 시퀀스에서는 간접조명을 비롯한 조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지하주차장의 경우 천장의 높이에 비해 면적이 크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간접조명을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주차장 자체에 설치된 등의 조명을 바꿔야 한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을 직접 보면 영우가 느끼는 공포와 긴박감에 단절과 점핑을 주지 않기 위해 조명에 정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디테일한 뉘앙스를 살리기 위해 스태프들이 많은 고생을 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실공포라는 측면에서 보면, <왓칭>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전에 개봉했으면 더욱 무서웠을 것이다. 물론 300인 미만 사업체는 아직 제도 시행 전이긴 하지만, 사회 전체가 같이 야근을 하던 시절에 개봉했다면 밤늦은 시간에 사무실에 남아 있어야만 하는 직장인들이 감정이입했을 때 느끼는 공포는 훨씬 더 컸을 것이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 호러퀸 강예원!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해, 거의 모든 시간을 관객과 함께 한다
 
<왓칭>에서 강예원이 맡은 영우는 커리어우먼이자 시선의 대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예원은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해 몰임감을 준다. 거의 모든 시간을 관객과 함께 하기 때문에 강예원의 공포와 불안감, 그리고 위험을 극복하려는 의지 또한 관객과 공유하게 된다.
 
세상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데 오히려 불안감과 두려운 감정은 더욱 커집니다. 크리스마스가 설렘이 아니라는 것을 관객들이 받아들이게 만들기 위한 강예원의 감정공유의 디테일도 돋보인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강예원은 극한의 액션을 소화했다. 가해자의 액션이 아닌 피해자의 액션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당연히 신체적으로 힘들었을 것이고, 몰입하면서 마음도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강예원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관객들을 공감하게 만들고 응원하게 만든다. 개봉을 앞둔 현재 영화 홍보를 다니며 강예원은 촬영할 때의 고통을 다시 느낄 수도 있는데, 실제로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평생 고통 속에 살 수도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최실장(주석태 분), 민희(임지현 분), 미숙(김노진 분)은 관객이 영우에게 감정이입해 응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보조출연자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왓칭>이 너무 단조로워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 또한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 무섭게 생기지 않아서 더욱 무서운 이학주의 섬뜩한 악역 연기
 
<왓칭>에서 준호를 보면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느껴진다. 사람이 주는 공포는 현실적으로 가장 무서울 수 있는 공포라는 점을 이학주는 실감 나게 전달하는데, 강예원에게 ‘영우 누나’라고 부를 때는 정말 섬뜩하다. 마치 관객에게 직접 위협을 가하는 것같이 느껴진다.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왓칭’ 스틸사진. 사진=스토리공감 제공>

준호는 영우가 다니는 회사의 경비원이자 은밀한 시선의 시작점이다. 만약 이학주가 무섭게 생겼으면 관객들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인데, 무섭게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악역 연기는 더 무섭게 다가온다.
 
이학주는 준호를 단지 공포의 캐릭터로만 보이게 만들지 않고, 관심과 애정을 원하면서도, 콤플렉스를 가진 섬세한 감정의 소유자로 표현했다. <왓칭>의 현실공포에 이학주의 연기 또한 시너지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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