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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빛이 나는 솔로’ 현대 쏘나타

발행일 : 2019-04-08 12:47:52
[시승기] ‘빛이 나는 솔로’ 현대 쏘나타

쏘나타는 현대자동차의 간판이자 국내 중형차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1985년 ‘소나타’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이후 88년 Y2 쏘나타, 93년 쏘나타Ⅱ, 96년 쏘나타Ⅲ, 98년 EF 쏘나타, 2004년 NF 쏘나타, 2009년 YF 쏘나타, 2014년 LF 쏘나타 그리고 신형 쏘나타(DN8)로 명맥이 이어졌다. 쏘나타Ⅱ와 쏘나타Ⅲ는 같은 3세대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번 쏘나타는 8세대가 된다.

신형 쏘나타를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뭐지?’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입을 쫙 벌린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 좌우 범퍼 하단부를 잇는 크롬 장식은 ‘메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고 보니 헤드램프 아래까지 폭을 넓힌 라디에이터 그릴은 앞선 모델인 ‘쏘나타 뉴 라이즈’에서 이미 예고했었다.

비록 사진발은 잘 안 받는 모습이지만, 실물을 대하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색하게 느껴졌던 헤드램프 주변의 ‘히든 라이팅 램프’는 실제로 보면 꽤 괜찮다. 크롬 부분을 서서히 태워 만든 이 램프는 헤드램프에서 멀어질수록 빛의 세기가 서서히 약해지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승기] ‘빛이 나는 솔로’ 현대 쏘나타

앞모습이 예견된 모습이었다면, 뒷모습은 뉴 라이즈와 전혀 다르다. 혼다 어코드나 볼보 S90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역시 사진보다는 실물이 훨씬 낫다. 리어 스포일러 효과를 주는 날렵한 트렁크 리드까지 올라온 테일램프에는 여러 개의 돌기가 있는데, 이게 공기저항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게 이상엽 전무의 설명이다.

휠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16, 17, 18인치 세 가지. 그러나 적용되는 트림이 달라졌다. 구형은 기본형 바로 위급의 스마트 트림(2545만원)부터 17인치 휠이 기본인데, 신형은 프리미엄 패밀리(2798만원)부터 17인치 휠과 피렐리 타이어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듀얼 오토 에어컨과 공기 청정 모드 역시 구형은 스마트부터 기본이었으나 신형은 프리미엄 패밀리를 골라야 기본 장착된다. 이 세 가지를 장착하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253만원이 인상된 셈이다. 대신 2592만원짜리 프리미엄 트림에서 34만원을 더 지불하고 17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디자인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다소 밋밋하고 투박했던 대시보드에서 시대의 흐름을 리드해 나가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됐다. 전통적인 기어 레버를 버튼식 기어가 대체했고, 대시보드 안에 숨어 있던 모니터는 10.25인치로 커지면서 클러스터 옆에 착 달라붙었다. 이는 상위 모델인 그랜저의 것보다 더 좋아 보인다.

[시승기] ‘빛이 나는 솔로’ 현대 쏘나타

실내를 감싸는 가죽 재질과 디자인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현대차는 그동안 대시보드 쪽에 가죽 재질 사용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중형차인 쏘나타에도 대폭 사용하는 변화를 보여줬다. 다만 이는 가장 비싼 프리미엄 밀레니얼(2994만원)에만 장착되고 아래 급에서는 선택할 수 없다.

첨단 장비는 신형 쏘나타의 자랑거리다. 스마트폰으로 도어를 열고 시동까지 걸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폰으로 이 기능을 전송할 수도 있다. 보안 기능만 완벽하다면 정말 편리한 기능이다.

‘빌트인 캠’ 옵션을 선택하면 블랙박스를 별도로 달 필요도 없다. 기존 블랙박스의 기능 외에도 모니터를 통해 저장 데이터를 ‘줌인’해서 볼 수 있고, 타임랩스로 녹화된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시승기] ‘빛이 나는 솔로’ 현대 쏘나타

엔진은 2.0 가솔린과 2.0 LPI가 먼저 선보였고 하반기에는 1.6 가솔린 터보와 2.0 하이브리드는 하반기에 투입된다. 구형에 있던 1.7 디젤 엔진은 이번에 적용되지 않았다.

시승회에 선보인 2.0 가솔린은 최고출력이 160마력, 최대토크가 20.0㎏·m다. 쏘나타 뉴 라이즈와 비교하면 최대토크는 같은데 최고출력이 5마력 줄었다. 출력보다는 연비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 ‘스마트 스트림’ 엔진이 적용된 결과다.

최고출력이 6500rpm에서 나오는 만큼, 저속에서 치고 나가는 맛은 강하지 않다. 대략 5000rpm 이상까지 회전수가 올라간 후 변속이 되는데, 이때 들려오는 소음이 좀 크다. 풍절음도 적지 않다. 창문을 완전히 닫았음에도 귀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계속 들린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가 했더니, 이날 시승회에서 똑같이 느낀 기자들이 상당수였다. 결국 현대차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생산을 잠시 중단하고 제품 보완에 나섰다.

[시승기] ‘빛이 나는 솔로’ 현대 쏘나타

주행안전성은 상당히 좋다. 최근 선보이는 현대차의 서스펜션은 크게 흠 잡을 게 없을 정도로 승차감과 주행안전성의 조화가 뛰어나다.

신형 쏘나타의 인증 연비는 가솔린 2.0 17인치 기준으로 도심 11.9㎞/ℓ, 고속도로 15.5㎞/ℓ, 복합 13.3㎞/ℓ다. 16인치 모델보다 17인치 모델의 연비가 좋은 게 특이하다. 구형 쏘나타 17인치는 도심 10.5㎞/ℓ, 고속도로 14.6㎞/ℓ, 복합 12.0㎞/ℓ이었고 16인치 모델의 연비가 더 좋았다. 고속도로 위주로 달린 이번 시승회에서 신형 쏘나타는 15.0㎞/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신형 쏘나타의 가격은 가솔린 기준으로 2255만~2933만원이다. 최고급형에 풀 옵션을 갖추면 3331만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아직까지 동급 수입차에 비해 가격이 낮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그 차이가 많이 줄었다.

신형 쏘나타를 디자인한 현대차 이상엽 전무는 신차발표회에서 “한국인과 함께 성장한 쏘나타는 그동안 선망의 대상이고 질투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무거운 책임을 느꼈고, 시작하기 어려워 고민을 많이 했던 차”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쏘나타는 이제 더 이상 국민차나 아빠차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생각, 모든 통념에서 자유롭게 하자는 것에서 디자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화룡점정’ 같은 의미로 ‘빛’이라는 논리적 요소를 차 곳곳에 심었다.

사전 계약 1만대를 돌파한 쏘나타는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 8일부터 고객에게 인도된다. 아빠 차에서 해방되면서 한층 젊어진 신형 쏘나타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중형차시장에서는 ‘빛이 나는 솔로’였던 쏘나타. 적지 않은 택시 수요를 포기하면서 출발한 쏘나타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오래 봐야 예쁘다. 쏘나타도 그렇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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