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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남자친구’(16-2) 제작진이 16부작 드라마의 마지막에 던진 메시지는? “근원적인 질문을 받으면 너 자신부터 살펴봐야 돼”

발행일 : 2019-01-27 00:08:47

박신우 연출, 유영아 극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제16회(최종회)는 해피엔딩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해피엔딩인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디테일을 통해 해피엔딩으로 만들었는지, 어떤 메시지와 정서, 감정, 감동을 선사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행복했던 기억을 통해 다시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드라마 속 내용일 수도 있고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행복했던 기억을 통해, 다시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다
 
“당신만 모르는 차수현이 여기 있어요.”라고 김진혁(박보검 분) 필름통을 차수현(송혜교 분)에게 건네며 말한다. 사진을 인화해 전달하지 않고 필름통을 전달한 것인데, 그 안에 어떤 사진이 담겨있는지 호기심을 가지게 만들기도 하고 차수현이 마음의 문을 열 때 필름을 인화해서 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차수현이 필름을 바로 인화하지 않으니까 김진혁은 쿠바에서 두 사람의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던 신발을 다시 선물한다. 그냥 잘 될 거라고 말하기보다는 행복했던 시간을 상기하게 만들어, 그 안에 있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진혁의 이런 어필은 16부를 거친 <남자친구>의 정서와 많이 닮아있다. 순간의 기억을 사진에 담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자리를 지키며 기다려준 시간들과도 일맥상통한다.
 
“나만 모르는 내 마음을 봤어요. 진혁 씨와 같이 있던 시간들, 다 웃고 있어. 내가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지 몰랐어.”라고 차수현은 마음의 문을 다시 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말에 눈물이 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차수현은 자신이 가진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누린 행복이 어떤 의미였는지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차수현의 모습을 보면 어떤 책의 표지에 쓰인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도, 나는 내가 가진 것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행복했던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던 시간이었는지 느끼는 사람은 차수현뿐만이 아닐 것이다. <남자친구>를 본방사수, 재방사수, 삼방사수한 시청자들 또한 <남자친구>를 봤던 시간들, 그 시간에 느낀 감동과 행복감, 이 모든 기억을 통해, 살면서 잠시 힘들어지더라도 다시 행복해지기를 제작진과 배우들은 바라고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주변과 다른 사람을 먼저 챙겨야 할 것인가? 나부터 챙겨야 할 것인가?
 
<남자친구> 제16회 후반부에 차종현(문성근 분)은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자신과 주변이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면회 온 딸인 차수현에게 “주변부터 챙기는 니 마음씨 잘 알아. 그렇지만 근원적인 질문을 받으면 너 자신부터 살펴봐야 돼. 정말이지 평생을 그 마음 상태로 살 수 있을 것 같니?”라고 묻는다.
 
본인부터 생각하라는 말은 일반적이지 않은 말 같기도 하고 이기적인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항상 다른 사람부터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조언이다. 같은 말이라도 조건과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일반화된 조언이 아닐 수 있지만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차수현에게는 꼭 필요한 조언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작진이 16부작 드라마의 마지막에 던진 메시지는 지금까지의 드라마 톤과 일맥상통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마구 지르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챙기는 모습은 특정 인물의 특징만이 아닌 <남자친구> 자체의 색채라고 볼 수도 있다.
 
<남자친구>는 서사 위주의 이야기를 원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밋밋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감정과 정서에 집중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무척 예리한 디테일과 감동을 선사한 작품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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