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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남자친구’(16-1) 부정과 회피가 아닌 인정, 수용, 전념을 선택한 박보검

발행일 : 2019-01-25 23:00:00

박신우 연출, 유영아 극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최종회(제16회)의 부제는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난 사랑을 할 겁니다’이다. 드라마 초반 3분 내에 펼쳐진 박보검(김진혁 역)과 송혜교(차수연 역)의 대사는 한 마디도 뺄 수 없을 정도로 절절하며 감동적인 의미를 포함한다. 본지는 드라마 초반 3분에 대한 리뷰와 뒷부분의 리뷰에 대해 2회에 걸쳐 공유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나, 당신 이해해요. 헤어지려는 마음 충분히 이해해”
 
<남자친구> 최종회는 드라마 시작 후 초반 3분 안에 마지막회에서 전달하고 싶은 의지와 정서를 함축적이며 상징적으로 명료하게 표현했다. 헤어지자는 송혜교의 말에 박보검은 “나, 당신 이해해요. 헤어지려는 마음 충분히 이해해”라고 말한다,
 
당신의 그런 마음이 잘못됐다고, 그런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고 전념하면서 자신의 말을 시작한다. 말하는 기술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진 삶의 태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라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전념은 오직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쓰는 것을 뜻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어지는 박보검의 대사를 차분히 음미할 필요가 있다. “내 말 듣고 가요. 나는 당신이랑 헤어질 수 없어요.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가도 돼. 근데 나한테도 같은 것을 기대하지 마요. 나는 약속 지킬 겁니다. 당신에게 했던 그 많은 말들, 약속들 지켜나갈 거예요.”라고 송혜교에게 말한다.
 
상대방의 말을 처음부터 자르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이다. 너는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비난하지는 않고, 나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힘든 결정을 하고 있어요.”라는 송혜교의 대답은 박보검의 의지를 꺾을 수도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박보검은 “힘든 거 알아요. 하지만 이건 알아야 해.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나는 사랑을 할 겁니다.”라고 답을 한다.
 
박보검의 대화를 보면 목소리가 떨리면서도 지나치게 흥분하지는 않았고,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존댓말을 통해 인정, 수용, 전념하면서도, 의지를 표현할 때는 반말을 통해 강조한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다시 내기해요. 당신의 이별이 이기는지, 나의 사랑이 이기는지.”라는 표현도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내기’라는 표현을 통해 본인의 제안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송혜교는 자신도 모르게 내기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자친구> 최종회의 초반 대사는 하나의 문장이라도 생략하면 맥락과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사의 감수성과 디테일이 탁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한 문장이라도 놓치면 맥락의 디테일과 뉘앙스를 오롯이 따라가기 힘들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최종회 초반 대화가 마무리될 때의 장면은 인상적이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데, 송혜교 뒤에 있는 전신 거울에는 박보검의 모습만 보인다. <남자친구>가 디테일에 탁월한 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순간을 통해 암시를 하는 뛰어난 카메라 구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디테일, 특히 감성적인 면을 표현하는 디테일을 구현했다는 점은 놀랍다. 매회 드라마 초반과 마지막의 짧은 애니메이션 또한 감성적 디테일을 함축적이며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애니메이션은 보기에는 쉬워도 만들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노동집약적인 장르인데, <남자친구>에 나온 짧은 애니메이션을 모아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남자친구’ 제15회 애니메이션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제15회 애니메이션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최종회(제16회) 애니메이션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최종회(제16회) 애니메이션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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