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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남자친구’(14)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자는 이유는?

발행일 : 2019-01-20 02:43:22

박신우 연출, 유영아 극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제14회의 부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내가 대표님 지킬 거니까’이다. 송혜교(차수연 역)는 박보검(김진혁 역)과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갈등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수면제를 다시 먹을까 주저했다.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자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불안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수면제는 공포감이 밀어 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회피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데, 안전하다는 보호, 안정적이라는 평온함이 확보된다면 수면제 없이도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자는 이유는?
 
<남자친구> 제13회에 이어 제14회에서 송혜교는 박보검과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갈등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수면제를 다시 먹을까 주저했지만, 결국 먹지는 않았다.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자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불안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낯선 곳에 와서 불안하거나, 평상시와 다른 어떤 이벤트가 내일 예정돼 있어서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잠을 못 잘 가능성이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같은 이유에서 누구를 만났을 때,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때, 누군가의 인정과 보호를 받았을 때 안전감,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면 불안감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불안하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있는 것이다.
 
불안감과 공포감은 비슷한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다른 디테일과 성격을 가진 감정이다. 불안감은 어떤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고 조마조마한 느낌이고, 공포감은 특정한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극렬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두려움이다. 즉, 불안감은 일어나기 전의 감정이고, 공포감은 실제로 마주쳤을 때의 감정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공포감까지 느끼지는 않더라도 불안감이 두려운 이유는, 불안감이 그냥 감정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공포감이 될 수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3자는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경험적으로 감각적으로 공포감을 예견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행 가서 낯선 곳에서 잠을 못 자는 사람, 차에서 잠을 못 자는 사람, 정말 피곤한데도 집이 아니면 카페에서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집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불안해질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내가 익숙한 곳에서만 잠을 잘 수 있는 성격의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쩌면 낯선 곳이 불안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불안감의 유무를 고려하면 표면적으로는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하게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누구랑 가느냐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곳에 가는 것이 두려운 사람도, 같이 있으면 안전하게 자신을 보호해주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새로운 곳에서도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내가 수연씨 지킬 거니까 수연씨는 행복하기만 하면 돼”라는 박보검의 말속에는 안전감이 들어있고, 그 안전감은 불안감으로부터 송혜교를 보호하고 있다. 박보검은 그런 믿음을 송혜교에게 지속적으로 준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에서 송혜교에게 있어서 수면제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박보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만약 두 사람이 헤어진다면 송혜교는 다시 수면제를 먹을 위험성이 있는데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을 먹게 될 수도 있다. 박보검으로 인해 경험했던 안전했던 세상이 없어지면, 남아있는 세상은 이전보다 훨씬 더 불안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나무숲! 서둘러 알고 싶은 마음과 결과에 대한 두려움!
 
<남자친구> 제14회에서 송혜교는 뻔뻔할 수 있고 이기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느라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선택하려고 한다. 송혜교는 길해연(이선생 역)을 만나 마치 대나무숲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울면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박보검이 이미 이야기해준 것처럼 길해연은 들어는 주는데 솔루션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정말로 솔루션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일부러 솔루션을 주지 않는 것일까? 솔루션을 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미 답을 알고 물어보는 사람을 존중해서 들어주기까지는 하지만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모진 말을 하고 마음 아파 혼자 소주를 마시며 우는 박보검의 엄마 백지원(주연자 역)의 모습과 길해연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우는 송혜교의 모습은 모두 시청자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우리가 설명하고 조언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답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설렘과 행복을 남길 것인가, 아쉬움과 여운을 남길 것인가?
 
<남자친구>는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설렘과 행복을 남길 것인가, 아쉬움과 여운을 남길 것인가? 제14회의 마지막은 남은 두 번의 방송에서 더 큰 행복을 주기 위한 숨 고르기인지, 아니면 새드엔딩으로의 반전을 위한 강한 암시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남자친구>는 사건 위주의 드라마가 아니라 두 사람의 사랑과 내면에 집중하고 있는 드라마이다. 사건 위주의 드라마에서의 새드엔딩은 오랜 여운을 남길 수도 있지만, 감정 위주의 드라마에서의 새드엔딩은 열혈 시청자의 마음에 큰 생채기를 남길 수도 있다.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과정과 마무리로 해피엔딩일 것인지 새드엔딩일 것인지에 따라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선물을 줄 것인지 배신감을 줄 것인지 결정될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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