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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남자친구’(11) 현재의 행복이 불안한 송혜교! 꿈만 같은 사람과 현재가 사라질까 두렵다

발행일 : 2019-01-12 07:50:37

박신우 연출, 유영아 극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제11회의 부제는 ‘내 안에... 당신이 촘촘하고 가득해’이다. 현재의 행복이 불안한 송혜교(차수연 역)는 꿈만 같은 사람과 현재가 사라질까 두렵다.
 
추억이 있는 공간이 사라질 때의 서글픔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려줘, 새로 얻게 되는 것 못지않게 기존에 의미 있던 것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를 전달하는데, 연출을 비롯한 드라마 제작진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 속에서 송혜교와 박보검(김진혁 역)의 마음 또한 그러하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제11회 초반의 슬라이드식 편집! 이미지적 암시의 기능!
 
<남자친구> 제11회 초반 슬라이드식 편집은 인상적이다. 순간을 담고 싶은 마음은 영상이 아닌 사진의 정서로 표현되고 있다. 제1회, 제2회에서 박보검이 사진을 주로 찍었다면, 제11회 초반은 박보검이 사진에 찍히는 느낌을 줬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제11회 후반부에서 그런 느낌이 느낌만의 느낌이 아니라 느낌적인 느낌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세력에 의한 몰카, 도촬이 아니라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사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남자친구>는 반복해서 알려준다. 사진이 모략의 상황을 찍을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찍을 수도 있다는 것을 드라마는 보여주고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11회 후반 박보검과 송혜교의 카메라 데이트는 초반부 슬라이드식 편집 영상은 이미지적 암시의 기능을 하고 있었던 것을 소급해 알게 만든다. 드라마 속 순간 멈춤 사진은 영상으로 이어지는 감정선 속에서 어떤 순간을 이미지적으로 기억하면 좋은지 제시하는 가이드의 역할 또한 하고 있다.
 
◇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공간이 사라질 때의 서글픔! 쿠바호텔 정원과 홍제동 놀이터!
 
<남자친구>는 쿠바호텔 정원과 홍제동 놀이터의 대비와 교차를 통해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공간이 사라질 때의 서글픔에 관심을 가진다. 쿠바호텔 부지의 정원이 (그곳에 사는 할아버지와 돌아가신 할머니가) 사랑하고 사랑을 완성한 곳이라면, 홍제동 놀이터는 (박보검과 송혜교가) 사랑을 시작하게 해 준 곳이라며 의미를 부여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새로 얻게 되는 것 못지않게 기존에 의미 있던 것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는 연출과 작가를 비롯한 드라마 제작진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깔고 나가는 평범함의 가치를 접목한 점은 더욱 돋보인다.
 
만약 쿠바호텔 정원 이야기만 나왔으면 우리가 잘 모르는 특별한 곳이 사랑을 완성하게 만드는 특별한 곳이라는 판타지를 주는데 그쳤을 수도 있는데, 홍제동 놀이터의 이야기를 연결함으로써 평범한 곳,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또다시 부각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시청자들이 쿠바호텔 정원을 더 와닿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현재의 행복이 불안한 송혜교! 꿈만 같은 사람과 현재가 사라질까 두렵다
 
평범한 사람들은 오히려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낼 수 있는데, 소중한 사람의 의미와 가치를 <남자친구>는 제11회 방송에서도 강조한다. 제작진의 어떤 마음과 경험이 평범함의 가치를 이토록 중요하게 여기게 만들었을까 궁금하다.
 
"아침에 눈을 끄면 오늘도 김진혁이 있는 거겠지? 어젯밤에 꿈인 건 아니지? 그렇게 확인하고 안심하고 또 무섭고... 당신 사라질까봐."라고 송혜교는 박보검에게 말한다. 송혜교의 솔직한 자기개방은 박보검보다 시청자들을 더 심쿵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이 대사를 듣는 순간 눈물을 흘린 여자 관객, 남자 관객이 모두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송혜교의 심쿵 고백 대사를 잘 살펴보면 대사의 앞부분 호칭은 ‘김진혁’이었는데 뒷부분 호칭은 ‘당신’으로 다르다. 독백처럼 시작해 상대방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대화로 느껴지게 만드는 호칭 변화는, 몇 문장의 대사의 마지막에 박보검과 관객들을 송혜교의 마음속으로 훅 끌고 들어가게 만든다.
 
<남자친구>는 완전히 드러내놓고 차이를 만들기도 하지만 은근히 살짝 차이를 보여주는 일종의 소심한 표현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본방 사수에 이어 재방 사수, 삼방 사수하는 열혈 시청자들은 반복 시청하면서 이런 디테일을 더욱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감동할 것이다. 본 드라마 왜 또 보냐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은 어쩌면 드라마 디테일이 주는 재미와 감동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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