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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광대생각 ‘만보와 별별머리’ 소외된 대상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참신함, 제15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공식초청작

발행일 : 2019-01-09 14:38:54

광대생각이 만든 <만보와 별별머리>가 1월 9일부터 10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공연 중이다. 신명 나는 재담과 화려한 탈춤이 돋보이는 어린이를 위한 전통연희극으로, 1월 9일에서 19일까지 열리는 제15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공식초청작이다.
 
김용훈, 선영욱, 안대천, 배정찬, 김정운이 배우로, 박미향, 황민왕이 악사로 재미있는 움직임과 스토리텔링 속에 소외된 대상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다면 어린이 관객들이 어떻게 느꼈는지 공유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된다.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 어린이를 위한 공연에서 어린이와 어른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구성! 어린이들을 위한 움직임과 소리, 어른들을 위한 대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에서 작아도 지속적으로 눈으로 따라갈 수 있는 움직임이 있고, 음악 또는 소리가 계속될 때 어린이 관객들은 무척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시각적 자극과 청각적 자극이 어린 관객들을 공연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반면에 대사가 계속될 경우 모든 관객이 합심함 것처럼 어린이 관객들은 집중력이 저하돼 웅성인다. 일반적으로 어른 관객들의 경우 반대이다. 대사가 이어질 때 집중하고 움직임과 음악이 주를 이루면 지루해한다.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만보와 별별머리>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만족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등장인물의 계속되는 움직임으로 어린이들의 시선을 집중한다. 공연 속 탈춤도 무용 공연에서의 탈춤이라기보다는 생활 속 움직임으로 표현해 아동극에서의 집중에 기여한다.
 
<만보와 별별머리>에서 지속적인 움직임과 라이브 음악 연주는 아이들을 집중하게 만들고, 이어지는 신명 나는 재담은 어른들을 집중하게 만든다. 실제로 첫 공연인 9일 오전 11시 공연의 관객은 어린이, 어른 모두 집중해 관람했는데, 공연이 서로 다른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점이 주목된다. 알고 선택한 것인지, 감각적으로 표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훌륭한 선택이다.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 소외된 대상을 주인공으로 삼은 참신함
 
<만보와 별별머리>는 소외된 대상을 주인공으로 삼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리만 있는 만보가 머리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인데, 머리와 다리가 따로 살았던 시대에 대한 설정은 흥미롭다. 머리의 결핍에 관객들은 공감하게 되는데, 만보는 머리가 없어 슬프다.
 
사자춤에서는 머리 역할을 하는 사람과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주도적으로 이끄는 사람과 뒤에서 성실하게 받쳐주는 사람이 나뉘는 것이다. 관객들이 전체적인 사자를 보며 환호하는 건 맞는데, 뒷다리보다는 머리와 앞다리의 움직임에 더욱 반응하는 것도 사실이다.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일반적인 공연에서 주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소외됐다고 볼 수도 있는 대상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아예 새로운 곳에서 아이디어를 찾을 수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 중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만보와 별별머리>는 머리 역할만 하는 배우, 다리 역할만 하는 배우의 움직임이 무리 몸의 각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공연이다. 사슴 머리, 원숭이 머리, 물고기 머리, 새 머리, 나무 머리, 잡귀 머리, 사자 머리 등 많은 머리들과 만나는 다리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다리의 소중함, 머리의 소중함을 각각 생각하게 만든다.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만보와 별별머리’ 공연사진. 사진=광대생각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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