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활극 <와일드패밀리>가 9월 14일부터 2019년 1월 27일까지 대학로 미마지 아트센터 풀빛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극단 돼지, 아트플러스씨어터 제작, 박아정 연출/각색으로 연극 <우리집에 왜 왔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관객 친화형 연극으로 제3자의 시야로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 아닌 같이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연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으며, 웃음 포인트와 감동 포인트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민망한 듯 민망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듯 노력한 듯 이중적인 느낌을 줘 관객이 응원하게 만든 김인정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 관객 친화형 연극!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 아닌 같이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작품!
<와일드패밀리>는 공연 시작 전부터 오민상(김대영, 이재원, 엄현수 분) 역의 배우 엄현수가 무대에 나와 관객석의 관객과 입장 중인 관객과 마치 일상인 것 같은 대화를 나눴다.
식당에 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식당에 관객석을 설치해 놓고 공연을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풀빛극장의 화장실은 공연장 내부에 설치돼 있는데, 무대 오른쪽에 연극 속 화장실이 있고, 왼쪽에 관객들을 위한 실제 화장실이 있다는 점 또한 무대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손님이 올지도 모르니까 가게 문을 닫지 말라는 엄마/노숙자(양애란, 류성아, 오수혜 분)의 말을 아들인 오민상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공연의 관객이면서 가게의 손님인 것 같이 만든 무대와 설정은 흥미롭다.

◇ 연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는 작품! 그냥 막 웃을 수 있는 관객 웃음 포인트!
<와일드패밀리>는 관객의 반응을 바로 반영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는 작품이다. 전과자인 형 오민상과 현직 형사인 동생 오민중(어영진, 한재웅, 이은우 분), 그 사이를 오가는 킬러 들개(양승환, 윤석환, 김희수 분)는 서로 긴장을 형성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어느새 웃음을 주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와일드패밀리>를 만약 글로 읽었으면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몰입하기 힘들 수도 있는데, 배우들의 라이브 연기는 뉘앙스를 실감 나게 전달해 관객이 정서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냥 막 웃을 수 있는 관객 웃음 포인트와 가족의 의미를 부여한 감동 포인트 사이의 전환이 자유롭다는 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 민망한 듯 민망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듯 노력한 듯 이중적인 느낌을 줘 관객이 응원하게 만든 김인정!
<와일드패밀리>는 쏟아내는 강렬한 대사와 행동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 배우들의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연극인데, 관객들은 그만큼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중에서도 이순경(배혜수, 김인정, 박혜림 분) 역은 다른 역할과 같은 톤을 표현하기도 하고, 다른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
필자가 관람한 회차에 출연한 김인정은 이순경을 소화하면서 민망한 듯 민망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듯 노력한 듯 이중적인 느낌을 줬다. 때로는 강한 멘탈로 민망함을 느끼지 않는 것같이 보이기도 했고, 때로는 노력을 통해 민망함을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김인정의 이런 모습은 이순경을 소화하는 김인정을 관객이 응원하게 만든다. 만약 무대와 관객석이 완전히 분리된 작품에서였다면 그런 공감이 크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와일드패밀리>는 관객이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