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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 섬세한 감정표현 돋보인 발레리나 김유진

발행일 : 2018-12-24 18:11:01

불멸의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 탄생 200주년 기념,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이 12월 20일부터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발레리나 김유진은 라이징 스타다운 기술력과 최고급 무용수 같은 예술성을 모두 발휘해 클라라 자체가 된 것 같은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보여줬다. 안무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안무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을 발휘하는데 머물지 않고 내면의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성을 전달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 스토리텔링 위주의 제1막 크리스마스 파티! 아이들의 정서에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설정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의 제1막 크리스마스 파티는 스토리텔링 위주로 진행되고, 제2막 신비한 환상의 나라는 클래식 발레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으로 펼쳐진다.
 
막이 오르기 전 어두운 무대에서 음악이 먼저 등장하고, 막이 오르면 반가림막의 영상이 제공되고, 다시 막이 내렸다 오르면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된다. 한 번에 관객들을 무대로 데리고 가지 않고 서서히 마음을 열게 만드는데, 어린이 무용수들이 만드는 정서에 집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전체적으로 무대가 어느 정도 밝기 때문에 관객석이 아주 어둡지는 않게 세팅되는데, 어린이 관객들이 너무 무섭지 않게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조명 또한 아이들의 정서에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클라라(발레리나 강미선, 한상이, 최지원, 예카테리타 크라시우크, 박수경, 베린 코카바로그루, 서혜원, 김유진 분)와 호두까기왕자(발레리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이동탁, 강민우, 마잉, 간토지 오콤비얀바, 이고르 콘타레프, 임선우 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에 만들어진 정서는, 주연 무용수들의 안무를 기술력보다는 표현력 위주로 볼 수 있게 안내하는 역할도 한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 라이징 스타다운 기술력과 최고급 무용수 같은 예술성을 모두 보여준 발레리나 김유진
 
발레리나 김유진은 다른 무용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주연인 클라라 역을 소화했다. 자신감 있게 장악하고 있는 동작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디테일한 감정 표현을 하는데도 급하지 않고 촘촘하게 다 표현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유진은 공중 동작을 할 때 무척 가볍게 움직였는데, 리프팅 돼 공중에 있을 때도 두 발을 땅에 대고 있는 것처럼 안정된 안무를 소화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발레리노 이동탁과의 호흡과 케미가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김유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이동탁의 배려가 수준 높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에서 눈송이 왈츠는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했는데, 하늘에서 내리는 눈만 눈이 아니라 18인무의 군무를 추는 무용수들의 움직임 또한 눈송이가 휘날리는 것처럼 보였다. 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백색발레였다.
 
내리는 눈꽃송이 사이에서 춤을 추는 것이라기보다, 무용수들이 눈꽃송이가 돼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공연 초반에 구축한 동심의 정서는 무대를 더욱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김유진은 군무를 추는 무용수들 사이에서 잘 어울리면서도 돋보였는데, 그녀의 뛰어난 예술적 표현력이 조화를 이루게 만들었다. 라이징 스타의 경우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경력이 있는 무용수는 거기에 예술성을 더욱 불어넣는데 김유진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예술성을 더 높였다. 기술점수도 훌륭하지만 예술점수가 더 훌륭한 아티스트라고 여겨진다.
 
동작을 멋지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유가 있기 때문에 동작 자체와 동작과 동작 사이의 정서를 표현하는데도 김유진은 뛰어남을 보여줬다. 클라라 자체가 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느낌이었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연속 회전을 할 때도 정말 가볍고 빠르게 회전했는데, 회전을 잘 따라가고 있는 게 아니라 회전을 장악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정말 잘하는 신예의 느낌이라기보다는, 이미 정상의 자리에 오른 무용수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는 점은 정말 흥미롭다. 김유진의 20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유니버설발레단(Photo by Kyoungjin Kim)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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